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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의 조선, 조선 사람들

내 기억 속의 조선, 조선 사람들

퍼시벌 로웰 저 / 조경철 역 | 예담 | 2001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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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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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1쪽 | 53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8902233
ISBN10 898890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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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퍼시벌 로웰Percival Lowell
1855년 미국 보스턴의 명문 로웰 가家에서 태어난 그는 시인인 에이미 로웰, 25년 간이나 하버드대학 총장을 지낸 A. 로렌스 로웰과 형제이다.
로웰은 어린 시절부터 천문학에 관심을 보였는데, 조반니 스키아파렐리가 화성 ‘운하’를 발견하자 자극을 받아 자신의 재능과 재산을 화성 연구에 바치기로 결심했다. 그는 플래그스태프에 천문대를 세워 화성을 관측했고, 그 때의 관측을 『화성Mars』, 『태양계The Solar System』, 『세계의 진화Evolution of Worlds』 등의 저서로 남겼다. 또한 X-행성이라는 ‘제9의 행성’의 존재에 대해 탐색했으나 결국 그가 사망한 뒤 14년이 지나서야 그 행성이 발견되었다. 이것이 바로 명왕성이다.
로웰은 많은 시간을 극동지방을 여행하며 보냈는데 그때의 경험을 『조선Choson』, 『극동의 정기The Soul of the Far East』, 『노토Noto』, 『신비한 일본Occult Japan』 등의 책으로 출간했다. 이 기간 가운데 일부는 미국에 파견된 한국 보빙사報聘使 전권대의 고문과 외국인 사무관을 지냈다.
로웰의 이름은 그가 세운 천문대와 화성 연구 및 명왕성의 발견과 더불어 영원히 역사에 빛나고 있다. 1916년 천문대가 세워져 있는 플래그스태프에서 사망했다.
역자 : 조경철
1929년 평북 선천에서 태어나 연희대학교(현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더스칼럼 대학 정치학과와 펜실베니아 대학 천문학과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 해군천문대와 NASA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메릴랜드 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귀국 후에는 연세대 교수를 거쳐 경희대 공대학장 및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천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별자리 여행』, 『현대우주물리학』, 『뉴코스모스』, 『현대천문학』, 『전자천문학』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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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은 내가 흘린 땀의 댓가를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8층탑이었으나 전체는 두 개의 돌로 이루어져 있었고, 각 층의 측면에는 여러 인물들이 양각으로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백색 화강암은 무심한 세월에 씻겨 약간 퇴색해버렸지만, 이전의 빛깔을 충분히 간직하고 있어 주변 집들의 흐릿한 회색 지붕과는 대조적인 느낌을 주었다.
--- p.158
조선 여행기의 원문은 412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의 책으로 그 당시로서는 가장 완벽한 한국에 대한 보고서이자 소개서였으며, 외국인의 시각에서 조선 말기의 정치, 경제, 사회, 지리 등 문화 전반을 그린 가장 오랜 글이자 가장 세밀한 기행문이다.
이러한 귀중한 책을 116년 만에 한국에 소개할 기회를 갖게 된 역자의 기쁨은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 특히 천문학자인 내가 위대한 천문학자였던 그의 책을 번역하게 된 점은 기이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로웰의 문장은 대단한 명문장인데다가 아카데믹한 영어를 구사하고 있어 천학비재한 나로서는 번역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 격조 높은 그의 문장 구절구절을 정신없이 따라가며 감탄만 하다가 끝난 느낌이다.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제대로 옮겼다고는 절대 믿지 않지만, 그래도 100여 년 전 우리나라 문화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 그런 서운함에도 불구하고 나의 기쁨은 더할 나위 없이 클 것이다.
서울의 교외는 나루터 훨씬 앞쪽에서 시작된다. 그곳은 강가에 자리잡은 항구로 교역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마치 대숲처럼 돛대가 강둑을 따라 줄지어 서 있어 순풍이 불어 올 때면 돛을 펴고 일제히 강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배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행은 강둑을 떠나 가옥의 나지막한 흙벽 사이로 난 좁은 길을 통해, 때로는 논둑길을 따라 천천히 위쪽을 향해 나아갔다. 남자들과 어린 소년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어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우리 행렬을 바라보았고 군중 속의 몇몇 날카로운 눈을 가진 사람들은 가마 안의 낯선 이방인을 관찰하였다. 또 다른 무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움직이는 행렬에 눈을 고정시킨 채, 마치 축을 중심으로 돌듯 일행의 주위를 천천히 돌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더욱 호기심 많고 대담한 사람들은 허리를 굽히고, 심지어는 머리를 들이밀면서 가마 안을 들여다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렇다고─비록 어느 정도 표현상의 차이는 있지만─유럽인보다 더 호기심이 많다거나 무례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그들의 태도는 일본이나 중국인들보다 훨씬 더 위엄 있어 보였다.
이윽고 가파른 길을 벗어나자 사람들의 통행이 많아지고 집들도 더욱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일행이 한 모퉁이를 돌았을 때, 거기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조선의 도시가 거짓말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그처럼 아름답고 색다른 풍경을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 본 것처럼 그렇게 완벽하게 내 어릴적 꿈을 상기시켜 주는 장면은 어디서도 보지 못했다. 그것은 마치 마술사가 빚어 놓은 무엇처럼 내 앞에 우뚝 솟아 있었다. 그것은 ‘숭례문’이었다. 남문인 숭례문은 서울을 에워싼 여덟 개의 입구 가운데 하나이다. 문 양편에는 마치 팔을 펼친 듯 위가 들쑥날쑥한 톱니 모양의 벽이 뻗어 있었고, 벽 너머로 기와지붕이나 초가지붕을 한 나지막한 단층집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다.
나는 한동안 환상에 빠져들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속의 공주님이 누군가의 도움으로 벽을 넘어 탈출하던 바로 그곳을 보는 듯했고, 한탕 하려는 도둑떼가 전날 밤 몰래 모였던 장소를 보는 듯했다. 길을 거니는 사람들도 옛날 이야기 속에 나오는 낯익은 인물 같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현실이었다. 망상 속에 도취해 있던 나는 급기야 가마 안으로 들어가기를 청하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호송대의 얘긴즉, 남의 눈에 띄는 곳에서 걷는 일은 위엄 없는 행동이므로 어서 가마에 오르라는 것이었다. 가마 안으로 들어가면서 나는 그 ‘위엄 있는 행동’이 불가피하게 시야를 가림을 내심 씁쓸해 했다.
일행은 빽빽한 인파 속으로 수백 야드를 내려가 통행인, 가마 그리고 짐 나르는 소들로 혼잡한 가운데 남문을 지나 천천히 서울로 진입했다.
나는 갑자기 아늑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과 나는 수천 마일을 함께 여행했고, 지금 그들이 상연할 연극을 보기 위해 극장에 그들과 함께 앉아 있다. 개중에는 내가 몇 달 동안 친하게 알고 지내던 서울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어 나는 가희들과도 매우 친하게 지냈는데 그녀들 중 하나는 내게 특히 친절했다. 호랑이 같은 이방인을 처음부터 돌봐 준 유일한 여자였다. ‘향기로운 붓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지금 내 옆에 앉아 서투른 일본말로 그러나 가슴에 와닿는 감동적인 음성으로 부드럽게 속삭이고 있다. 그녀의 애교는 승려들의 표정과 함께 기묘하게 두드러져 보였다. 그녀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은비녀만큼이나 소박하게 빗어 넘겨 쪽을 찐 그녀의 새까만 머리를 훑어보던 내 눈길이 그녀의 얼굴에 멈추었다. 그녀의 미소로 인해 한동안 나는 내가 외국인이며 내 고향은 수만 마일 떨어진 곳이라는 사실을 깜박 잊고 있었다.
연극이 시작되면서 나는 아름다운 꿈에서 깨어났다. 배우들은 이제 막 연기에 들어갔고, 이 저녁의 걸작─성격 묘사 시리즈─이 될 공연이 바야흐로 시작되고 있었다. 연기자는 사실상 한 명이었다. 왜냐하면 하나나 둘 가량의 다른 사람은 그저 들러리로 참가해 밝은 별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그림자 역할을 할 뿐이었기 때문이다. 연극은 그야말로 주인공이 전부였다. 분장실도 무대도 없었다. 주인공은 즉흥 연기를 하는 듯한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섰다.
외국인이나 조선인이나 그의 연기에 넋을 잃기는 마찬가지였다. 주인공이 맨 처음 연기한 역할은 오랫동안 품고 있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어떤 양반을 뵙고자 하는 시골뜨기였다. 그는 대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1,000가지 계략으로 하인을 설득한다. 그에게는 뻔뻔함과 매력이 뒤섞여 있어 마침내 엄한 감시인이 그의 꾐에 넘어간다. 1차 관문을 통과한 시골뜨기가 안으로 들어가 양반과 마주하자 갑자기 그의 태도가 싹 바뀌어 최대로 공손해진다. 그에게 노예 근성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단순하면서 설득력 있고, 특히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능력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공연은 아무런 무대 장치 없이 진행되었다. 다만 배우가 마룻바닥에 그어 놓은 상상적인 선과 가공의 인물인 양반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어 그는 산중의 여행자가 되어 도중에 갑자기 호랑이를 만났다. 순간 배우는 단번에 호랑이로 변했다. 으르렁대는 그의 포효는 진짜 호랑이조차 따라가지 못할 만큼 무시무시했다. 구경꾼들이 본능적으로 몸을 떨 만큼……. 그는 다시 어둠이 내린 시가지에서 길을 더듬는 장님으로 변해 야경꾼의 단속에서 벗어나려는 장님 행세를 했다. 장님은 야간 통행 금지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야경꾼을 속이기 위한 가짜 장님 노릇은 약삭빠른 사람들에게 널리 유행하는 수법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하는 역할은 관중에게 쉬 이해됐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훌륭한 연기는 담배 행상 흉내였다. 그는 물건을 팔려고 노력하지만, 완벽한 상술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거듭한다. 사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물건을 사라고 설득하다가 오해가 생기고 소동이 일어난다. 간신히 소란을 피한 그가 다시금 그 특유의 ‘담배 사려’를 외쳐댈 때, 이전의 모든 교활함은 습관적인 외침 속에 사라진다.
한 역할에 이어 또 다른 역이 뒤따르면서 공연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되었다. 호랑이, 시골뜨기, 장님 등이 모두 지나갔을 때 저녁은 벌써 오래 전에 달아나고 바야흐로 새벽이 돼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구경꾼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안겨 준 배우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식사를 대접받았다. 방에 들어와 잠을 자는 와중에도 나는 그의 외침을 들었다. “담배 사려어.” 그 메아리는 지금도 내 귀에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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