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경락학(臟腑經絡學은 한의학의 핵심인 장부와 경락을 중심으로 생명의 본질, 병태 및 임상을 이해하고자 했다. 총론에서는 한의학의 생명관, 생명활동의 기본 단위로서 정신기혈(精神氣血) 및 장부와 경락의 체계를 개괄적으로 파악하도록 했다. 각론에서는 인체 복잡계(complex system)의 생명현상을 전일적(全一的) 관점에서 오장의 기능계를 중심으로 이해하도록 했다. 즉 인체를 구성하는 각 부분이 장부와 경락을 중심으로 어떻게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유지하는지를 설명함으로써 병태와 진단, 치료 등의 기본 지식을 함양하는데 목표를 두었다. 특히 경락의 생리와 병태를 육경(六經)의 기화(氣化)를 바탕으로 밝힘으로써 임상활용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자 했다 --- p.6
평상시에 선천의 정(精)은 혈중에 잠겨 형체가 없으나 성교 시 흥분(慾火)이 절정에 달하면 온몸을 유행하는 형(血)이 命門(정소와 정낭)에 이르러 정자와 정액으로 전화하여 배설된다. 《황제내경》에서 생명은 정에서 유래하고, 사람이 처음 출생할 때 먼저 정이 형성된다고 했다. 여기서 정은 정자와 난자로서 생명을 잉태시키는 원시물질이 되므로 ‘생식의 정’이라고도 한다. 생식의 정인 父精(정자)과 母血(난자)은 天癸(생식기능을 촉진하는 물질)의 작용에 의하여 성숙되고 생식능력을 구비하며, 사정과 배란이 가능하게 되어 생명을 잉태하게 된다. 《소문-상고천진론》에 의하면 여자는 14세, 남자는 16세를 전후하여 천계(天癸)가 분비됨으로서 여자는 월경이 시작되고 남자는 정자의 생성과 정액의 분비가 왕성하여 생식력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선천의 정의 생성, 저장 및 배설은 한의학에서 신(腎)이 주관하며, 출생 후에 선천의 정은 후천의 정(穀氣)에 의하여 끊임없이 보충된다. --- p.36
뇌(腦)과학에서 감각이나 인식의 과정이 최초로 체표의 감각기관을 통해 접수되고 뇌로 전달되어 정신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은 정신의 본체 규정의 시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하는 내용이다. 체표의 감각기관을 정신작용의 시점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뇌과학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에 죽음의 판단은 심장박동의 중지(심장사)가 기준이 되었다. 심장은 생명의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 임금에 비유될 뿐 아니라, 사유 의식 등의 정신작용을 주도하는 장기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한의학에서 정신의 소재를 심장으로 보는 것은 당시의 문화적, 시대적 상황에서 당연한 귀결이었을 것이다. 결국 인간은 유기체로서 심(心)과 뇌(腦)의 상호작용은 체(體)와 용(用)의 관점에서 정신활동을 이해하는 중요한 관건이 된다. --- p.58
폐는 호흡기계의 대표적 장기로 한의학에서 ‘조금지장’이라 한다. 폐기(肺氣)의 선발, 숙강의 특성은 가을(秋)에 청량하고 건조한 기후로 수분이 발산하고 기운이 하강하여 사물을 수렴하고 조락하게 하는 ‘수(收)’의 현상과 통하므로 폐를 ‘통어추기’라고 한다. 또 폐의 기운은 질량의 면에서 가을에 음기가 비로소 발생하여 적은 상태인 ‘음중의 소음’에 해당하고, 그 세력의 진행은 여름의 왕성한 양기가 쇠퇴하면서 음기가 발전해 가는 ‘양중의 소음’으로 관찰된다. --- p.179
폐기의 숙강은 대장의 변통에 영향을 미친다. 당용천(唐容川)은 “대장이 전도할 수 있는 것은 폐의 부(腑)로 폐기가 하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변을 다스리는 데는 반드시 폐기를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폐의 수액대사(通調水道)는 수분의 대장 내 정류와 진액의 분비를 조절하여 대변의 상태와 배출에 영향을 미친다. 임상적으로 폐기가 허하여 숙강의 작용을 잃으면 기허로 인한 변비가 발생하고, 수도의 불리는 대장 내 수분의 과다 정체로 장명, 설사의 증상을 야기하기도 한다. --- p.213
해부학적 비장의 형태는 타원형으로 길이가 약 10~12cm, 폭은 약 6~8cm이며 무게는 80~150g 정도이다. 그 기능은 림프기관으로 림프구와 혈액속의 혈구세포를 만들거나 수명을 다한 적혈구, 혈소판을 파괴하며, 항체를 생산하여 면역반응에 관여한다. 췌장은 12~15cm 정도의 길이와 약 85~95g의 무게를 지닌 기관으로 위(胃)뒤쪽에 위치하고 있다. 알카리성 췌장액을 십이지장으로 분비하여 소화에 관여하는 외분비선인 동시에 인슐린(insulin), 글루카곤(glucagon)을 분비하여 혈중의 포도당을 조직의 당원으로 바꾸는 내분비선이기도 하다. --- p.218
小腸의 샘창자는 쓸개즙과 이자액 등의 소화 효소를 분비하여 지질과 단백질을 소화시키며, 영양소(淸)의 흡수는 대부분 공장(빈창자)에서 일어난다. 한편 노폐물(濁)은 小腸의 아래 부분에서 수분과 찌꺼기로 분리되는데, 대사 후 수분은 膀胱으로 ?入되어 소변으로 배출되고 음식물의 찌끼는 大腸으로 보내어져 대변으로 배설된다. --- p.285
《難經》에서 양 腎가운데 右腎을 命門이라 하고, 命門의 氣와 腎氣는 서로 통한다고 하여 命門과 腎의 관련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관점은 劉河間외 金元代의 의가도 右腎이 命門의 相火로 五臟의 원동력이 된다고 한 것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張景岳은 “命門은 兩腎을 주도하고 兩腎은 命門에 屬한다.”고 하여 命門과 腎의 관련성을 지적했다. --- p.348
모든 생물은 살아가는데 에너지의 생성과 물질의 소모를 필요로 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은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다. 이러한 물질과 에너지의 출입 과정을 한의학에서 삼초(三焦)의 역할로 설명한다. --- p.363
대맥(帶脈)은 허리를 둘러 종행하는 여러 경맥을 묶고 태아를 고정하며, 부인의 대하(帶下)를 주관하는 작용이 있다. 대맥의 병증은 쉽게 유산이 되고, 복부의 창만(脹滿), 허리에 힘이 없고 늘어나 느슨한 것이 물속에 앉아있는 것 같다. 부인의 소복통(小腹痛) 이급후중(裏急後重) 계종(??) 월경부조(月經不調) 적백대하(赤白帶下)에는 대맥혈(帶脈穴)에 침구(針灸)로 다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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