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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영장류 개코원숭이로 살다

Dr. 영장류 개코원숭이로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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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68쪽 | 678g | 152*225*22mm
ISBN13 9788998120290
ISBN10 899812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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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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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박미경
부산대를 졸업하고 영어 및 번역 강의를 하고 있으며 번역가로 좋은 작품을 찾아 소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영미 단편에 매료되어 번역을 시작했으며 『덜어냄의 법칙』, 『행복을 부르는 자기 대화법』,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말하라』, 『더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아』, 『남극 일기』, 『유괴』, 『굿맨 인 아프리카』, 『일주일 내내 햇빛이다』 등이 있다. 특히 남극 탐험가 스콧에 대한 관심으로 그의 마지막 기록인 『남극 일기』를 처음 번역 소개했고, 허버트 폰팅의 『스콧과 함께-남극의 아티스트』를 번역했으며『남극의 스콧』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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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고 지역주의적이고 이기적이고 배려라고는 없는 수컷 개코원숭이들 세계에서 우두머리 수컷이 되는 것은 섹시의 아이콘이 되는 것이다. 우두머리 수컷은 무리의 진정한 지도자는 아닐 수도 있지만 암컷들 절반과 짝짓기를 하고 더울 때 그늘에 앉아 있고 다른 누군가의 점심 도시락을 훔쳐먹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고의 먹이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솔로몬은 이 모든 일에 수완이 뛰어났다. 그는3년간 우두머리 수컷이었는데 재임 기간이 이상하리만큼 길었다. --- p.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로몬은 그날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 병리학을 기술할 때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감정이 실린 용어에 해당하는 어떤 행동을 했다. 솔로몬은 드보라를 뒤쫓았고 아카시아 나무 가까이에서 그녀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녀를 ‘강간’했다. 이 말의 뜻은 그녀가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에 그녀는 행동학적으로 수용적이지 않았고 생리학적으로 생식력이 있지도 않았다. 그녀는 죽어라 하고 달아났고 저항하려고 몸부림을 쳤다. 그런데도 그가 강제로 했을 때 그녀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피를 흘렸다. 솔로몬의 통치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 p.33

소통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나는 낯선 곳에서의 여행 첫날 내 몫의 수업료를 치러야 했다. 빠르게 주문하는 과정에서 나는 호텔 안내 직원이 제시한 허위 세금을 지불했고 처음 식사를 하러 들어간 간이음식점 주인에게 바가지를 썼고 우간다에서 온 대학생이라는 젊은이에게 속아서 돈을 주었다. 그는 자신의 가족이 이디 아민(우간다의 대통령, 독재자. 재임 기간 1971~1978년 - 옮긴이)에게 죽임을 당했고 자신은 탈출한 난민이라고 하면서 돈을 구해 그곳으로 돌아가 혁명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국립 박물관 경내에 있는 나무 그늘 아래 앉아 혁명에 대한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서구식 민주주의를 고향에 도입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열정적으로 말했다. 나는 그에게 터무니없는 거금을 주었다. 그 후 몇 해에 걸쳐 그를 다시 보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는 박물관 경내에서 관광객들에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 p.36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나 보도를 읽을 때마다 나는 언제나 이마통 고원 가장자리에 있던 작은 벌목 마을 카티레에 대한 언급이나 나쁜 뉴스가 없는지 먼저 찾아본다. 그런 뉴스가 없으면 나는 그곳 사람들이 여전히 흰 셔츠와 블라우스를 입고 저녁마다 춤을 춘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그들 위로 수천 미터 높이에 있는 나의 마을은 여전히 안전하고 거주자들은 외부 세계와 차단된 채 여전히 원숭이를 사냥하고 옥수수를 재배하며 아래 행성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믿는다. 나는 이 가능성에 위안을 얻는다. --- p.259

그래도 학교를 좀 다녀본 카수라가 말했다.
평소에 농담을 잘하고 다른 사람들 말에 귀를 잘 기울이지 않는 카마우가 갑자기 논리적인 비약을 했다.
“ 내가 보기에 저 백인 노인은 절대 인간이 아냐. 그의 모든 것이 기계야.”
“ 우린 지금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농담 따먹기나 하는 게 아냐.”
“ 나도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내 생각에, 그는 사고로 한번 죽었어. 백인 의사들이 그를 완전히 기계로 다시 살려놓은 거지.”
사람들이 그의 생각이 터무니없다며 묵살했다. 카마우가 열성적인 방어를 하려는 순간 경비 중 한 명이 흥분해서 달려와 백인 노인이 주유소로 걸어가고 있다고 했다. 모두들 몰려나가 멀리서 그를 보았다. 그는 다리를 절며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다가 가끔씩 멈추었다.
“ 저걸 봐. 그의 다리는 기계야. 그가 걸어가는 모양새를 봐.”
이 말을 한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가 묵살당한 카마우였다.
“ 주유소는 왜 가지? ”
“ 기름이 필요해서야.” --- p.320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녀의 입술에 남아 있는 양배추 조각을 깨끗이 닦아주고 여행의 먼지로 눈물이 글썽이는 눈을 닦아주었다. 나는 짧지만 의인화된 생각을 했다. ?‘내 무리 출신이 아니고 쓰레기 하치장 무리 출신이라 이름이 없구나.’ 나는 그녀를 안고 건물로 들어섰고 잠시 후 그녀의 흉곽을 제거하도록 도와주었다. 이번에도 폐가 녹아 있었다. --- p.436

우리는 나무 뒤에 비스듬히 놓여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여호수아는 나무의 좌우로 조용히 나를 엿보았다. 마치 아주 오래전에, 동맹이 깨져 미묘하게 대립하던 베냐민과 피해망상증 환자들처럼 엿보기 놀이를 했을 때처럼 말이다. 내가 우리 위에 올라가 고무 끈을 풀기 시작했을 때 그는 움직이지 않고 손을 우리 밖으로 쑥 내밀어 내 발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 얌전히 걸어나와 가까운 곳에 앉았다.
리사와 나는 조금 전문가답지 않은 일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우리는 여호수아 옆에 앉아 그에게 과자를 조금 주었다. 영국제 다이제스티브 비스킷이었다. 우리 역시 조금 먹었다. 그는 부러진 늙은 손가락으로 과자의 끝부분을 조심스럽게 쥐고 이빨 없는 입을 안달하듯이 움직여 천천히 먹기 시작했고 가끔씩 방귀를 뀌었다. 우리는 나란히 햇볕 아래에 앉아 몸을 따뜻하게 하고 과자를 먹으며 기린과 구름을 바라보았다.
--- p.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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