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의 성격을 설명하는 데는 편의상 몇 가지 차원으로 세분해 볼 수 있다. 사람을 대할 때의 태도라든가 사물을 보는 눈, 행동양식, 감수성, 생각하는 스타일, 감정표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우리가 사람을 평할 때 크게는 '내향적이다' '외향적이다'고 이야기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그가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윤곽만 나타날 뿐이지 잘 모른다. 사교적이다, 활동적이다, 감수성이 예민하다 등의 표현이 첨가될 때 좀 더 그를 정확히 그려낼 수 있다. 여기서는 편의상 성격을 네 가지 차원으로 분류해 그 각각의 내·외향의 특징들을 대조적으로 설명해 보기로 한다.
<외향성>
(1) 행동 : 뛰고 난 후 생각한다. 모험적이어서 미지의 세계에 겁없이 뛰어든다. 활동적이고 동작이 빠르다. 실패도 많지만 이를 오래 마음에 두지 않는다. 적응을 잘 하지만 끈기가 부족하다.
(2) 대인관계 : 개방적이고 사교적이다 낯선 사람과도 잘 어울리며 교제범위가 넓다. 그러나 깊이는 얕다. 친절하고 팔방미인형이다. 남을 이해하는 폭이 넓고 신용이 좋기 때문에 속는 수가 있다. 농담도 잘 하고 칭찬도 잘 한다.
(3) 사고 : 생각보다 행동을 앞세운다. 깊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신중성이 결여, 자기신념을 강하게 주장 못하고 남의 의견에 동조를 잘한다.
(4) 감정 : 감정 발산이 활발한 기분파다. 명랑하지만 작은 일에 상심도 잘한다. 그러나 쉽게 회복된다.
<내향성>
(1) 행동 : 생각을 깊이 하고 행동보다 사고에 중점을 둔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낯선 곳에 안 간다. 계획은 신중하되 한 번 결심하면 인내심이 있다. 끝까지 한다.
(2) 대인관계 : 폐쇄적이고 비사교적이다. 사람 앞에 나서기를 싫어한다. 사람을 보되 비판적이다. 말수가 적고 차가운 인상을 준다. 융통성이 적고 까다롭다.
(3) 사고 : 흥미나 관심은 자기자신의 내부에 치중된다. 성공보다 실패했을 경우를 먼저 생각한다. 자기반성을 철저히 한다. 관념적이지만 자기 주장이 분명해서 부회뇌동하지 않는다.
(4) 감정 : 정열적이면서 이를 표현하지 않는다. 민감하고 냉정하다. 감정 컨트롤을 잘 한다. 독립심이 강하다.
사람은 누구나 100% 내향, 혹은 외향일 수는 없고 그 비율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가령 내향 30%+외향70%라는 식으로 편의상 표현될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50%를 중심으로 40~60% 사이에 오며 이 정도 범위는 내·외 어느 쪽도 아닌 중간이다. 즉 내·외향성이 균형있게 조화가 잘 돼 있는 사람이다. 외향성의 극단은 히스테리, 내향성의 극단은 신경쇠약, 분열성 성격이 된다. 위와 같이 내·외향 어느 쪽이든 장점이 있는가 하면 또 약점도 있다. 이 장점들을 잘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 pp.20-22
'적성'은 없다
교사가 될 적성을 찾아보자. 광의의 적성으로는 우선 가르쳐야 할 전문교과의 지식을 비롯해서 강의 방법, 학급 운영, 애들 심리, 통솔, 교사로서의 흥미, 인간적 매력, 스승상, 의욕 등 광범위한 조건이 구비돼야 한다. 그러나 이걸 모두 종합적으로 분석, 평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대개의 경우 교사로서 전문가의 이수 능력을 묻는 협의의 적성검사에 불과하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고 또 직업이 다양화 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따라서 적성검사는 참고 삼아 한 번 해본다는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최근 개발된 종합 검사로서는 9종류의 성능인자를 측정키 위해 각각 15개의 하위검사가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그 많은 문항 중 성격의 내·외향성과 관련된 것은 생각의 표현능력 등을 측정하는 언어능력 뿐이란 점이다. 실제로 교사가 내향성 직업이냐, 외향성 직업이냐를 묻는다면 누구도 한 마디로 대답하진 못할 것이다. 교단에서 강의해야 하고, 많은 학생들을 상대하려면 아무래도 외향성이 적성일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선생님들은 대체로 얌전하고 꼼꼼한 타입이다. 오히려 내향 쪽이 많을 것 같은 인상이다. 우리 조사에서 교사라고 해서 여느 직장 그룹과 특별히 다른 성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얌전해빠져 말 한 마디 못할 주제라면 어떻게 교단에서 애들을 가르쳐? 의문이 갈 게다. 하지만 맡기면 한다는 것이다. 인간에겐 역할성격이라는 또 하나의 자기가 있다. 교단에선 선생은 사적 자기가 아닌 공적 자기다. 선생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일 뿐 진짜 자기는 아니다. 따라서 전문지식을 몸에 익혀 이것을 앞세우면 사적 자기는 그 뒤에 숨을 수 있다. 얌전한 꽁생원의 원래 자기(사적 자기)는 보이지 않고 당당한 교사로서의 공적 자신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건 가짜 자기다. 교사라는 가면을 쓴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쓰인대로의 역할을 해내면 그만이다. 유창하게 강의를 잘 하던 선생도 교단을 떠나 사석에 앉거나 다른 모임에서 연설을 하라면 아주 더듬거리고 잘 못한다. 사석에 앉으면 그는 다시 원래의 자기인 꽁생원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적성이란 절대적인 게 아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성이란 굳이 없다는게 옳다. 그 직업에 맞게 자기를 다듬어가는 노력이 더 중요한 것이다.
--- pp.217-218
'적성'은 없다
교사가 될 적성을 찾아보자. 광의의 적성으로는 우선 가르쳐야 할 전문교과의 지식을 비롯해서 강의 방법, 학급 운영, 애들 심리, 통솔, 교사로서의 흥미, 인간적 매력, 스승상, 의욕 등 광범위한 조건이 구비돼야 한다. 그러나 이걸 모두 종합적으로 분석, 평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대개의 경우 교사로서 전문가의 이수 능력을 묻는 협의의 적성검사에 불과하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고 또 직업이 다양화 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따라서 적성검사는 참고 삼아 한 번 해본다는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최근 개발된 종합 검사로서는 9종류의 성능인자를 측정키 위해 각각 15개의 하위검사가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그 많은 문항 중 성격의 내·외향성과 관련된 것은 생각의 표현능력 등을 측정하는 언어능력 뿐이란 점이다. 실제로 교사가 내향성 직업이냐, 외향성 직업이냐를 묻는다면 누구도 한 마디로 대답하진 못할 것이다. 교단에서 강의해야 하고, 많은 학생들을 상대하려면 아무래도 외향성이 적성일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선생님들은 대체로 얌전하고 꼼꼼한 타입이다. 오히려 내향 쪽이 많을 것 같은 인상이다. 우리 조사에서 교사라고 해서 여느 직장 그룹과 특별히 다른 성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얌전해빠져 말 한 마디 못할 주제라면 어떻게 교단에서 애들을 가르쳐? 의문이 갈 게다. 하지만 맡기면 한다는 것이다. 인간에겐 역할성격이라는 또 하나의 자기가 있다. 교단에선 선생은 사적 자기가 아닌 공적 자기다. 선생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일 뿐 진짜 자기는 아니다. 따라서 전문지식을 몸에 익혀 이것을 앞세우면 사적 자기는 그 뒤에 숨을 수 있다. 얌전한 꽁생원의 원래 자기(사적 자기)는 보이지 않고 당당한 교사로서의 공적 자신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건 가짜 자기다. 교사라는 가면을 쓴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쓰인대로의 역할을 해내면 그만이다. 유창하게 강의를 잘 하던 선생도 교단을 떠나 사석에 앉거나 다른 모임에서 연설을 하라면 아주 더듬거리고 잘 못한다. 사석에 앉으면 그는 다시 원래의 자기인 꽁생원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적성이란 절대적인 게 아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성이란 굳이 없다는게 옳다. 그 직업에 맞게 자기를 다듬어가는 노력이 더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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