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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7년 01월 23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439g | 153*224*20mm |
| ISBN13 | 9788959590780 |
| ISBN10 | 89595907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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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권미란
1974년 출생
1996년 FEBC 대전극동방송 구성작가
1997년 TBC대구방송 MC 공채 입사
2001년 CJ홈쇼핑 쇼호스트 공채 입사
2003년 양일훈 에스테틱 아카데미 고급과정 수료
2006년 피부관리사 자격 취득
서경대학교 미용예술학과 출강
(주)태평양 세일즈 마케팅 교육
현재, CJ홈쇼핑 이미용 전문 쇼호스트
한국피부미용연구학회 정회원
이원석 쇼호스트 아카데미 전임 강사
1996년 FEBC 대전극동방송 구성작가
1997년 TBC대구방송 MC 공채 입사
2001년 CJ홈쇼핑 쇼호스트 공채 입사
2003년 양일훈 에스테틱 아카데미 고급과정 수료
2006년 피부관리사 자격 취득
서경대학교 미용예술학과 출강
(주)태평양 세일즈 마케팅 교육
현재, CJ홈쇼핑 이미용 전문 쇼호스트
한국피부미용연구학회 정회원
이원석 쇼호스트 아카데미 전임 강사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2001년 8월 CJ홈쇼핑에서는 새로운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OJT가 한창이었다. 저마다 각각의 준비물을 챙겨 6층 회의실에 집합하고 인원체크를 막 시작할 때였다. 함께 입사한 마케팅 팀의 한 과장님이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 내게 물었다.
“근데요, 이번 OJT에 쇼호스트는 참석 안 해요?”
순간 당황한 나는 실밥같이 작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대답했다.
“과장님, 저 쇼호스트거든요?”
또 다른 사건은 본격적인 OJT일정 중에 일어난 일로 PD계와 쇼호스트계를 갈등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각자 소속 팀 별로 자리배정을 받는데 인솔자가 나에게 다가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짧게 훑어보고는 하는 말이,
“저기요, PD자리는 저 쪽인데요….”
교육 첫날부터 나는 당연히 PD로 입사한 신입사원 취급을 받은 것이다. 곧 한 명씩 앞에 나가 자신을 소개하는 1분 스피치 시간에 나는 단 한 마디로 내 소개를 정리해버렸다.
“공채 10기로 입사한 권미란 입니다. 저요, 저도 쇼호스트거든요?”
순간 교육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입사 당시 나의 모습은 누가 봐도 방송에 얼굴을 내밀 것 같지 않은 차림이었다. 사내아이를 방불케 하는 지저분한 커트머리, 그 머리는 어느새 파마기가 다 풀려 이리 저리 삐친 상태로 묶이지도 않는 어중간한 길이였다. 게다가 라식수술을 하기 전에 쓰고 다녔던 옅은 갈색이 들어간 동그란 무테안경에, 집에서나 입을 것 같은 알아볼 수도 없는 영어단어가 잡다하게 들어간 짧은 반소매 티셔츠, 그리고 군데군데 구멍나는 게 유행이었던가? 암튼 허벅지부터 주머니 무릎 선까지 대여섯 군데는 실밥이 풀려나가 부끄러운 속살이 살짝 살짝 보여지는 옷차림이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눈썹 하나 그리지 않은 너무나 밋밋하고 순박한 얼굴이었으니 보는 이마다 저 사람이 설마 쇼호스트일 거라고는 당연히 믿지 않았던 것이다. 되짚어 보니 빌미는 분명 내가 제공했지만 못내 마음이 시큰둥해졌다.
하지만 성격인 걸 어쩌랴? 나는 입사당시 PD같은 쇼호스트로 물의를 빚으며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겪었고, 게다가 H홈쇼핑과 W홈쇼핑에도 합격을 했는데 H사에 간다고 했다가 마음이 바뀌어 C사에 돌연 입사를 번복했다더라는 이야기는 나의 이미지에 비추어 봤을 때 ‘설마’ 하는 소문으로 나를 더욱 당혹케 했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할 뿐이었다.
“찢어진 청바지와 노란 고무줄이 없으면 미란이가 아니지!”
입사 후 날 따라다니는 이미지는 말 그대로 선머슴이나 다름없었다. 생긴 건 천생 여잔데 하고 다니는 꼴은 꼭 어리버리한 남자애였다. 가끔은 고려진 이사님께 불려가 화장 좀 하고 꾸미고 다니라는 훈계도 들었고, 진정으로 나를 생각하는 한 선배는 이미지 관리상 기본은 갖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성격은 고쳐도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나에게 화장도 하고 멋도 부리라는 주문은 맛없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고서 ‘최고의 맛’이라는 듯 오버하는 표정을 지으라는 거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멋을 내는 방법도 몰랐고 도무지 미용이라고는 관심도 없었던 나를 어쩔 수 없이 바뀌게 만든 무기가 있었으니 바로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방송이었다.
가장 아름다운 몸짓과 나비 같은 언어, 그리고 꽃망울 같은 표정으로 상품을 소개해야 매출이 나오는 미용방송.
나는 그 누구보다 예쁘게 보여야 했고 그 누구보다 예뻐지는 방법을 알아야만 했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에 고객들은 080-000-8000번을 누르기 때문이었다. 나의 얼굴을 보고 나의 말을 듣고 나의 방송을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화기를 드느냐가 나의 실력이고, 그것이 나의 연봉과 직결되는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홈쇼핑은 방송채널이 아니라 유통채널이었다.
“근데요, 이번 OJT에 쇼호스트는 참석 안 해요?”
순간 당황한 나는 실밥같이 작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대답했다.
“과장님, 저 쇼호스트거든요?”
또 다른 사건은 본격적인 OJT일정 중에 일어난 일로 PD계와 쇼호스트계를 갈등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각자 소속 팀 별로 자리배정을 받는데 인솔자가 나에게 다가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짧게 훑어보고는 하는 말이,
“저기요, PD자리는 저 쪽인데요….”
교육 첫날부터 나는 당연히 PD로 입사한 신입사원 취급을 받은 것이다. 곧 한 명씩 앞에 나가 자신을 소개하는 1분 스피치 시간에 나는 단 한 마디로 내 소개를 정리해버렸다.
“공채 10기로 입사한 권미란 입니다. 저요, 저도 쇼호스트거든요?”
순간 교육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입사 당시 나의 모습은 누가 봐도 방송에 얼굴을 내밀 것 같지 않은 차림이었다. 사내아이를 방불케 하는 지저분한 커트머리, 그 머리는 어느새 파마기가 다 풀려 이리 저리 삐친 상태로 묶이지도 않는 어중간한 길이였다. 게다가 라식수술을 하기 전에 쓰고 다녔던 옅은 갈색이 들어간 동그란 무테안경에, 집에서나 입을 것 같은 알아볼 수도 없는 영어단어가 잡다하게 들어간 짧은 반소매 티셔츠, 그리고 군데군데 구멍나는 게 유행이었던가? 암튼 허벅지부터 주머니 무릎 선까지 대여섯 군데는 실밥이 풀려나가 부끄러운 속살이 살짝 살짝 보여지는 옷차림이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눈썹 하나 그리지 않은 너무나 밋밋하고 순박한 얼굴이었으니 보는 이마다 저 사람이 설마 쇼호스트일 거라고는 당연히 믿지 않았던 것이다. 되짚어 보니 빌미는 분명 내가 제공했지만 못내 마음이 시큰둥해졌다.
하지만 성격인 걸 어쩌랴? 나는 입사당시 PD같은 쇼호스트로 물의를 빚으며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겪었고, 게다가 H홈쇼핑과 W홈쇼핑에도 합격을 했는데 H사에 간다고 했다가 마음이 바뀌어 C사에 돌연 입사를 번복했다더라는 이야기는 나의 이미지에 비추어 봤을 때 ‘설마’ 하는 소문으로 나를 더욱 당혹케 했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할 뿐이었다.
“찢어진 청바지와 노란 고무줄이 없으면 미란이가 아니지!”
입사 후 날 따라다니는 이미지는 말 그대로 선머슴이나 다름없었다. 생긴 건 천생 여잔데 하고 다니는 꼴은 꼭 어리버리한 남자애였다. 가끔은 고려진 이사님께 불려가 화장 좀 하고 꾸미고 다니라는 훈계도 들었고, 진정으로 나를 생각하는 한 선배는 이미지 관리상 기본은 갖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성격은 고쳐도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나에게 화장도 하고 멋도 부리라는 주문은 맛없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고서 ‘최고의 맛’이라는 듯 오버하는 표정을 지으라는 거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멋을 내는 방법도 몰랐고 도무지 미용이라고는 관심도 없었던 나를 어쩔 수 없이 바뀌게 만든 무기가 있었으니 바로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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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누구보다 예쁘게 보여야 했고 그 누구보다 예뻐지는 방법을 알아야만 했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에 고객들은 080-000-8000번을 누르기 때문이었다. 나의 얼굴을 보고 나의 말을 듣고 나의 방송을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화기를 드느냐가 나의 실력이고, 그것이 나의 연봉과 직결되는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홈쇼핑은 방송채널이 아니라 유통채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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