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혼자 사는 이유] 전라남도 보성으로 음악회 행사가 있어 떠나는 날. 늦은 가을, 새벽 4시 30분, 여의도에서의 집합은 참으로 이르고 어두웠다. 관광버스 한 대에 노래하는 사람, 무용하는 사람, 행사 진행팀 등 한 차가 꽉 차게 많은 사 람들이 탔건만 너무 어두워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일찌감치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4시간 넘는 긴 여정을 위해 노 메이컵 은 물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바지와 바로 잠들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을 헤어스타일 등 새로이 잠 잘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온 나를 스스로 대견해 하며, 6시가 다 되도록 출발 못하는 진행팀을 한심해 하며 잠이 들었다.
뭐든 끝은 있다고, 어둠도 수명을 다하고 날이 밝아 휴게소에 들르니 맨 얼굴인데 모두들 알아보시니 좀 미안했다. 이번 여름, 얼굴에 잡티가 엄 청 늘었다. 예전엔 맨얼굴이 낫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건만 이제 나의 맨 얼굴은 그냥 ‘죄’가 된 듯하다. 가평 ‘덕혜사’의 주지스님이라며 명함을 건네시곤 엄청 반가워하신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같이 온 불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 달라 하신다. 어차 피 보성까지 같이 갈 거니까 이따 화장을 하고 사진을 찍어 드리겠다 하니 안 된다, 지금 찍어 달라며 펄쩍 뛰신다. 어차피 쭉 같이 갈 건데, 나중 에 시간 되는데, 지금의 내 모습 너무 이상한데, 이리 강경하게 나오시니 어찌할 바를 몰라 쭈뼛쭈뼛하고 있는데 그 절의 신자인 한 여성분이 스님 에게 뭐라 하신다.
“스님 여자한테 맨얼굴에 사진 찍자고 하면 실례에요. 그러면 안돼요. 여 자들은 그런 거 엄청 싫어해요.” 목소리 톤이 점점 올라간다. 그러자 스님 “그랴? 맨 얼굴에 사진 찍자는 게 여자한테 그렇게 실례여? 여자들 이 그런 걸 그렇게 싫어햐?” 하시길래 내가 그랬다.
“스님~ 그러니까 스님은 혼자 사시는 거에요. 그렇게 여자를 모르시니 까.” 빵 터졌다. 스님도 불자들도 웃겨 죽는단다. --- p.21
[그럼 난?] 신혼 초에 남편과 차를 타고 가다 단풍이 멋진 길을 보고 내가 감탄을 했다. “와~ 정말 예쁘다.” 그러자 남편 왈 “당신이 더 예뻐. 난 참 복 받았나봐. 당신처럼 예쁜 사람이랑 결혼 한 걸 보니” 하길래 내가 그랬다. “그럼 난 ... 벌 받은 거야?” --- p.36
[약속] 결혼할 때 무엇이 됐건 약속을 하는 커플들도 있나 보던데 친구 하나는 영화배우처럼 살게 해 주겠다며 남편이 약속을 했단다. 하루는 걸레로 방을 닦고 있는데 TV를 보고 있던 남편,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오른쪽을 닦으니 오른쪽 다리를, 왼쪽을 닦으니 왼쪽 궁둥이를 차례로 들어주고는 계속 TV만 보고 있더란다. 남편의 태도에 화가 난 친구는 걸레를 확 집어던지며 남폄에게 쏘아부쳤단다. “이게 뭐야? 영화배우처럼 살게 해 준다며? 이게 영화배우야? 이게 영화배우냐고?” 그러자 남편 하는 날 “야, 너 지금 파출부 역할이야~” 딴 말 못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져 웃었단다. --- p.40
[엄마야, 엄마] 신랑이 출근길에 자고 Dlt는 아들에게 뽀뽀를 한다. 아이가 깨어날 것처럼 뒤척이자 엎드려 자는 아이를 같은 폼으로 꼬옥 끌어안는다. 아이는 “귀찮아, 아빠~ 저리가.” 하니 더욱 세게 끌어안는다. “아빠~ 저리 가라니까?” 그러자 신랑이 그런다. “아빠 아니야 엄마야. 엄마.” 내가 들은 애드립 중 최고다. 그래 가끔은 사람이 이렇게 뻔뻔하고도 볼 일이다. --- p.57
[유머 마케팅] 이 좋은 웃음으로 돈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곳도 있다. 경기도 화성의 화성주유소엔 주유소 이름으로 된 5행시가 걸려 있단다.
화 화을 내셔도 성 성을 내셔도 주 주유를 아니 하셔도 유 유달리 까다롭게 구셔도 소 소중히 모시겠습니다. 이왕이면 이 곳에서 기름을 넣고 싶지 않을까?
유머 마케팅의 원조는 전북 익산에 로얄주유소이다. 로얄주유소 입구 벽면엔 이렇게 쓰여 있단다. ‘만일 저희 주유원이 불친절하다면 가까운 경찰서나 군부대에 신고하세요.’ 주유원이 불친절하다고 어느 누가 경찰이나 군부대에 신고를 할까? 주인에게도 신고하기 쉽지 않을 것인데, 대단한 상상하기 힘든 고차원의 유머다.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 p.76
[평범한 메뉴판] 어떤 음식점은 평범하더란다. 간판도 메뉴판도, 그런데 자세히 보니 평범한 메뉴들. 김치찌개 5,000원. 된장찌개 5,000원. 갈치조림 7,000원. 뚝불고기 8,000원 ... 등. 쭉 메뉴가 쓰여 있더니 맨 끝에 이렇게 쓰여 있더란다. 합이 198,000원.
누가 그 메뉴를 첨부터 끝까지 다 시켜 먹을 것이며, 그걸 다 합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은 메뉴판을 보며 한 번은 반드시 웃을 것이다 .손님에 대한 사랑이며 기분 좋은 마케팅인거다. 반포 지하상가를 지나다 보니 가방가게에 이렇게 쓰여 Dlt다. ‘안 사셔도 물거나 해치지 않습니다. 쫄지말고 들어와서 맘대로 매 보세요^^’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니까, “아유~ 그럼요.” 대답이 시원하다. --- p.90
[가장 소중한 3금] 어떤 남자가 강연을 듣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3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란 소리를 듣고 멋지다 생각하곤 부인에게 들려 줘야겠다 생각 하며 문자를 보냈다. ‘여보~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3금이 뭔지 알아?’ 그러자 부인에게 이렇게 문자가 왔다. ‘지금’ ‘현금’ ‘입금’
아뿔사! 이게 아닌데~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하는 수 없이 약간의 돈을 보내고는 부인에게 이렇게 문자를 넣었단다. ‘방금’ ‘쬐금’ ‘송금’
난 지금 월급을 넣어 주지 않는 남편에게 이렇게 문자를 넣었다. ‘남편이라고 생각된다면 월급을 넣어 주세요.’ 문자를 읽고 적어도 한번은 씩 웃으며 계좌이체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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