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리뷰 총점9.3 리뷰 6건 | 판매지수 54
정가
8,000
판매가
7,2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133쪽 | 196g | 128*205*20mm
ISBN13 9788932028361
ISBN10 893202836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장수탕에 가면 사람이 없다
사람이 없어서 벗은 사람도 없다
언제부터 여기 있었을까 라커룸에 누군가 흘리고 간 양말은
주인이 없는 양말은 쓸모를 감당할 수 없는 한 짝
주인을 기다리지 않고 주인에게서 많이 멀어진
냄새를 쥐고 있다 싱크대가 무너졌다
집주인은 부재중이다
모르는 양말을 더 깊숙이 집어넣는다 내가 빌린
나의 라커룸에 다른 주인의 냄새가 돋아나 있다
나는 옷을 벗는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 혼자 옷을 벗었다 왜 부끄러울까
집주인은 성지순례차 충청도에 내려갔다는데
나는 성지가 없다 싱크대 상판이 무너져버렸다 옷을 벗고 나온
깨진 그릇들이 부끄러웠다
나의 라커룸에는, 내가 빌린 라커룸에는 내 옷과 뒤엉켜 있는
다른 주인의 발이 있고
무너진 싱크대를 물어내라는 집주인의 전화가 있다
장수탕에서 전화를 받은 내가 있다 나는 벗고 있었다 성지를 몰라서 홀딱 벗고
싸우고 있었다
양말을 한 짝만 신고 간, 주인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순례를 아는 집주인은 부끄러움만 모른다 대체로 싸움에서
나는 이겨본 적이 없다
양말은 늘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하기 어렵고
장수탕에는 사람이 없다 모든 우연은 해결이 되지 않는다
나는 장수탕을 가는 유일한 없음이다
---「분위기」 전문

우리 사이에 아주 덕망이 높았던 교수는 돌연 강의실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여러분께서 지금 못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질문을 해왔다 목소리는 낮았고 매우 단호했기 때문에 몇몇은 그걸 폭력으로 받아들였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갸우뚱 교수를 올려다 보았다 종이를 찢을 때마다 벌레 소리가 들린다거나 손금에 서식하고 있는 새에 대해 말해야겠다는, 혹은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는 가벼운 농담조의 이야기들은 그 덕망 높은 교수의 재미없는 위트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어떤 실천에 대해 질문하는 일은 수십 년간 강단에 있으면서도 없었던 일이다 썩은 과일은 술이 되고 술을 마시면 씨 없는 과일처럼 결국에는 조용해지듯이, 아무도 말하지 않는 강의실 안에서 교수는 누구든 말을 시작할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작정했다 개중에 용기가 있던 학생이 제 말 속 사투리를 억누르며, 그럼 교수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고 정해진 답을 물었으나, 그걸로 이와 같은 침묵을 깨기는 어려웠으므로 교수는 세상에서 가장 인자한 얼굴로 다섯번째 담배를 교탁에 비벼 꼈다 표현되는 것은 그뿐이었다 모두에게 필요한 만큼 시간이 지났으나 모두에게 적당한 결과는 생성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의 그 덕망 높았던 교수는 할당된 시간을 다 채우고서 짐을 챙겨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안심한 학생들은 차례차례 그 뒤를 따랐고 다음 시간은 또 어떻게 견뎌야 할지 왠지 모를 부채감을 가지고 시시덕거렸다 아무도 없는 강의실에서 교탁 위 담배꽁초를 치우는 학생이 있었다 학생은 다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과제」 전문

국도를 걸으면서 우리는 핑계가 많아졌다 집에 가기 싫었고 서로 위로하는 법을 점점 몰랐다 일부러 식당에 가서 길을 물어본다든가 타로점을 봐주면서 라면을 얻어먹기도 했지만, 우리는 걸으면서 왜 걸어야 하는지 몰랐다 아무것도 보기 싫었고 누구도 믿을 수가 없었다
밤길에 산을 넘을 때는 작은 기척도 공포가 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봄 보지 가을 좆이라든가 손가락을 펴고 길이마다 십대 이십대 삼십대라든가 음담패설을 주고받으면서, 하루에 한 도시씩밖에 넘지 못하는 무능한 두 다리를 서로 두들겨주었다
너는 왜 나랑 목욕탕에 안 가니? 너는 왜 술 먹고 나한테만 뽀뽀를 안 하니? 서운한 점을 말하기도 하면서 누군가 우리를 꼭 찾아줄 거라고 전원을 꺼둔 전화기를 만지작거렸다
모 학교 교수이자 유명 시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학생들이 보직 때문에 강의를 접은 교수를 탓해 시위를 했는데 그 교수 왈, 너희들의 배후가 누구냐 했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배후는, 우리들의 배후는, 젊은 시절의 당신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좋아서 아무렇지 않게 감동하고는 우리는 또 걸었다 걸어야 했다
시인이 되면, 서로의 학교 앞에서 2인 시위를 해보자 별 특별한 이유 없이 시위를 해보자고 특별하게 서로를 질투하면서, 우리의 배후에는 누가 있을까 생각했다 고백은 서로를 지키기 위해 단 한 가지씩밖에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누나 이야기를 했고, 너는 여자 이야기를 했다 너는 곧 전화기를 켰고 기차를 탔다 나는 계속 걸었고 왜 걷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때 다 걷지 못한 길을 지금 같이 걷고 있다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다
---「동행」 전문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5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6점 9.6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7,2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