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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그대 눈빛을 닮아가고 싶다

말없이 그대 눈빛을 닮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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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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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1999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67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789095
ISBN10 8987789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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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5월 24일, 작은 요트 한 척이 미국의 매사추세추의 해안가를 조용히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배의 이름은 팅커벨레, 목적지는 영국이었지요. 요트는 누구 한 사람 전송하는 사람 없는 가운데 잔잔한 물살을 가르고 아득한 대서양으로 소리없이 빨려 들어갔습니다. 이 요트의 주인은 조그만 잡지사의 편집자로 근무하던 로버트 맨리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직장에서 10년 동안 성실하게 일하던 샐러리맨이었습니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 날 조그만 파문이 찾아왔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무엇인가를 찾고 싶은 갈망에 사로잡혔던 것입니다. 그는 결심이 섰지만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하기가 두려웠습니다. 십중팔구 얼토당토않은 생각이라며 만류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그의 망설임은 곧 아내 버지니아의 격려로 씻은 듯이 사라졌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는 이것이 그에게 있어 또 하나의 기회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성원해 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아내의 마음 씀씀이에 고무된 그는 과감하게 요트의 돛을 펴고 막막한 대양을 향해 진군나팔을 불었던 것입니다.

작은 요트에 기대어 대서양의 험난한 파도를 이겨내기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배의 키는 세 번이나 부러졌으며 무풍 지대에서 물결 가는 대로 배를 맡기고 있노라면 지독한 고독감이 고개를 쳐들기도 했습니다.

또 갑작스런 돌풍에 차가운 바다 속으로 떨어지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마침내 소망하던 목표를 이루고야 말았습니다. 78일간의 긴 여정 끝에 영국의 팔마우스 항구에 다다랐던 것입니다.
캄캄한 바다의 어둠 속에서 그는 육지를 그리워했습니다. 그는 지친 몸을 추스리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영국에 도착하면 무엇보다도 먼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리라. 그리고 맛있는 식사를 하곤 신문사에 찾아가 자신의 이 모험담을 게재해 달라고 부탁하리라…….'
--- pp.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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