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6년 01월 28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52쪽 | 428g | 152*188*30mm |
ISBN13 | 9788950962593 |
ISBN10 | 8950962594 |
발행일 | 2016년 01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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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52쪽 | 428g | 152*188*30mm |
ISBN13 | 9788950962593 |
ISBN10 | 8950962594 |
프롤로그 펭귄을 구하다 마젤란펭귄에 대해 첫 목욕시간 포클랜드 또는 말비나스 이상한 동행 물고기를 먹자 든든한 후원자 새 친구들 귀중한 선물을 받다 테라스 고민상담소 동물원에 가다 럭비팀 마스코트 마리아의 집을 방문하다 발데스 반도의 펭귄을 찾아서 나만의 엘도라도 소년과 펭귄의 교감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아스따 라 비스따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
마젤란펭귄과 보낸 시절
영국 작가 톰 미첼의 에세이이다.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는 말 그대로 집 테라스에서 펭귄 한 마리와 같이 살았던 20대를
기록한 책이다.
너무도 감명깊었다. 소설이 아니건만 앞으로 전개될 '실제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했다.
아끼는 소설을 행여 복선을 접할까 아껴 읽듯이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도 격하게 아끼는 마음으로 읽었다.^^
1970년대. 스물세살의 청년 톰 미첼은 아르헨티나의 학교의 교사직을 얻어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갔다. 휴가를 보내러 우루과이 친구네 집에 놀러간 어느날 해변에서 끔찍하고 충격적인 광경을 발견한 톰. 수많은 펭귄 무리가 죽어있는 더미를 목도한 것이다. 석유 기름을 바다에 버린 인간으로 인해 벌어진 비극이었다. 그러다 톰은 살아 움직이는 펭귄 한 마리를 발견한다.
고민하다가 그 펭귄을 봉투에 담아와 집에 와서 욕조에서 정성껏 씻긴다. 위중한 마젤란펭귄 살리겠다고 세정제를 듬뿍 써서 씻긴 게 함정이었다.
야생의 펭귄은 세정제가 묻으면 털의 방수 기능이 사라져서 바다로 돌아갈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졸지에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급의 고뇌에 휩싸인다. 두 갈래의 길이 있는데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씻긴 펭귄을 다시 바닷가로 돌려주고 룰루랄라 아르헨티나로 돌아갈 것인가,
바다에 놓았더니 흠칫 하며 펭귄사체에서 멀어져 톰을 졸졸 따라오는 펭귄을 갖고 갈 것인가.
결국 톰 미첼은 후자를 택한다. 그래서 그에게 잊지 못할 우정과 모험이 시작되었고 이 책도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는 '세인트 조지 학교'에 근무하며 교사 기숙사에 있었는데 펭귄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학교의 모든 사람들은 이 펭귄과 사랑에 빠진다.
이름도 지었는데 '후안 살바도'였다. 후안 살바도는 매일 꽤 되는 청어 생선을 먹으며, 배설을 하면 깨끗이 청소해야 하고, 학교 운동장을 산책시켜 줘야 한다. 감사히도 방수 기능이 소생한 이후로는 학교 수영장에서 수영도 시켜줘야 한다.
이 모든 걸 톰 미첼 혼자 했다면 감당하기 버거웠을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후안 살바도를 위한 자발적인 자원봉사자들이 생겨난 것이다. 학생들은 기꺼이 나서서 펭귄의 먹이를 사러 쇼핑을 가고, 씻겨주고, 운동시켜 주는 일을 돕는다.
너무도 흐믓한 이야기의 연속이었다.
불가능할 것만 같은, 마젤란펭귄과 인간들의 공존이 이루어진 것이다.
저자는 이제 수십년이 흘러 영국 콘월에 살다가 어느날 창고를 정리하다 영화촬영 필름을 발견하고 복원을 통하여 후안 살바도의 동영상을 기적같이 발견했다. 왜 아니었겠는가 이제 노년이 된 톰은 스물세살에 아르헨티나에서 보냈던 한 철을 뭉클하게, 회한에 젖어 회상하면서 마무리된다.
자연보호와, 해양 동물 보호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지만,
작가가 실제로 겪은 해프닝 같고 동화같은 체험을 통해서 그러한 메세지가 생생히 전달된다.
곰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 <패딩턴>의 작가가 극찬한 이유를 알겠더라.
나 또한 동일한 감동과 여운을 느꼈다.
멋진 경험을 멋진 필치로, 진솔하게 담아낸 펭귄과의 동거기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였다.
'내가 남아메리카에 온 이유는 내 지식이나 경험과는 동떨어진 사람들을 만나고, 낯선 곳을 탐험하고, 야생을 보고 싶어서였다. 온화하고 비옥하며 낮은 언덕들과 울창한 숲이 있는 서섹스의 시골 마을에서 자란 나는 안데스 산맥 고산지대의 희박한 공기를, 파타고니아의 거대하고 광할한 대평원을,
아타카마의 모래사막에 부는 건조한 바람을 늘 갈망했다.
이과수의 웅장한 폭포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고, 엘미스티의 화산과 쿠스코와 마추피추의 잉카 문명을 보고 싶었다.
그러한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이곳저곳을 탐험해보고 싶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낯선 문화에서 사는 이들에게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으며 이국의 다양한 동식물도 보고 싶었다.'
(260쪽)
'후안은 마치 자신이 바다의 영혼인 듯, 해양 생물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이자 바다에서 사용하는 모든 기술의 정수인 듯, 미친 듯이 날뛰는 거대한 폭풍우도 자신을 공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조물주의 창조물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피조물인 그는 어떤 바람에도, 어떤 파도에도 본능적으로 맞설 수 있도록 태어났다.
바다는 그의 영역이었으며 그는 그 안에서 행복했다.'
(315page)
매일 아침 산을 오르는 나는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촌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성장했던 까닭인지 나는 무작정 자연에 끌리는 것이다. 겨울이건 여름이건 일단 산에 오르면 나는 그렇게 마음이 푸근할 수 없다. 나무 위를 무리지어 오르는 청설모와 이따금 만나는 고라니의 가벼운 도약을 보는 것도 산을 오르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를 단숨에 읽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자연을 좋아하는 나의 성향 탓이 아닐까 싶다. 호기심 많고 모험심 강한 영국 시골 마을 출신의 청년 톰 미첼은 오직 낯선 곳을 탐험하고, 야생을 보고 싶다는 욕망에 이끌려 남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그가 갔던 1970년대초의 아르헨티나는 정국이 불안하고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시기였지만 그는 돈을 벌겠다는 욕심보다는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새로운 문화와 자연을 체험하는 게 더 좋았나 보다. 그가 자원했던 곳은 아르헨티나의 유일한 기숙 학교인 세인트 조지였고 그는 그렇게 영국인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니 이전에 보고 들엇던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보고, 남아메리카에 대해 막연하게 품었던 기대와 현실을 비교해보면, 진정으로 중요한 것과 소중한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세상에는 경이롭게 아름다운 것들과 이루 말할 수 없이 귀중한 것들이 이토록 많은데 인간은 다른 모든 종에게 그토록 이기적이고 잔인할 수 있을까?" (p.281)
작가는 어느 날 우루과이 해안의 휴양도시 푼타델에스테 Punta del ESte의 전망 좋은 아파트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친구 벨라미스가 한겨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휴가용 아파트를 그에게 기꺼이 내준 것이다. 그렇게 느긋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보낸 작가는 떠나기 전날 서둘러 짐을 꾸리고 청소를 하고 마지막으로 바닷가 산책을 나섰다. 그런데 그곳에서 그는 기름과 타르에 덮여 죽어가는 수많은 펭귄의 사체를 목격한다. 기름유출 사고는 아니었고 환경 관련 규제들이 허술했던 당시의 유조선들은 화물을 내린 후 바닷물에 탱크를 씻기 일쑤였고, 유조선에서 흘려보낸 기름에 의해 많은 펭귄들이 죽어갔던 것이다.
그 끔찍한 참사을 보면서 해안을 따라 걷던 작가는 어느 순간 미약한 움직임을 목격하고 걸음을 멈춘다. 죽기 직전의 마지막 고통의 몸부림을 그는 차마 외면할 수 없어서 기름에 덮인 펭귄을 들고 아파트로 향한다. 아파트 욕실에서 펭귄을 씻기던 중 부리에 손가락을 물려 깊은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작가는 기름을 제거한 후 바다로 되돌려 보낼 생각으로 열심히 씻겨주었다. 그러나 다 씻긴 펭귄을 데리고 바닷가에 나갔지만 그 새는 펭귄 무리를 향해 나아가지 않고 다시 작가를 따라왔다고 한다. 휴가를 마친 작가는 어쩔 수 없이 그 펭귄과 함께 우루과이로부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의 험난한 여정을 시작했고 우여곡절 끝에 세인트 조지의 기숙사로 복귀했다. 스물세 살의 영국인 청년과 마젤란 펭귄 후안 살바도르(작가가 붙여준 펭귄의 이름)의 동거는 그렇게 시작되엇다.
"사람들은 후안을 현명한 새라고 생각했다. 후안의 외모도 한몫했다. 성직자들이 입는 빳빳이 세운 흰색 칼라 모양의 털에 길고 검은 망토를 입은 그의 모습은 마치 빅토리아 시대의 어느 너그러운 노신사처럼 보였다. 통풍으로 다리가 불편한 그런 노인 말이다. 아니면 목에 십자가 목걸이만 두르면 주교님처럼 보일 수도 있다. 언뜻 보면 말이다." (p.175)
후안의 소문은 학교 전체에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300명이 넘는 학생들과 교직원들, 심지어 경비원이나 청소를 담당하는 아줌마들에게도 후안은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작가의 테라스에 거처를 정한 후안은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눈을 마주치고 격렬하게 반겨준다. 인간과 동물이라는 관계를 떠나 사람들은 차츰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후안을 대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후안이 좋아하는 청어를 사다 날르고 테라스 청소를 하고 같이 산책을 하는 등 후안은 세인트 조지의 명실상부한 마스코트가 되었다. 그렇게 사람들과 격 없이 소통하면서 우정을 키워나갔다.
"후안은 펭귄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사회생활을 했다. 불현듯 후안이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들은 후안이 보내는 신호를 일일이 받아주고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사람 한 명도 없이 오직 펭귄들하고만 얼마나 살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지금 세인트 조지에 있는 후안 살바도가 그렇게 살고 있을 테니까" (p.247)
작가는 후안을 펭귄 무리에 되돌려 보내기 위해 발데스 반도를 둘러보는 둥 노력을 하지만 그것이 결국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후안의 입장에서도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고 판단하기에 이른다. 좋든 싫든 그는 후안을 끝까지 돌보겠다고 결심한다. 방학이면 그는 후안을 세탁실의 사라 아줌마에게 맡기거나 교사 루크에게 맡기고 한동안 여행을 하기도 하면서 잘 지낸다. 그러나 루크에게 맡겼던 어느 여름날 갑자기 후안이 죽었고 루크에 의해 안장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작가는 아르헨티나에서의 특별했던 추억을 안은 채 영국으로 귀국했고, 후안과의 잊지 못할 경험을 책으로 냈다. 이 책에서 작가는 후안이 마치 자신의 친구인 양 코믹하게 쓰고 있다. 노인이 된 작가는 다시 아르헨티나에 돌아와 후안과 지냈던 추억의 장소를 더듬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몇 년 전에 읽었던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를 떠올렸다. 샌프란시스코 만의 기름 유출 사고를 목격하한 후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시승을 거부하였고, 미국 전역을 걸으면서 17년 동안 말을 하지 않았던 존 프란시스. 이런 책들을 읽으면 인간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우리는 자연에 대해 너무나 잔인하지 않은가 반성하게 된다.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제목을 처음 본 순간 웃음이 났다.
남극에 있어야 할 펭귄이 황당하게 무슨 테라스에 있다는건지...이게 말이 되나? 저자가 무슨 의도로 이런 제목을 붙였을지 문득 흥미가 솟았다. 귀여운 펭귄 일러스트도 눈에 띈다. 더군다나 소설인 줄 알고 있었는데 실화란다. 동물원이나 수족관 직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지 예상했었는데 마젤란펭귄과 철부지 교사의 우연한 동거란다. 오옷! 진짜 궁금하다.
23살의 신입교사였던 톰은 여행지에서 바다를 거닐다 우연히 죽어가던 펭귄을 구하게 되면서 마젤란펭귄 후안과 톰의 유쾌한 동거가 시작된다. 나라면 절대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후안을 밀반입하는 톰은 엉뚱하면서도 용감하게 보였고, 얌전히 잘 있던 후안이 꼭 중요한 순간에 사고를 쳐서 톰을 놀라게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마젤란펭귄 후안을 의인화해서 진짜 말하는 것처럼 쓴 글은 펭귄의 심정을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해줬고, 펭귄의 습성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기름유출이라는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책 제목을 보고 생각했던 것처럼 귀엽고 깜찍한 마젤란펭귄 후안의 행동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긍정적이고 코믹한 이야기만 나올거라는 내 예상과 달리 당시 아르헨티나의 경제적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대적 배경과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런 심각한 내용을 읽다가 후안이 청어를 정신없이 받아먹는 묘사나 학생들의 고민상담을 들어주는 부분을 읽을 때면 언제 무거운 분위기였냐는 듯 앞의 내용은 전부 잊어버리고 미소 짓기 바빴다. 마지막에 정말 사랑스럽던 후안이 톰의 품에서 세상을 떠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도 슬펐지만 다른 펭귄들과 달리 행복한 삶을 살다 갔다고 믿고 싶다.
왜 이렇게 늦었어? 이 친구야...
뭐하느라 이리 오래 걸린거야? _p339
< 이 리뷰는 땡스기브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