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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리의 고마운 아침

조안리의 고마운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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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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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68g | 146*215*20mm
ISBN13 9788985975858
ISBN10 898597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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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조안리
1945년 서울 출생.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원 심리학 석사. 조선호텔 PR 매니저. 전문관리직 여성클럽 ZONTA 아시아 지역 총재. 세계 최대의 PR 회사인 버슨 마스텔라 한국지사 사장. 현재 스타커뮤니케이션스 사장.

저서로 체험적 에세이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사랑과 성공은 기다리지 않는다』『내일은 오늘과 달라야 한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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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수술이 시작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수술을 코앞에 두고 나는 이미 죽음을 체험하고 있었다. 인간은 임사체험에 이르러서야 제 자신의 걸어온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던가? 행여나 내 심기를 건드릴까 숨도 크게 쉬지 못하면서 내 곁을 지키던 성미 곁에 앉아 코앞으로 닥쳐온 뇌수술이 시작되기를 묵묵히 기다리면서 나는 죽음을 체험했다. 내 몸뚱아리롤부터 분리된 내가 무력하게 그곳에 앉아 있는 나를 바라보면서 내 삶을 담담히 되돌아보게 된 것이다.

후회는 없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삶이었다. 지금 이런 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마무리짓지 못한 일들이 뒤에 남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담담한 심정으로 뒤에 남겨질 것들에 대하여 하나하나 짚어보면서 과연 무엇이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인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었다.
--- p.109~110
성미는 정말 그렇게 결혼식을 해치웠다. 가끔씩 미국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장면 그대로, 가까운 친구 한 명망 증인으로 참석시킨 채, 뉴욕 시청의 공무원 앞에 뻘쭘히 서서 15분 만에 후다닥 해치우고 나서는, 카페 하나를 빌려 친구들과 밤새도록 먹고 마시는 그런 결혼식.

성미가 결혼식 기념이랍시고 보내온 몇 장의 사진들을 손에 들었을 때, 나는 설명할 수 없는 서러움으로 눈앞이 흐려졌다. 물론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결혼식이란 어차피 요식행위일 뿐이다. 나 역시 이런 결혼식을 했다. 삼십 년 전 시카고의 한 성당에서, 축복해주는 이라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천상의 하느님 한 분만을 모시고, 켄과 단 둘이서 결혼식을 올렸던 것이다. 그때는 사진을 찍어 줄 사람도 없이 켄과 내가 서롤르 번갈아가며 찍어주는 바람에 철없이 활짝 웃고 있는 독사진만이 우리의 결혼기념으로 남았을 뿐이다. 그러나 여태껏 살면서 한 번도 나의 결혼식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
--- pp.45-46
무엇보다도 오래동안 내 가슴을 움켜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내 삶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이었다. 죽음이 코앞에 닥쳤을 때 그 순간들은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그것이야말로 더없이 축복 받은 순간들이었고 오래도록 음미하고픈 행복이다. 켄과 함께 한 시간들, 그리고 성미 현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야말로 내 삶의 핵심이다. 제 아무리 휘황한 경제적 성공이나 사회적 명예를 이루어냈다 해도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보다 소중할 수는 없다.
--- pp.1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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