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며, 과학문화연구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KAIST 겸직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과학 칼럼니스트 1호로서 《조선일보》《중앙선데이》《동아일보》《한겨레》《부산일보》 등 신문에 490편 이상의 고정 칼럼을, 《월간조선》《과학동아》《주간동아》《한겨레21》 등 잡지에 160편 이상의 기명 칼럼을 연재하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융합한 지식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2011년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월간지《PEN》에 나노기술 칼럼을 연재하여 국제적인 과학 칼럼니스트로 인정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과학 칼럼이 수록되었다.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 제47회 한국출판문화상, 2006년《과학동아》 창간 20주년 최다 기고자 감사패, 2008년 서울대 자랑스런 전자동문상을 수상했다.
19세기 말 석유를 사용하는 엔진의 개발과 사업화에 수많은 기술자와 기업가들이 앞다투어 뛰어든 것은 당시 비교적 저렴했던 석유를 이용하는 것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석유자동차를 이용한 것은 그들이 환경을 무시했기 때문이 아니다. 모든 것이 기업가와 소비자의 유인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다시 세월이 흘러 화석연료가 가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하고 환경오염이 가져온 고통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하자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체에너지와 환경오염 감축수단을 사업화하는 기업가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인류의 욕구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의 등장을 촉구하게 마련이다. (…) 청색기술과 쳥색경제도 이런 새로운 기회에 부응하여 등장한 하나의 대안이다. 자연의 원리를 모방하고 자연중심으로 설계된 기술을 통해 성능이 훨씬 뛰어나고 지금까지 충족되지 못했던 욕구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이 탁월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가격과 교체 비용이 소비자들이 수용할 만한 수준으로 형성된다면 그 누가 이런 기술의 도입을 마다하겠는가? 50쪽
MIT 연구원들은 또한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서 영감을 얻어,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물을 수소와 산소 가스로 분해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코발트 촉매가 물과 전류와 결합하면 산소를 생성하는 특성을 이용해 산소와 수소를 얻어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얻어진 산소와 수소는 연료 전지 내에서 재결합해 가정과 전기차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무탄소 전기를 공급하는 데 쓰이게 된다. 이 기술을 통해 앞으로 태양광전지로부터 얻어진 에너지는 축전기에 저장되는 대신 연료전지 내에 수소와 산소의 형태로 저장될 것이다. 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현재의 태양광전지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앞으로 10년 이내에 주택 소유자들이 낮에 태양광전지를 이용해 집에 전력을 공급하고 남는 태양에너지는 가정용 연료전지에 비축할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데 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5쪽
건축에서도 오래 전부터 유기적 건축 또는 생물적 형태를 닮은 건물이 다수 시도되었다. 하지만 이제 외적 형태의 모방을 넘어 자연친화적인 건축시스템을 개발하고 디자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나의 예로 아프리카의 흰개미 집단의 둔덕이 갖고 있는 친자연적인 공기 순환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은 믹 피어스의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자연의 지혜를 배워 닮고자 하는 건축 설계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우리고 고온다습한 여름과 추운 겨울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의 환경에서 가능한 친자연적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며 청색기술을 통해 실제 적용 가능한 친자연 기술들이 개발된다면 에너지를 절감하고 환경의 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