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7년 0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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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3쪽 | 544g | 153*224*30mm |
ISBN13 | 9788973377992 |
ISBN10 | 897337799X |
발행일 | 2007년 0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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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3쪽 | 544g | 153*224*30mm |
ISBN13 | 9788973377992 |
ISBN10 | 897337799X |
좌익의 중심에 있는 하대치라는 인물을 보면서 <여명의 눈동자>에 나오는 최대치를 떠올리게 된다. 대치라는 이름은 그렇게 강하고 도발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었나. 누가봐도 자신의 사상에 열정적이었던 둘의 모습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일본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몰랐을 것이다. 자신들이 이렇게 둘로 나뉠 줄은 말이다. 그저 하나로 뭉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노력을 해도 시원찮은 판에 둘로 나뉘어져서 서로가 서로를 못 잡아 먹어서 난리다. 좌익들은 자신들의 사상대로 이 나라를 통일하고자 했고 이 땅에 원래부터 존재해있던 사상은 그런 그들에 반대하고 있다. 그 모든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백성들이었다.
씨를 받으러 들어갔던 며느리는 임신에 성공을 했다. 이런 와중에 그런 미션을 성공리에 행하다니 대단하다고 박수라도 쳐 주어야 하는 일이려나. 그 일로 인해서 한 사람의 직급이 날아가고 죽을 뻔한 것은 모르는가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를 가지고 아이는 또 태어난다. 이런 방법으로 태어난 아이도 있는가 하면 강제로 다른 사람의 아내를 탐하고 그로 인해 혼외자가 태어나기도 한다. 여자들은 결혼을 하지 않은 여자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결혼을 한 여자들도 몸조심을 하고 절대 나서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남자들은 그녀들을 범한다. 무력이고 강제적인 행동이고 정확하게는 강간이다. 여자들이 나서서 나는 저 남자와 관계를 가지겠소 하고 열린 마음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 한 여자에게 꽂힌 남자는 그 여자를 계속 찾는다. 공인된 사이가 아니니 몰래몰래 찾을 수 밖에 없다. 여자들은 임신할까 그것이 가장 큰 걱정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시대였지만 참 여자로 살기 힘들었던 세상이었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집안일 하고 먹을 거리가 없어서 어떻게든 먹을 것을 구하고 아이를 키우고 농사일을 하기도 바빴을 그녀들일텐데 말이다.
계엄령은 해제되었다. 계엄사령관이 와서 주둔을 할만큼 강하게 압박을 하고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런 명령이 해제된 것이다. 가장 먼저 그 소식을 알린 것은 극장이었다. 그들은 이제야 한몫 잡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광고를 하고 사람들을 모은다. 2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서 영화관도 피해를 입었다. 사람들이 모일 수가 없으니 그런 단체적인 행동을 하는 곳은 나라에서 허용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차츰 해제가 되어서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더니 이제는 예전처럼 거의 돌아갔다. 계엄령이 해제된 그 극장들의 심정과 일맥상통하는 그런 심정 아니었을까.
신문들은 전국의 선거결과를 보도했다. 먼저 돌출시킨 것이 여당인 대한국민당의 참패였다.
246p
이런 가운데서도 선거는 치뤄진다. 온갖 비리와 돈으로 얼룩진 그런 선거였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돌리면서 자신을 찍어줄 것을 요구하고 지역에서 힘을 쓰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돈을 주고 표를 요구했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던가. 기본 정권에 실망한 사람들의 마음은 떠났다. 이 사실은 지난 번 치뤄졌던 우리의 대통령 선거와 각 의원선거와도 묘하게 맞물린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북괴군들이 삼팔선 전역에 걸쳐 대거 남침을 강행해왔습니다.
280p
좌익들이 여러 군데서 투쟁을 하고 있어서 이것이 한국 전쟁 이전 상황이라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랬다. 지금까지는 일본에서 해방된 이후 전쟁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사상이 다른 그들은 완전히 분리가 되지 않은채 서로 지지부진한 지역전만 벌이고 있었다. 그러다 북쪽에 있는 북괴들이 밀고 내려온 것이다. 목적은 단 하나였을 것이다. 이 한반도를 공산주의화 시키겠다는 것. 여기에서 산발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던 그들은 드디어 자신을 도와줄 부대가 나타났다는 생각에 아마도 환호성을 지르지 않았을까.
이제 전면적으로 일어난 전쟁. 이 전쟁이 어떠한 결과를 낳았는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왜 이런 전쟁을 해야만 했을까. 아무것도 얻는 것은 없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것은 아마도 세계정복을 꿈꾸며 나섰던 일본이 결국은 패망한 것과도 비슷하지 않은가. 남의 상황을 보고 좀 배워야 할텐데 그들은 그런 것을 전혀 몰랐던 것일까.
태백산맥도 상당히 방대한 내용의 장편소설이다. 더하여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갈등 관계를 형성하면서 박진감 있는 전개를 자랑한다. 등장인물의 이름과 그 인물이 소설안에서 뿜어내는 다양한 이미지들은 참으로 잘 어울린다는 특징도 있다. 이 또한 소설 태백산맥만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읽는 동안 마음 아픈 부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소작인의 치열하고도 절절한 연명과정은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다. 그들 중 한명이 맞게 된 허망한 죽음은 여전히 헛헛한 기분까지 든다.
10권의 책에는 근현대사가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전쟁이야기부터, 당시 여성의 인권 등등 다시금 생각해 보고 짚고 넘어갈만한 사회구조적인 문제점들도 속속 발견되며 각성의 계기 또한 마련해 주기도 한다. 태백산맥의 내용은 일종의 남성중심의 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남성이 역사의 전반을 이끌어가고 지배하고 있다는 특징도 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분단 국가임에 틀림없고 그들이 추종하는 세력과 지배하고 있는 사상은 의문 투성이다. 맹목적인 사고로 살아가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참으로 역사의 소용돌이란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소설을 만났다.
태백산맥은 조정래 작가님의 대표적인 소설이지요. 꼭 소장하여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기회가 닿아 이렇게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다시금 가슴 깊이 느낄 수 있게 되었고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정된 시간의 의미를 민족분단의 상황이 고정되는 역사적인 시간으로 규정하고 그 의미를 최대한 확장하여 소설 내적 공간을 넓혀나간 것이 이 작품의 구조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작가는 여순반란사건에서 한국전쟁까지로 이어지는 전체적인 사건의 골격에서 그 추이와 결과만을 서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일련의 사건을 통해 분단의 상황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민족사의 운명이 어디서 비롯되고 있는가를 확인하고자 한다. 그 결과로 이 소설의 내용은 한정된 시간과 역사적 상황을 넘어서 광복 이전 일제 식민지 시대, 그보다 앞선 한말의 시기까지 내면적으로 확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