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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 봄이 왔어요

박사님, 봄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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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2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510쪽 | 128*188*35mm
ISBN13 9791125817871
ISBN10 112581787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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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북벅스
출간작으로 『사랑하는 나의 Dr. Lee』,『만파식적』,『사랑은 첫눈처럼』,『이요르의 꼬리붙이기』,『아기코끼리의 태동』,『미리내의 반란』,『담 너머 산책』,『원을 그리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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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백하자면.”
보미가 천천히 걸어와 옆에 앉을 때까지도 재촉하지 않고 포근한 눈동자로 그녀를 보던 그가 와인의 마개를 땄다.
“좋다고 얘기만 들었지 즐기진 않아요.”
집에서 와인 잔을 손에 쥐고 클래식 감상을 할 것 같은 남자가 이질적인 말을 늘어놓고 있었다. 보미는 오물조물 움직이는 그의 입술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몽롱했다. 하늘 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그가 어떤 말을 하는지 명확하게 귓속에 박혀들지가 않았다. 어이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거 같긴 한데 정확한 뜻은 알 수 없었다.
기분이 좋은 것은 확실했다. 모두가 선망하며 갖고 싶어 하는 남자 이성휘. 그런 남자와 와인을 마시고 그의 집에 단둘이 있다. 모두가 무시하는 계약직 직원 김보미가 말이다.
“정식으로는 처음 마셔 보는 겁니다.”
만찬회나 모임에 가면 다들 와인을 즐겨 마시니 한 잔 받아 놓고 홀짝이긴 했지만 이슬만큼 따라 주는 한 잔도 다 비운 적이 없었다.
“첫 경험이네요?”
“네?”
성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는데 보미는 그가 귀여워 보일 때도 있구나, 신기했다. 이것도 아무도 모르는 모습이었으면.
그의 표정이 참 다양하다고. 웃기도 잘하고 놀라기도 잘한다고. 그게 얼마나 싱그러워 보이고 귀여운지. 낫정은 물론 성휘를 좋아라 해바라기하는 콧대 높은 사람들에게 말한다면 어떤 반응일까. 헛소리하지 말라고 할까.
보미는 성큼 엉덩이를 들어 그의 가까이로 다가앉았다. 다른 의도는 없었다. 조금 더 그의 다른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흠칫 놀라며 와인병과 와인 잔을 든 손을 만세하듯 들고는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저 한잔 주세요.”
손을 든 채로 와인을 따르는 그의 모습은 아슬아슬해 보였다. 보미는 손을 뻗어 그의 양 손목을 잡고 아래로 내렸다.
“이렇게요.”
쪽.
손목을 잡았을 뿐인데 이런 소리가 나나. 보미는 진심으로 의아했다. 그의 얼굴이 바로 눈앞까지 와 다시 쪽 소리가 나기 전까진 정말 그런 줄 알았다.
“박……사님.”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을 뺐다.
“놀랐다면 미안합니다.”
그는 천천히 와인병과 잔을 테이블 위에 놓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후회는 안 합니다.”
“이 박사님.”
“보미 씨, 내게 소중한 사람입니다. 앞으로 더 많이 아껴 주고 곁에 있고 싶습니다.”
“소중……하다고요?”
보미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소중하다는 게 어떤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엄마를 소중하다고 생각했던가. 그저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만 생각한 건 아니었을까.
“아, 소중, 소중합니다.”
찡그리는 그녀를 보고 오해한 그가 얼굴을 붉히며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마음을 전하기도 전에 입을 맞춘 건…… 경솔했습니다. 하지만 보미 씨가 예뻐서…….”
그녀는 소중하다는 게 뭔지 몰라서 그런 거였는데 그는 입을 맞췄기 때문에 그녀가 기분 상했다고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보미 씨.”
“네.”
“보미 씨만 보면.”
그가 천천히 손을 뻗었다. 여전히 한 손은 그녀의 두 손을 소중히 맞잡고 있었다. 천천히 다가온 손은 그녀의 볼을 보듬었다. 미세한 떨림이 전해졌다.
“내가, 내가 아니게 됩니다. 조급해지고 화가 나고 걱정이 되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웃음이 나고 계속 당신을 보고 싶습니다.”
보미는 한 손을 빼내어 그녀의 볼을 보듬고 있는 그의 손등을 잡았다.
그래, 이건 꿈이다.
그녀의 이성이 점점 더 아득해졌다. 꿈이 아니라면 모두가 선망하는 이성휘 박사가 자신에게 마음을 전할 리 없었다. 보미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여전히 선명하지 않은 성휘가 앞에서 아른거렸다.
꿈의 화질이 좀 높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더 현실적이었을 텐데. 더 그를 만끽했을 텐데.
보미는 다른 한 손도 그에게서 빼내서 그의 볼을 보듬었다. 감촉은 현실감이 있는 것 같았다. 화질 대신 사실적인 촉감을 선사할 건가 보다.
“박사님.”
“네, 보미 씨.”
“이성휘 씨.”
그의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보미는 역시, 생각하며 허리까지 젖혀 가며 웃었다. 꿈속에서도 그는 박사님이었다. 이성휘라는 남자가 아니었다.
성휘는 갑자기 웃는 그녀를 홀린 듯 바라보고 있었다. 소리 내어 환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아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생기가 넘쳤다.
“보미 씨.”
성휘는 겁이 났지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는 더 이상 평행선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와 맞닿고 싶었다.
“저…… 어떻습니까.”
“멋져요.”
그는 느꼈다. 단박에 자신의 얼굴이 달아오른 것을.
“제가 좋습니까?”
“누가 박사님을 싫어해요. 이렇게…….”
보미가 그에게로 손을 뻗었다. 검지로 그의 볼부터 목, 어깨, 가슴……을 훑었다.
“보, 보미 씨.”
“잘생기고 몸도 멋지고.”
그녀의 검지가 허벅지까지 내려왔다. 그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위험했다.
“몸은 좀.”
“아, 그렇죠. 못 봤죠.”
보미는 해맑게 박수까지 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렇게 앞에 있는데 보면 되죠.”
거침없이 손을 뻗더니 그가 입고 있던 남방의 단추를 끄르기 시작했다.
“보미 씨, 왜 이럽니까.”
“몸은 못 봤으니 말하면 안 되죠. 보고 말할게요.”
두 번째 단추를 끄르던 그녀는 단추가 구멍에서 잘 나오질 않자 잡고 양쪽으로 팍 뜯어 버렸다.
“보미 씨?”
“어, 안에도 입었네요.”
그가 부여잡고 벗기질 못하게 하자 보미는 덥석 손을 안쪽에 넣어 가슴을 어루만졌다.
성휘는 순식간에 굳어 버렸다. 이미 그녀가 다가올 때부터 꼿꼿하게 서 버린 중심에 민망하고 미안했는데 이젠 그곳이 너무 뻣뻣해서 아프기까지 했다. 점점 더 몸을 기대 오며 가슴을 어루만지는 그녀에게 혹시라도 그것이 닿을까 그는 점점 더 몸을 뒤로 뺐다.
“보미 씨, 이러면 안 됩니다.”
그는 그녀를 밀어내려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그녀가 이렇게 할 정도로 자신에게 호감을 보였던가.
“취한 겁니까?”
“아닌데요.”
그녀의 눈동자는 몽롱함을 담고 있었다. 이제야 취기가 오르는 모양이었다.
‘이 여자 절대 어디 가서 취하게 하면 안 되겠네. 이렇게 아무 남자에게나 덥석 덥석!’
화가 나도 그의 중심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보미는 싱긋 웃으며 그의 가슴을 어루만지다가 그의 젖꼭지를 툭툭 검지로 건드렸다.
“보미 씨!”
“소중하다면서요.”
“네?”
“나 소중히 대해 줘요. 그럴 수 있죠?”
그녀는 이제 그의 젖꼭지 양쪽을 부여 잡고 살살 비틀었다.
“하아…….”
곧 부풀어 터질 것만 같은 중심에 그녀의 손이 닿았다.
“아!”
“얘 답답한가 봐요.”
그는 바지 위를 슬슬 어루만지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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