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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다 이야기가 쌓이는 춘천여행
여행이 일상으로 들어와 놀이의 개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 관광에서 놀이가 되어가는 여행의 흐름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지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그것과 동화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 춘천은 사람들에게 알 수 없는 그리움을 갖게 하는 곳이다. 먼 듯 가깝고, 가까이 있지만 또 먼 곳처럼 느껴지는 도시, 그곳에는 봄내길이 있다. 속도의 상징인 자동차를 버리고 두발로 천천히 걸어서 여행하는 걷기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길.
춘천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옛길, 물안개가 피어나는 호수 산책로, 배를 타고 소양호를 건너야 만나는 오지마을길, 문학의 향기가 담긴 이야기길…. 저마다 특색을 담은 봄내길은 춘천사람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만나며 휴식과 활력을 얻고, 춘천을 찾아온 여행객들에게는 춘천을 깊이 만나게 하는 안내자가 되기도 한다.
봄내길의 몇 개 코스와 도심여행을 안내하는 ‘강 따라 길 따라가는-춘천여행’을 펴낸 지 4년이 지났다. 그동안 도시는 조금씩 모습을 바꾸었고 봄내길도 더 생겨났다. 이 책은 앞선 책의 개정판 형식이지만 내용을 대폭 수정하고 보완해 새롭게 구성했다. 그동안 변화한 봄내길을 보완했고, 춘천을 조금 더 속속들이 느낄 수 있도록 그 길에 담긴 설화, 문화유적 등을 꼼꼼히 찾아 넣었다. 인근의 쉬거나 차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도 새롭게 담아 친절한 안내서가 되도록 했다.
봄내길 뿐만 아니라 남춘천역과 춘천역에서 걸어서 접근 할 수 있는 도심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볼 수 있는 도심의 길도 소개했다. 1부는 공식 봄내길 코스의 정보와 주변 문화 명소 이야기를 담았고, 2부는 2시간 내외로 걸으며 즐길 수 있는 춘천의 도심 골목과 마을, 소양강변의 길에 관한 정보들이다.
사단법인 문화커뮤니티 금토의 길 답사팀은 늘 춘천 주변을 답사하며 걷기에 좋은 길들을 찾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발걸음이 쌓여 만들어졌다. 수십 번 걷고 다시 점검해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봄과 가을에는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담은 걷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 길에 함께한 분들이 참 많아졌다.
첫 봄내길을 만든 이원상, 최병옥 두 분은 그동안 너무 걸어서 지금은 산행을 잘 못하신다. 수없이 걸으며 봄내길의 틀을 만든 신용자 씨,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박동일, 신대수, 김남덕, 오동철 씨 등이 봄내길을 가장 많이 걸으며 여행자들을 이끄는 분들이다. 길 위의 소소한 명소와 맛집을 찾은 이는 이제 막 봄내길에 발을 들인 이재화 씨이다.
이 책은 여러 사람이 글과 사진 작업을 하고 다시 협의하는 공동작업 과정을 거쳤다. 춘천을 안내하는 책들이 많지만 이 책이 느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었으면 한다. 춘천사람들이 춘천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애정의 선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집필진 모두를 대신해
유 현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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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내길 1코스
실레이야기길
마치 솥을 앉혀 놓은 모양 같다는 마을 신동면 증(鼎)리, 아늑한 모양새인 실레마을과 금병산자락을 한 바퀴 돌아 걷는 ‘실레이야기길’은 춘천의 길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코스다. 김유정역의 전철 개통으로 접근이 쉽다는 장점이 있고 적당한 거리, 남녀노소 누구나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도록 길이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전철을 타고 오거나 춘천 도심에서도 전철을 이용해 쉽게 갈 수 있어 사계절 언제나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소설가 김유정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봄·봄’, ‘동백꽃’, ‘만무방’ 등 작품 배경지여서 소설을 읽고 걸으면 더욱 생생한 감동이 살아난다. 김유정 특유의 표현-슬픔 가운데도 슬그머니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힘-이 작품의 이야기를 따라 걷는 사이 진한 생명력으로 다가온다.
마을을 중심으로 1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동네 한 바퀴’, 금병산 자락을 따라 산속 저수지나 산신각을 경유하여 문학촌으로 되돌아오는 2시간 남짓의 ‘숲속 길’, 금병산을 등반하는 3시간 코스 등이 있다. 금병산은 진병산으로도 불렸다고 하는데 임진왜란 때 충장공 원호가 이곳에서 진을 치고 싸웠고 그 뒤로도 항일 의병들이 진을 지고 싸운 곳이다.
실레이야기길은 숲속길과 동네 한 바퀴 길을 함께 걷는 것이 좋다. 숲길에는 ‘덕돌이가 장가가던 신바람길’ 등 김유정 소설과 연관된 이야기를 담은 안내 표지판이 있어 사이사이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 한 시간 가량 걷다 산신각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과 저수지 방향으로 곧바로 가는 길, 두 갈래가 있으므로 걷는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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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맛맛
남촌막국수
점심시간이면 늘 긴 줄이 늘어서는 막국수집. 소양강처녀상이 있는 큰 도로 뒤편 도로변에 있다. 원래 춘천 사람들 사이에서만 유명했는데 춘천역과 가까워지면서 주말에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집이 되었다. 허름한 외관에서 이미 맛집의 기운이 풀풀 느껴진다. 다른 막국수집과 달리 쫄면처럼 쫄깃하고 통통한 면이 특징. 고명으로 들어간 다진 고기와 진한 육수가 깊은 감칠맛을 낸다. 곱빼기를 주문했나 착각할 정도로 양도 푸짐하다. 갈색으로 예쁘게 익은 껍질이 붙은 편육도 이 집에서 꼭 먹어 봐야 할 메뉴다.
ADD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26-25
OPEN 11:00~21:00
CLOSE 연중무휴
TEL 033-253-6003
MENU 막국수(6,000원) / 편육(15,000 원) / 감자전(6,000원)
__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