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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소영 소설

미래의 작가들 -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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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128*188*20mm
ISBN13 9788996975434
ISBN10 899697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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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은 발이 상처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하려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발을 아프게만 하는 구두는 구두가 아니다. 존재 기능을 잃으면 양쪽을 바꿔 신은 신발처럼 지금의 상태가 이상해진다. 서로의 짝을 구분할 줄 알아야 무분별한 고통에 계속 노출되지 않는다. 우리는 바보처럼 참고 살지 않는다. 피투성이가 된 발을 보고도 누가 그 구두를 신겠는가.--- p.75

자기 식성만 우기며 무조건 고집을 부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꼭 자기 식성에 맞춰 사람들을 못살게 군다. 스스로를 기준으로 삼고 그 외의 것은 다 무시하는 식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뭐? 웰던으로 먹어? 고기를 어떻게 웰던으로 먹어? 이건 소라고. 가서 삼겹살이나 그렇게 구워 먹어! 스테이크는 뭐니 뭐니 해도 레어야! 이건 뭔 개소리? 스테이크는 미디엄이지. 레어는 잔인한 요리법이야. 너네 둘 다 이상하다. 알맞은 균형의 조화는 미디엄이야. 그래서 요리를 하는 거라고. 야, 닥쳐, 이도 저도 아닌 걸 어떻게 먹냐? 웰던이 딱 좋아. 속까지 알차게 굽는 게 진짜 요리지! 그러곤 끝에 가선 똑같이 말하는 거다. 이런 고기의 맛도 모르는 것들. 너네 진짜 고기 먹을 줄 모른다. --- p.105

적나라한 거울들이 모여 그의 행동들이 비추어지면서 뜨거워진다. 사람들의 시선 앞에 놓인 장인은 후회와 고통으로 달궈지며 자신의 살을 태우듯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오븐 속에 있는 닭이 시간이 흐를수록 기름기가 빠지고 담백해지는 것처럼 장인은 어쩌면 기름기를 짜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했던 건 아닐까. 장인이 느꼈을 뼈를 깎는 고통이 나무를 깎은 해골로 탄생되어 거울 앞에 놓인 거라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는 예술가가 느꼈을 본질을 그저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다. 멋대로 뼈 위에 살을 붙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
경계를 만들지 않는 것이 마지막 장인이 원했던 것은 아닐까.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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