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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스스로의 생 2

자기 스스로의 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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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9쪽 | 55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0658889
ISBN10 897065888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로자문드 필처 (Rosamunde Pilcher)
인간의 삶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품을 발표해 온 영국의 저명한 여류작가. 그녀의 작품 중 『The Shell Seekers』는 국내에서도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 저자는 스코틀랜드에 살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Coming Home』,『Another View』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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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잘 쳤나요?'
'별로.'
'공부는 잘 했어요?'
'별로.'
'그럼 뭘 잘 했어요?'
'살아가는 걸.'
그들의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오스카가 말한 것의 어마어마함에 말을 잃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무심코 미끄러져 나온 것 같은 말이 두 사람 사이에 거짓말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프란시스카는 사는 것을 잘 했지만 이미 죽어버렸고, 그 아이의 인생은 잔인하게도 치명적인 자동차 사고로 인해 끝나고 말았던 것이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때 오스카의 눈에 눈물이 솟아오르고 그의 입이 떨리는 걸 보고, 루시는 몹시 놀랐다. 갑자기 그가 손으로 눈을 가렸다. 입을 벌렸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처절한 절망의 흐느낌이 찢어지듯이 흘러나왔다.
--- p.689
'캐리, 이제 웃고 사랑하는 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돼. 삶이란 참 이상한 거란다. 너무나 멋진 놀라운 일들이 전혀 예기치 않은 모퉁이를 돌면 나타나곤 한단다. 지금 네가 있는 곳에서 보면 쓸쓸하고 황량해 보이겠지만 말이야. 날 보렴. 이제는 햄프셔에서 내 노년의 피신처에서 일생 혼자 살다 죽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스코틀랜드 북쪽에서 오스카 블런델이랑 살고 있잖아.'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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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블런델이었다. 엘프리다는 이미 기쁨에 가슴 뛸 나이가 지난 지 오래였지만, 그래도 언제나 오스카를 만나면 즐거웠다. 그는 그녀가 처음 딥튼에 살러 왔을 때 거의 최초로 만난 사람이었다.
어느 일요일 아침 그녀는 교회에 갔다. 예배가 끝난 후에 목사가 문밖에서 그녀를 붙잡았다. 상쾌한 가을바람에 그의 머리칼이 일어서고 하얀 사제복이 빨랫줄에 걸린 깨끗한 빨래처럼 휘날리고 있었다. 환영 인사에 이어 꽃꽂이 장식과 부인회에 대해서 몇 마디 늘어놓았을 때 고맙게도 그의 관심을 끌 것이 나타났다.
"아, 우리 교회의 오르간 연주자가 오시는군요. 오스카 블런델 씨예요. 아시다시피 우리의 고정 연주자는 아니지만, 문제가 생길 때 훌륭한 대타가 되어준답니다."
엘프리다가 뒤돌아보자, 그가 어두컴컴한 교회 안에서 나와 밝은 햇빛 아래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상냥하고 웃음 어린 표정과, 눈꺼풀이 늘어진 눈과, 한때는 금발이었을 테지만 이제는 새하얗게 샌 머리칼이 보였다.
그는 키가 거의 엘프리다와 비슷했다. 180cm 정도의 키에 꼬챙이같이 바짝 마른 덕분에 대부분의 남자들을 내려다보는 그녀에겐 이는 흔히 있는 일은 아니었다. 일요일이라서 그는 보기 좋은 타이를 매고 트위드 양복을 입고 있었다. 그녀의 손을 잡은 그의 손이 기분 좋았다. 그녀는 말했다.
"굉장해요. 오르간을 연주하시다니. 취미로 하시는 건가요?"
그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아니에요, 일입니다. 내 인생이죠."
그리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덕분에 잘난 척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잠시 후에 그가 고쳐 말했다.
"내 직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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