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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가

: 루 살로메 자전소설

루 살로메 저 / 송영택 역 | 문예출판사 | 2001년 12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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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9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1002195
ISBN10 89310021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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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
1861년 독일계 재정 러시아의 장군인 구스타프 폰 살로메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루 살로메는 19세 때 유럽에서 최초로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한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비종교학과 신학, 철학, 예술사 등을 공부했다. 22세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자기보다 14세 위의 루 살로메를 뜨겁게 사랑하였고, 루 살로메와 헤어진 다음 『두이노 비가』, 『헌시집』등 생애 최고의 걸작을 쏟아냈다. 또한 철학자 니체는 루 살로메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하자 극도의 절망감에 시달린 끝에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탈고했다.

루 살로메는 『낯선 땅에서』『인간의 후예들』『니체의 편지』등 500여편의 소설과 에세이, 논문 및 서평을 발표하였다. 19세기말 기존 도덕과 관습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유로이 자아를 추구한 살로메는 1937년 1월 5일 괴팅겐 시립묘지에 영원한 안식처를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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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나는 여행 준비를 마치고 야네를 찾아갔다. 야네는 아무것도 핮 않고 의자에 앉아 뺨에 손을 댄 채 금발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반드시 이별의 인사를 하러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여행 차림으로 방안에 들어서자, 유령처럼 창백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당신은 끝내 가 버리고 마시는군요.」
하고 그녀는 묻는다기보다 어딘지 기계적읜 어조로 말했다. 마치 자기 마음을 찢어 버리는 듯한 무엇을 입 밖에 내어 말해보고, 그것을 확인한다는 투의 말소리였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내게 향해진 그녀의 커다란 눈에는 이 순간 오로지 가장 사랑하는 자를 위해서는 어떠한 고통이라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만이 보였다.
우리는 이별에 즈음하여 가장 사람을 사랑하게 마련이다.
야네의 마음 속에는 오랫동안 주저하고 머뭇거려 오던 것이 이 최후의 결단을 요구하는 때가 되자, 그녀의 영혼의 단 한번 뿐인 격정의 외침이 되어 폭발된 것이다.

「나를 빼앗아요!」
하고 그녀는 입술을 천천히 움직이며 말했다.
다음 순가 그녀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고, 그녀의 양팔은 내 목덜미를 얽었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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