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의사결정은 합리성에 토대를 둔다. 왜 그런가? 충동적인 감정과 경험보다는 논리와 신중한 분석, 완전한 정보를 얻기 위한 세심한 탐색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합리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여러 가치들을 비교하여 이를 명확하게 하고 우선순위를 일관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당신의 인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을 제공한다. 두 점 사이를 가장 짧은 거리로 이어주는 선이 직선이듯, 지금의 여러분과 여러분이 미래에 원하는 바를 가장 짧게 이어주는 것이 합리성이다.
---「2. 합리성의 추구」중에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테러리스트에 의한 항공 사고보다는 자신의 자동차 사고로 인한 죽음을 더 두려워할 것이다. 사실, 통계에 의하면 테러리스트가 1년에 50대의 항공기를 납치해 모든 탑승객을 살해한다고 가정해야 같은 거리를 운전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통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테러리즘에 대해 비이성적으로 행동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사람들은 대규모 재난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음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 두 번째, 테러의 희생자가 될 실제 위험성이 작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알 수 없다. 어쩌면 심리적 공황상태를 이용해 이득을 보는 언론과 정치인들의 손에 놀아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세 번째, 비합리적인 것에 대해 합리적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죽이고 천국에 가면 영웅이 된다고 확신하는 자살 테러범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겠는가? (중략)
합리성은 우리가 문제를 완벽하게 규정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적절한 평가 기준을 모두 찾을 수 있으며 목표와 가치, 이해관계에 따라 모든 평가 기준에 정확한 가중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또 모든 적절한 대안들을 찾을 수 있으며, 모든 대안들을 정확히 평가하고 비교하여 최선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가정한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합리성의 밑바탕에 있는 미숙한 가정과 인간의 불완전성 사이에서 우리 모두는 종종 비합리적으로 행동한다.
우리가 합리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이 언제나 틀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들 중 다수는 실제적으로 상당히 훌륭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일부 사람들은 ‘비합리성을 다루는’ 비결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편향성을 알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편향성의 영향을 최소화하는지도 알고 있다.---「3. 합리적이기 힘든 이유」중에서
닻 효과란 최초의 정보가 시작점으로 고정되는 경향성을 말한다. 일단 고정되면, 우리는 후속 정보들을 적절하게 조정하지 못하게 된다. 왜 이러한 일이 생기는 것일까? 우리의 마음은 처음 받아들였던 정보에 중점을 두게 된다. 그래서 나중에 받은 정보보다 처음에 받은 인상이나 생각, 가격, 평가에 과도한 무게가 실리게 된다.
닻 효과는 광고업자나 정치가, 부동산 중개인, 변호사 등 남을 설득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예를 들면, 어떤 모의재판에서 원고의 변호사는 배심원들에게 1천 5백만 달러에서 5천만 달러 범위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또 다른 배심원들에게는 5천만 달러에서 1억 5천만 달러 범위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닻 효과에 따라 두 가지 상황에서 조정된 배상액은 1천 5백만 달러와 5천만 달러로 정해졌다.
그러나 협상이란 설득 전문가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교섭과 관계가 있다. 우리는 새 차를 산다. 또한 우리는 집이나 회사를 사고 판다. 우리는 혼전 계약을 맺거나 연봉을 협상한다. 그리고 협상에서는 언제나 닻 효과가 발생한다. 누군가가 숫자를 말하면 곧바로, 그 숫자를 객관적으로 무시할 수 있는 당신의 능력이 타협을 벌인다. 예를 들면, 채용 가능성이 높은 고용주가 당신에게 이전 직장에서 받은 급여를 묻는다면, 당신의 대답이 하나의 기준이 되어 고용주의 제의가 나오게 된다. 우리 대부분은 이를 이해하고 새로운 고용주가 더 많은 급여를 제시할 것을 기대하면서 이전에 받았던 급여를 ‘상향 조정’하려고 한다.
---「16. 닻 효과」중에서
최근 몇 달 동안 마이크는 온몸 여기저기 통증에 시달려 왔다. 일상적인 통증보다 훨씬 더 심했다. 무릎도 쑤셨고, 아킬레스건도 아팠으며, 척추 아래쪽도 고통스러웠다. 그는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고, 주치의는 스포츠의학 전문가를 추천해 주었다. 철저한 조사를 끝낸 후, 전문가는 마이크에게 운동량을 줄일 것을 권했다. “당신은 이제 이런 힘든 운동을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습니다. 당신의 신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습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하루에 30~45분만 운동하도록 하십시오.”
부상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동시에 이러한 전문가의 말에 화가 난 마이크가 운동량을 줄이라는 그의 제안을 따랐을까? 아니다. 마이크는 이렇게 말했다. “몸은 사용하지 않으면 잃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건강해지려면 격렬한 운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습니다. 내가 겪는 고통은 일시적인 것입니다. 나는 고통을 이길 수 있습니다. 내가 만약 운동량을 줄인다면, 지금껏 운동해 온 것을 모두 잃게 될 것이며, 나의 건강도 더 나빠질 것입니다.”
마이크는 확증의 편향성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듣고 싶지 않은 정보를 무시하며 선입견을 지지하는 정보만을 중요시하고 있다.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은 우리가 객관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18. 나는 내가 원하는 것만 듣는다」중에서
주식시장은 150포인트 올라가고, 분석가들은 재빨리 우리에게 ‘낮은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들의 강한 확신’이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음날, 시장은 150포인트 떨어지고, 같은 분석가들이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과 심각한 부채 부담 때문에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여 나갈 것이라는 두려움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분석가들이 ‘시장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을 빠뜨리지 않고 반드시 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지 않은가? 흥미로운 사실은, 시장이 내일 어떻게 될 것이라는 정확한 예측에 대해서는 그들이 이런 통찰력과 확신을 결코 보여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초보자의 경우, 이들 분석가들이 말하는 것을 믿기 쉽다. 내가 몇 가지 조언을 하겠다. 이들 ‘전문가들’을 무시하라. 그들의 사후 평가는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다. 그들의 분석은 금융 관련 뉴스 시간과 신문의 경제 관련 지면을 채우고, 이들 중 몇몇 분석가들은 연간 수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더 나아가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모든 움직임에는 논리와 근거가 있다고 믿게 한다. 그러나 여러분은 눈을 감고 귀를 막아라. 그렇게 하는 것이 아마 여러분의 돈을 절약하는 길이 될 것이다.
---「22. 존재하지 않는 패턴 이해하기」중에서
의사결정에서 경험을 선호하는 일반적인 주장은 다음의 논리를 따른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우리는 실수를 하게 되고, 그러한 실수에서 효과가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 배우고 경험을 얻는다. 그 경험은 차후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앞에서의 논의와 마찬가지로 경험은 실수를 통해 배우게 한다.
너무 멀리 가기 전에 경험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를 분명히 하자. 그것은 나이인가? 활동한 시간의 길이인가? 축적된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측정하는 것인가? 의사결정에서 경험의 가치는 경험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질과 양에 모두 관심이 있으므로, 경험을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축적하게 하는 반복된 피드백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20년간의 경험이 20년간 축적된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은 단지 20번 반복된 1년간의 경험일 수도 있다.
---「40. 경험은 의사결정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