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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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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50*200*20mm
ISBN13 9791186257005
ISBN10 118625700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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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철학은 역사적으로 몇 번의 ‘전회’를 거쳤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고대 그리스의 철학은 존재론’ 중심으로 전개됐다. 그 시대의 철학자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만물의 ‘근원’arche이 무엇인지 물었다. 탈레스는 그것이 ‘물’이라 대답했고, 헤라클레이토스는 그것이 ‘불’이라 생각했으며, 엠페도클레스는 그것이 4원소물·불·공기·흙이라고 주장했다. 유물론자인 데모크리투스는 세상의 모든 것이 원자의 배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고, 관념론자인 플라톤은 세상의 모든 것은 천상의 이데아 세계에 있는 원형의 모방이라고 주장했다. 고대의 이 존재론 중심의 사유는 플라톤과 그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중세로까지 이어진다. ‘근원’을 ‘신’으로 바꾸어 놓았을 뿐, 중세의 신학도 근본적으로는 존재론의 성격을 띤다.

인식론적 전회
여기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은 근대에 들어와서다. 17세기 이후 서구의 철학은 ‘인식론’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것은 철학자들이 성급히 세계의 근원을 묻기 전에 먼저 정신의 본질부터
묻고 들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근대의 철학자들은 인간의 정신을 ‘세계를 비추는 거울’에 비유했다. 거울이 왜곡되어 있다면 당연히 거기에 비친 세계의 상도 왜곡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근대
의 철학자들은 세계를 파악하려면 먼저 그것을 비추는 정신의 상태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바로 여기서 의식을 가지고 의식을 들여다보는 이른바 ‘반성철학’의 프레임이 성립한다. 근대 초기에 일어난 이 철학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인식론적 전회’epistemological turn라 부른다.
자기의 의식을 들여다보았을 때 합리주의자들은 그 안에서 이른바 ‘생득관념’을 발견한다. 이는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다는 선천적 관념들을 말한다. 마치 공리에서 정리와 명제를 도출하는 것처럼, 합리주의자들은 이들 생득관념들로부터 ‘연역법’에 따라 지식을 도출하려 했다. 그렇게 얻은 명증한 지식으로는 수학이나 기하학에 못지않게 의심의 여지없이 확실한 지식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믿었다. 반면, 이들과 달리 영국의 경험주의자들은 의식 속에서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인간의 의식은 태어날 때부터 백지상태tabula rasa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식이란 후천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세계의 인식이란 곧 경험을 통해 밖에서 들어온 감각자료를 귀납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을 의미했다.
어떤 의미에서 근대철학이야말로 최초의 매체철학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정신 혹은 의식을 세계인식의 ‘기관’으로, 즉 일종의 ‘매체’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매체비판이라는 측면은 특히 합리주의와 경험주의를 종합한 칸트의 비판철학 속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비판서의 제목(《순수이성비판》, 1781)이 말해주듯이, 칸트에게 철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세계인식의 매체인 이성의 한계부터 점검하는 데에 있었다. 이 책에서 칸트는 이른바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통해 시간과 공간이 우리 의식의 형식이라고 주장한다. 눈에 보이는 세계가 실은 우리의 ‘의식’의 구성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칸트의 전회는 결국 세계가 미디어로 구축된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칸트는 시간과 공간을 ‘미디어’라 불렀다.

언어학적 전회
20세기에 철학에서는 또 한 번의 전환이 일어난다. 전환의 계기가 된 것은 ‘인간의 의식이 언어로 구축된다.’는 새로운 인식이었다. 우리는 흔히 먼저 생각이 있고 언어는 그 다음에 온다고 착각하기 쉽다. 이때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생각’의 미디어, 즉 언어다. 우리는 언어 없이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즉 우리가 생각을 하기에 우리에게 언어가 있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언어가 있기에 우리가 비로소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가 의식으로 구성된 것이라면, 세계를 알기 위해 먼저 의식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의식이 다시 언어로 구성된 것이라면, 세계를 알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당연히 언어가 될 수밖에 없다. 20세기에 일어난 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언어학적 전회’linguistic turn라 부른다.
일찍이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는 곧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언어를 통해 미리 규정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 역시 비슷한 시기에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존재자들의 세계는 언어적으로 구축된다는 것이다. 발터 베냐민은 “인간은 언어를 통해서 through가 아니라 언어 안에서in 자신의 본질을 신에게 보고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인간의 고유한 본성은 언어 그 자체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들 철학자의 말대로 세계와 언어가 언어로구축되는 것이라면, 세계와 인간에 대한 통찰은 오직 언어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 언어는 이렇게 철학의 최종심급이 된다. 20세기 후반에 지성계를 휩쓸었던 기호학 운동 역시 넓은 의미에서 언어학적 전회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기호학의 기원이 된 것은 소쉬르의 일반언어학의 구상이었다. 기호학자들은 영화, 회화, 음악 등의 문화적 현상에서 언어적 구조를 발견해 내려 했다. 그들은 인간의 문화적 표현은 그 어느 것이든 자기 고유의 문법과 어휘를 가진 일종의 언어로 볼 수 있다고 믿었다.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심지어 원시부족의 친족구조가 언어적으로 조직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물론 우리 자신의 사회도 우리도 모르게 언어적으로 구조화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기호학의 범위는 문화현상이나 사회구조로 국한되지 않는다. 라캉은 심지어 우리의 무의식까지 언어적으로 조직되어 있다고 본다.

미디어적 전회
17세기의 인식론적 전회, 20세기의 언어학적 전회에 이어, 21세기 철학에서는 또 한 번의 전회가 일어난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오늘날 우리의 세계체험은 대부분 미디어media로 매개된mediated 간접적mediate 경험으로 변했다. 오늘날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남이 본 것을 보고, 남이 들은 것을 듣고 있다. 내 눈으로 직접 보거나 내 귀로 직업 들은 것은 나의 세계체험 중의 극히 일부분이고, 그것도 지극히 사소한 일부분에 불과하다. 오늘날 세계는 ‘의식’에 주어지거나 ‘언어’로 구조화되기보다는 ‘미디어’로 제작된
다. 이 악마적 상황의 시각적 상징이 바로 영화 [매트릭스](1999)이리라. 만약에 세계가 미디어로 구축되는 것이라면, 세계를 인식하기 위해 먼저 미디어의 본성부터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 전환을 ‘미디어적 전회’medial turn라 한다. 이를 또한 ‘도상적 전회iconic turn라 부르기도 하는데, 그것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등장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주요한 수단이 문자에서 영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편, 디지털 영상의 현란함에 가려 종종 간과 되나 놓쳐서는 안 될 또 하나의 중요한 현상이 있다. 그것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더불어 사라진 구술문화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물론 전자매체가 시공으로 서로 격리된 이들 사이의 인격적 접촉을 허용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상적 전회는 동시에 ‘구술적 전회’oral turn이기도 하다. 과거의 대중이 정보를 읽었다면, 이중의 전회를 거친 오늘날 대중은 정보를 보거나 듣는다.
‘의식’과 ‘언어’에 이어 ‘매체’가 철학의 최종적 심급이 된 것은, 오늘날 우리가 세계를 체험하는 방식 자체가 미디어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급진적으로 표현하자면, 오늘날 우리는 미디어가 허용하는 한에서만 세계를 지각하고,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미디어가 어느새 우리가 하게 될 세계체험의 가능성을 미리 규정하는 선험적 조건이 되었음을 뜻한다. 특정한 시기의 세계와 인간에 대한 관념은 알게 모르게 그 시기를 대표하는 저장·전달·가공 매체의 성격에 미리 규정되기 마련이다. 이를 ‘미디어 아프리오리’Medien-apriori라 부른다. 매체철학의 가장 큰 과제는 물론 세계와 인간과 사회의 형성을 미리 규정하는 이 미디어 선험성을 드러내는 데에 있다.

미디어의 정의
‘미디어’medium이라는 말의 발명자는 아리스토텔레스로 알려져 있으나, 실은 그는 그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영혼론에서 그는 ‘그 자체로는 지각되지 않으나 지각을 가능하게 해주는 어떤 중간자’에 대해 언급하는데, 토마스 아퀴나스가 이 모호한 개념을 라틴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미디어’라는 말을 임의로 만들어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미디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예를 들어 브록하우스사전 1809년 판에는 아예 ‘미디어’라는 항목이 없다. 1856년 판은 그것을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 즉 ‘중용’中庸으로 정의한다.
1911년 판에야 비로소 “뭔가 매개하는 것”이라는 규정이 등장하나, 이 역시 오늘날의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2) ‘미디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맥루언의 저서 《미디어의 이해》(1964) 이후의 일이다. 20세기 말에 이르면 그 말의 사용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저마다 ‘미디어’를 다르게 이해하
고, 다르게 규정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미디어’의 합의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흔히 ‘미디어’라고 하면 말·글, 목판·석판·활판 인쇄, 사진·영화·음반, 라디오·텔레비전, 컴퓨터·인터넷·SNS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미디어’의 외연은 그보다 훨씬 넓다. 돌·흙·파피루스이니스, 무기·바퀴·전등맥루언, 마차·기차·비행기비릴리오. 축음기·영사기·타자기키틀러, 예술·신앙·사랑루만 학급·축구·대기실플루서, 선거·총파업·도로보드리야르 등, 학자들이 생각하는 미디어의 범위는 우리의 일상적 이해를 넘어선다.
그 많은 정의들을 외연의 넓이에 따라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넓은 정의는 그것을 ‘자연과 인간 사이의 매개체’로 규정하는 것이리라. 예를 들어 맥루언은 ‘미디어’를 인간이 자연과의 싸움에 사용하는 일체의 도구와 동일시한다. 두 번째 부류는 미디어를 ‘인간과 인간 사이의 매개체’로 규정한다. 이 경우 ‘미디어’라는 용어는 말이나 글처럼 인간들 사이의 소통에 사용되는 수단들을 가리키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좁은 정의는 그것을 기술적 미디어로 규정한다. 가령 키틀러는 미디어를
‘정보의 저장·전달·가공에 관계된 기술’로 정의한다. 이 경우 말이나 몸짓처럼 인간의 신체나 지각과 관련된 것은 미디어에서 제외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 ‘미디어’라는 말의 다양한 용례를 고루 허용할 것이다.

매체철학의 논점들
매체철학의 과제는 이 정의들로부터 자연스레 도출된다. 자연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도구를 통해 자연과 매개된 관계를 갖는다. 자신과 자연과 사이에 도구를 끼워넣음으로써 인간은 한편으로는 자연을,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변화시킨다. 그렇게 인간은 도구를 통해 자연을 변화시키면
서 자신도 도구와 함께 공진화해 왔다. 다른 한편, 미디어는 또한 인간과 인간의 사이를 매개한다.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면, 그에 따라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방식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사회도 변하는 것이다. 가령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간들 사이의 사회적 접촉의 방식이 그 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해 보라. 여기서 매체철학의 세가지 주제가 얻어진다.
▶ 미디어가 자연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미디어가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미디어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매체철학은 ‘미디어 아프리오리’의 관점에서 기존의 ‘존재론’과 ‘인간학’과 ‘사회론’을 해체·재구성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물론 ‘의식’이나 ‘언어’도 오랫동안 매체로 간주되어 왔으므로 어떤 의미에서 17세기 이후 철학은 모두 매체철학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낱말의 외연을 지나치게 확장한다면, ‘미디어적 전회’라는 말은 고유한 의미를 잃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미디어’의 외연을 인쇄술 이후에 등장한 기술적 매체로 한정하려 한다. 여기서 다루어야 할 ‘미디어적 전회’가 바로 그 매체들의 효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디어’란 주로 사진과 영화, TV와 라디오, 컴퓨터와 인터넷 등 흔히 ‘대중매체’라 불리는 것을 가리킬 것이다.
그동안 미디어에 대한 이론적 성찰은, 거칠게 요약하면, 크게 세 세대에 걸쳐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 이론의 1세대는 주로 사진이나 영화와 같은 기계복제 매체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브레히트, 베냐민, 발라스의 이론이 여기에 속한다. 미디어 이론의 제2세대는 라디오나 텔레비전과 같은 아날로그 전자매체에 관한 담론이었다. 이니스, 해블록, 맥루언, 옹과 같은 캐나다 학파의 학자들이 이 세대를 대표한다. 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텔레비전의 현상학을 전개한 안더스도 빼놓을 수 없다. 미디어 이론의 마지막 세대는 물론 컴퓨터와 인터넷 등 디지털 전자매체를 주로 다룬다. 보드리야르, 플루서, 그리고 상당한 유보와 함께 키틀러를 이 흐름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유명한 베냐민의 텍스트에서 출발하려 한다.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작품〉1936은 미디어 이론들의 우주에서 범례적 역할을 한다. 비록 에세이 풍의 짧은 텍스트이지만, 미디어 연구에 패러다임을 제공함으로써 후속 이론들이 펼쳐지는 담론의 장場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키틀러의 저작 《기록체계 1800/1900》1985이다. 21세기에 일어난 ‘미디어적 전회’가 바로 그 책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키틀러는 자기의 이론을 세우기 위해 맥루언, 플루서, 비릴리오 등 기존의 미디어 이론가들과 비판적으로 대결해야 했다. 그 결과 자연스레 미디어 이론의 역사를 회고하는 미네르바의 부엉이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 책을 마감하는 역할을 그에게 맡기기로 했다.
---「서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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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미디어 이론』, (열린길, 2016)

21세기는 가히 미디어의 시대이다. 사진·영화·라디오·텔레비전과 같은 낡은 매체는 말할 것도 없고, 날로 진화하는 컴퓨터·인터넷·모바일 폰·SNS 등 새로운 혁신적 매체들이 우리의 의식과 삶을 지배하고 있다. 미디어의 촘촘한 그물망을 벗어난 삶이란 로빈슨 크루소의 그것과 유사하다고 말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우리 시대의 논객이자 파워 라이터인 진중권 교수가 지은 이 책의 의의는 매우 크다. 무엇보다 진교수의 책은 매체 기술의 혁신으로 가상과 실제, 진짜와 가짜가 헷갈리는 현대 세계를 이해하고 성찰하기 위한 중요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미디어, 특히 대중매체가 어떻게 자연·인간·사회를 지배하는가를 탐구하는 이른바 매체철학의 여러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미 국내 독자들에게 친숙한 발터 벤야민, 마샬 맥루언, ‘팬텀’과 ‘매트릭스’의 귄터 안더스,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의 장 보드리야르 등의 대가들이 등장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사상가 및 문화이론가들의 이론이 소개되고 있다. 해롤드 이니스의 제국과 커뮤니케이션 이론, 월터 옹의 구술문자와 문자문화론, 빌렘 플루서의 디지털 가상론,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기록체계 이론 등이 그것이다.
구성은 일목요연하며, 내용은 묵직하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읽기가 무척 쉽다는 점이다. 내용은 철학적이지만 흔히 생각하듯 결코 어려운 이론서가 아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설명하는 친절함의 덕목을 갖추고 있다. 조금만 노력하면 대학교 신입생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게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이 가독성이 뛰어난 이유 중 하나는 머리말에서 서구 철학의 제 문제를 역사적 시기 구분을 통해 정리하고, 20/21세기의 매체철학을 이러한 철학사적 틀 속에 자리매김하기 때문이다. 17세기 과학혁명기의 존재론에서 인식론으로의 전환, 20세기 초의 언어(학)적 전환, 21세기의 미디어적 전환이 그것으로서 이러한 거시적인 패러다임 전환의 지형도 속에서 매체철학이 미시적으로 탐구된다.
물론 이와 같은 진교수의 철학사적 장치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여기서 그의 주체적이고 날카로운 통찰력을 엿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책의 말미에서 그가 미디어적 전환이란 실상은 20세기 초의 언어(학)적 전환의 두 번째 국면에 불과하다고 진단할 때는 매체철학 담론을 주도한 거장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그들을 평가하는 늠름한 자세를 엿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서구 철학자 및 이론가들에게 확실히 머리를 조아리는 이 땅의 다른 지식 오퍼상들과는 확연히 다른 자세이다. 그의 늠름함은 ‘아프리오리와 아포리아’라는 촌철살인적 수사학에서도 잘 드러난다. 매체철학이란 한마디로 미디어가 문화를 지배한다는 아포리(선험성)에 입각하면서, 동시에 바로 이 때문에 결국 ‘아포리아’(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만을 제기할 뿐이라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유추하자면 현대의 매체철학도 칸트 이후 지속된 서구철학의 모순과 한계를 또다시 되풀이할 뿐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이처럼 진중권 교수는 가장 시사성이 있는 서구 현대 철학 담론을 비판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것도 상쾌하게 말이다.
나인호 (대구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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