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8쪽 \| 371g \| 15322420mm
ISBN13	9788989370147
ISBN10	898937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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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서울 출생으로 미국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며 번역과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역서로는 『파이트 클럽 Fight Club』, 『서바이버 Survivor』, 『버드맨 Birdman』, 『초크 Choke』, 『거짓말의 병리학 Pathology of Lies』, 『어깨 너머 Over the Shoulder』 등이 있습니다. 『베니스 블루』는 처음으로 발표하는 소설이고, 현재 장편소설 『아네모네』를 집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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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블루』는 주인공 민호가 메리의 쌍둥이 동생인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 "에마 케이너드"를 만나 메리와의 로맨스를 회상하는 형식을 띤 액자소설이다. 장편소설을 액자의 형식으로 풀어나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그림에서 액자로, 또 액자에서 그림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인데, 이 점에서 작가 최필원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을 보여준다. 제1회 한국 인터넷문학상 심사평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신인이란 이름을 굳이 붙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그리고 "작품의 밀도, 구성, 묘사, 긴장감, 리얼리티 어디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사건으로 독자들의 긴장을 당기고 놓기를 반복한다. 소설 속에서 전개되는 민호와 메리의 사랑 이야기가 시나리오에 나온 그대로의 이야기라고 밝혔듯이 어쩌면 작가 최필원은 한 편의 시나리오를 쓰듯 이 소설을 썼을지도 모른다. 왜 베니스인가. 베니스는 누가 뭐래도 '낭만의 도시'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고 싶어하는 꿈과 사랑의 도시, 베니스. 하지만 예술가들에게 있어 베니스는 영원한 이별이 있는 슬픈 도시이기도 하다. 『베니스 블루』의 모티브가 된 영화 <섬머타임>이 그렇다. 1955년 데이비드 린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에서 주인공(캐서린 헵번 扮)은 베니스로 휴가를 왔다가 유부남(로싸노 브리찌 扮)과 사랑에 빠지다 결국 헤어진다. 또한 1971년 칸 영화상을 수상한 루키노 비스콘티(Luchino Visconti) 감독의 <Death in Venice(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는 베니스로 휴양 온 작곡가가 미소년을 사랑하다 전염병으로 숨을 거둔다. 『베니스 블루』에서 그려지는 베니스 역시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절망의 끝자락에 걸린 신기루. 오랜 갈망 끝에 그곳에 서 보지만 새로운 희망이란 없다. 되돌릴 수 없는 운명이 있을 뿐. 『베니스 블루』의 여주인공 "메리 케이너드"가 고통스런 삶을 마감하는 이곳은 그녀가 평생 그려왔던 꿈의 도시이다. 그녀는 그곳에서 인생을 마감하고 싶어한다. 어쩌면 그녀는 그곳이 신기루임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삶을 마치고 싶어했을지도.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한 순간만이라도 함께 하며 '베니스'를 화폭에 담고 싶어했다. "날 사랑하나요?" 그녀는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녀가 한번도 몸을 섞지 않은 이방의 남자에게서 확인하고자 했던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아름다운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 『베니스 블루』에는 두 종류의 사랑이 있다. '이곳', 현실에서의 세속적 사랑과 '그곳', 베니스에서의 순수한 사랑. '나' 최민호를 중심으로 아내 "세진"과의 사랑은 '이곳'의 사랑이고 '메리'와의 사랑은 '그곳'의 사랑이다. 전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뭔가를 끊임없이 바라고 요구하는 사랑이다. 관계와 그에 따른 역할이 강요되는 '평범한' 사랑인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엔 이기심이 있고 권력이 있다. 그에 반해 후자의 사랑은 "존재"만으로 충족되는 사랑이다. 그 존재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그 사랑은 성립된다. "나" 최민호는 아내 "세진"을 떠나 "메리"와 함께 베니스행 기차를 탐으로써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사랑이 성립되는 세계로 진입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랑은 이상적(理想的)이기에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메리의 마약중독으로 인한 금단증상은 끊임없이 불행한 결말을 예고한다. 그 예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비 내리는 베니스를 배경으로 암울하고 처절하게 전개된다. 결국 헤어짐은 메리의 자살이란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 사랑의 끝은 이상적인 사랑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감동 그 자체이다. 민호가 자살을 위해 떠나가는 메리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는 장면은 우리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져준다. 과연 사랑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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