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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다수와 주류의 폭력에 맞선 사람들과 함께한 변호사들의 공감충만 변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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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478g | 145*210*20mm
ISBN13 9788958203698
ISBN10 8958203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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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들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들(김수정, 김진, 남상철, 류신환, 박갑주, 이상훈, 이상희,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은, 저자인 변호사들이 몸담고 있는 법률회사이다. “한 사람의 피해자로부터 수만 명의 권리자까지”라는 기치를 내걸고,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하게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인권, 공정거래, 지적재산권, 노동, 언론, 여성 등 여러 법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선량한 다수의 권리 옹호를 통해 공정한 세상을 여는 것, ‘지향’의 꿈이다.
http://www.jihyang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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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뒤로 지금까지도 내가 그때 받았던 편지에 쓰인 문구를 잊지 못하는 건 여전히 내가 ‘유능한 변호사’도 ‘훌륭한 변호사’도 아니고 갈팡질팡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변호인]이 인기였지만 ‘오직 진실의 편에서 정의를 외치는’ 변호사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기회를 만나는 것도, 그럴 때 용기를 내는 것도 항상 있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진실’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법원에도, 그리고 변호사에게도 말이다. --- p.46

5년의 힘든 싸움을 마치자 그들을 다시 만날 자신이 없었다. 한동안 이 사건만 생각하면 마음 한쪽이 묵직했다. 나는 제대로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던가, 제대로 그들의 억울함과 아픔에 공감했던가. 해임당한 그분은 지금 어떻게 살고 계실는지…. ‘일터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개인의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는데, 다른 일도 아니고 시민의 안전을 위해 너무나 당연한 것을 이야기했다가 자신의 기반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으니 그 억울함을 어떻게 견뎌내셨을까.
이 사건을 늘 마음에 두고 있던 나는 1년의 안식년을 보내고 돌아온 직후에 용기를 내어 연락을 드렸다. 복직을 하여 검수원으로 일하고 계신다는 대답을 듣고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정말 멀고 먼 길을 돌아온 기분이었다. --- p.91

변호사 시작하고 첫 3년, 가장 이기고 싶었던 사건의 패소. 자칫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던 일을, 나는 그렇게 씩씩한 언니들의 위로로 넘어설 수 있었다. 그 뒤에도 다른 곳에서 여러 번 언니들을 만났다. 여자만 ‘40세 정년퇴직’이라는 차별에 맞서 홀로 싸워야 했던 사무직원, 같은 회사에 취직해도 승진은커녕 임금 인상도 꽁꽁 묶여 열받았던 특정 직군 근무자, 출산 때문에 퇴직했다가 같은 은행의 계약직으로 들어가 2년 단위로 해고되는 일에 분통 터뜨리며 비정규직 노조를 만든 은행원, 남들 다 받는 성과급을 왜 못 받느냐며 소송을 하겠다던 영양사들….
때로는 실망스런 결과를 전해야 했지만, 언니들은 늘 먼저 일어서서 힘내라고 말해주었다. 그 덕에 나는 맷집이 세졌고, 여전히 많이 아픈 패소 판결을 들고도 다시 일어나 “그래도 한번 해봅시다.”를 외치는 무모한 조언자가 되었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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