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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된 남자

사자가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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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610g | 153*215*21mm
ISBN13 9791195657605
ISBN10 119565760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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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케빈 리처드슨
동물 행동 연구가이자 동물 관리인. 1974년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났으며, 남아프리카 라이온파크와 백사자왕국에서 사자, 하이에나, 자칼 등 맹수들을 연구하며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특히 다양한 영상물 제작을 통해 사자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아프리카 야생동물들에 대한 무분별한 사냥을 막는 일에 앞장서서 활동하고 있다. 출연 및 참여작으로는 [데인저러스 컴패니언즈Dangerous Companions](2005), [그로잉 업: 하이에나Growing Up: Hyena](2008), [In Search of a Legend], [GoPro: Lions - The New Endangered Species?](2013) 등의 다큐멘터리와 TV 시리즈 [The Lion Ranger Series](2010)가 있고, 영화 [화이트 라이온White Lion: Home is a Journey](2010) 등이 있다. 케빈 리처드슨은 이들 작품을 통해 사실적인 사자들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남아프리카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lionwhisperertv
페이스북 주소: https://www.facebook.com/lionwhisperersa
인스타그램 주소: https://instagram.com/lionwhisperersa

저자 : 토니 파크
케빈 리처드슨을 도와 이 책의 집필에 참여했으며, 주로 아프리카와 관련된 책을 쓴 작가이다. 대표작은 『Ivory』 『Silent Predator』『African Sky』 등이 있다. 그는 아프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역자 : 서가원
경기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영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글밥아카데미 수료 후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아름다운 지혜가 담긴 책들을 세상에 알리는 일에 도움을 보탤 수 있어, 항상 감사하며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역서로는 『두 도시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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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 사람들이 사자의 코앞에 다가서서 그들을 안는 게 어떤 기분이냐고 물을 때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힘’이다. 이때의 힘은 그들 위에 군림하면서 느끼는 힘이 아니라, 사자의 존재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순수하고 강렬한 기운 같은 것이다. 특히 이제 막 어른이 된 타우와 나폴레옹은 그 기운을 어마어마하게 내뿜고 있었다. 마치 V형 8기통 엔진을 단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 위에 발을 올려놓는 기분과도 같다. 엔진이 직접 돌아가는 것을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생생히 들을 수 있다. 그들이 숨소리를 내거나 으르렁대기라도 하면 당신의 몸 전체로 진동이 느껴질 정도다. 사자의 살갗을 매만지면, 그 부위가 어디든 탄탄한 근육이 손바닥 한가득 느껴진다. 몸 전체에 지방이라고는 채 30그램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프롤로그: 차보, 날 잡아먹을 셈이야?」중에서

1학년 때 요하네스버그 동물원에 다녀온 후, 나는 동물원 사육사에 대한 꿈을 접게 되었다. 그 시절의 동물원은 환경이 매우 열악했고, 동물들은 콘크리트 우리 속에서 살고 있었다. 처음으로 사자를 보았지만, 좁은 울타리 안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다. 새와 곤충과 대형 고양잇과 동물을 향한 나의 애착과 열정만큼 안타까움이 커져갔다. 나는 콘크리트 우리 앞에 서서 정글의 왕을 바라보았지만, 내 입에서 나오는 건 탄식뿐이었다.
‘너무 딱하다. 고작, 이런 꼴이라니.’
---「1장: 상처투성이 작은 악마」 중에서

개코원숭이 한 마리가 우리에게 경고하며 소리를 냈다.
“와아 후!”
친구들과 나는 다 같이 원숭이를 놀리며 똑같이 소리를 질렀다.
우리는 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개코원숭이들은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갑자기 내가 있는 물웅덩이 바로 옆에서 물이 크게 튀어 올랐다.
“무슨 일이야?”
“젠장, 누가 우리한테 돌을 던지고 있어.”
우리는 황급히 뭍으로 기어나와 옷을 찾고 있는데, 조그만 바위들이 우리에게 쏟아져 내려오며 작은 산사태가 일어났다. 나는 돌을 피해 폴짝폴짝 뛰며 반바지를 입다가, 위를 올려다보았다. 범인은 바로 개코원숭이였다. 바로 그때 우리를 공격하던 원숭이들이 갑자기 비탈길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성체인 수컷 개코원숭이들이 표범과 싸워 표범을 갈가리 찢어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걱정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개코원숭이 무리는 점점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왔고, 두 마리가 우리 앞에 멈춰 서더니 몸을 웅크렸다. 손에는 배설물을 든 채였다.
“으악, 안 돼! 똥이다!”
---「 2장: 철없는 수컷 코끼리들의 질주」 중에서

시간이 흘러 타우와 나폴레옹은 나를 물고 할퀴는 일에 싫증을 냈고, 나는 매일 타우와 나폴레옹과 함께 울타리 안에 앉아, 그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두세 시간씩을 보내곤 했다. 기존에 정해진 사육 규칙을 일부러 깨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한껏 뛰어올라 내 몸을 덮치고 할퀴는 타우와 나폴레옹을 보면, 나를 자신들의 눈높이로 끌어내리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사자 앞에서 웅크리지 말라는 규칙을 어기고, 티셔츠에 구멍이 나는 줄도 모른 채 한동안 몸을 낮추고 놀아주게 되었다. 그제야 타우와 나폴레옹은 나를 공격하는 일에 싫증을 냈고 나와 함께 풀밭에 나란히 앉아 차분히 쉬었다.
---「 3장: 사자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마라」 중에서

하이에나는 썩은 고기를 찾아 떠도는 짐승이라는 나쁜 평판을 받고 있는데, 할리우드나 다큐멘터리 제작자, 심지어 아프리카 현지의 전통문화까지도 이런 나쁜 평판을 재생산하며 사람들의 인식 속에 뿌리내리게 했다. 일부 아프리카인들은 마녀들이 한밤중에 하이에나의 등을 타고 다닌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사실 하이에나는 아주 총명한 포식동물이고 죽은 고기만을 먹는 게 아니라 사냥도 자주한다. 그들은 위계질서가 엄격한 집단에서 생활하며 암컷이 높은 지위를 갖고 있다. 서열이 가장 높은 수컷조차도 서열이 가장 낮은 암컷에게 복종한다. 인간의 결혼과 약간 닮은 감이 있다.
---「 4장: 마성의 하이에나, 그들만의 세계」중에서

평소처럼 친근한 태도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썬더를 보며 내가 인사했다. 이미 썬더에게 푹 빠진 연구원은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 나는 레인을 찾아 울타리 안을 둘러보았고, 곧 그녀를 발견했다. 사자들은 보통 황금빛 눈을 가지고 있지만, 레인은 아주 경이로운 붉은 갈색의 눈을 가지고 있다. 원래 평온할 때도 그녀의 눈빛은 꽤 섬뜩한 빛을 띠었지만, 지금 그 눈이 내게 꽂히자 나는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그녀가 꼬리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사육사에게 말했다.
“나가는 게 좋겠어요.”
“뭐라고요?”
“손님을 내보내요! 어서!”
그러나 레인은 이미 연구원에게 곧장 달려들었다. 추운 날씨 탓에 그녀는 크고 두툼한 점퍼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바로 그 옷이 그녀의 목숨을 살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레인은 그녀의 몸을 물었지만, 다행히도 두툼한 점퍼만 이빨에 꽂혔다.


---「 5장: 좋은 신호와 나쁜 신호, 그리고 최후의 경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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