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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맡 남자

침대맡 남자

에릭 올데르 저 / 윤정임 역 | | 2002년 02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0 리뷰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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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34쪽 | 253g | 120*192*20mm
ISBN13 9788981334772
ISBN10 898133477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윤정임
1958년 인천 출생. 연세대학교와 파리 10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했다. 그간 옮긴 책으로는 『방법의 탐구』『소설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랑베르씨』『까보 까보슈』등이 이다.
저자 : 에릭 올데르 (ERIC HOLDER)
펜을 대패처럼 사용하는 작가

에릭 올데르는 1960년 프랑스 덩케르크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을 프로방스 지방에서 보냈다. 올리비에 롤랭·프랑수아 봉·알랭 나도 같은 작가들처럼 1968년 학생 혁명은 그의 주변에 영향을 주었다. 올데르의 가문은 부르주아였으나, 당시는 좌파 사상이 지배하던 때였고, 부모는 반동적인 사상과 유토피아의 분위기를 맛보려 했다. 올데르 가족은 가문을 등지고 생트로페라는 곳으로 옮겨와 빈한한 생활을 시작했다. 일찍부터 독서를 좋아했던 올데르가 처음에 쓴 책들은 모험적인 이야기들이었으며. 그러다가 청소년용 책을 쓰기 시작했다. 20대에는 환자들을 돌보는 일도 했다. 아주 특별하게 겪었던 이 경험들은 뒤에 [중국 여인]이라는 짧은 작품에서 환기되고, 간단히 언급되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는 이 경험들은 다시 『침대맡 남자』에서 다루어진다.

올데르가 작가로 등단한 것은 『라 르뷔 드 미뉘 La Revue de Minuit』 제50호와 『랭지뉘 L'Ingenu』에서였다. 24세 때(1984) 펴낸 『만프레드, 망설임 Manfred ou l'hesitation』을 시작으로 모음집이나 단편소설 등을 규칙적으로 내놓았다. 프낙FNAC 서점의 잡지에 글을 기고하기도 하고, 다른 잡지들에 운세, 카드 테스트 같은 글들을 생활을 위해 쓰기도 했다. 곧이어 두번째 소설 『이중주곡 Duo forte』를 내고, 1993년 세번째 소설 『베나레스의 천사 L'Ange de Benares』를 출간했다. 1996년 소설 『마드모아젤 샹봉 Mademoiselle Chambon』으로 유명해졌고, [아름다운 정원사 La Belle Jardiniere]로 1994년 '11월상'을 받았으며, 2000년 『펜팔하는 여자 La correspondante』로 프랑스 '엥테르 상'을 받았다.
올데르의 다른 작품으로는 『짝수달 세번째 화요일에 날씨가 좋으면 Le Troisieme mardi des mois pairs s'il fait beau』 『여인들과 함께 En compagnie des femmes』 『가축장의 연회 Festins de basse-cour』 『북쪽과 또 다른 곳의 소식들 Nouvelles du Nord et d'ailleurs』 『우리에게 오신 당신을 환영합니다 Bienvenu parmi nous』 『남성 단수 Masculins singuliers』 등이 있다.

지금은 티에르스리유라는 한적한 마을의 '파란색 집'에서 산다. 농사도 짓고, 글도 쓰고 책도 읽으면서 지낸다. 문단과는 거리를 두고 지내며, 전업 작가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때면 직접 농산물을 내다 팔기도 한다. 올데르에게 독서란 사람들이 자동차 모터를 맡길 때처럼 문학을 점검해보는 일이다. 올데는는 독서를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책을 캐러빈 총의 안구처럼 냉정하게 분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초심자의 공포 같은 것이 없지 않았다. 가장 큰 테두리부터 벗겨보고, 그리고는 장으로 넘어가고, 그 하위 부분으로 넘어가서는 그 부분들을 연결시키는 것들을 점검해보고, 조종대를 살펴보고, 중계기가 제대로 설치되었는지 확인하고, 주축이 되는 전기회로 등으로 넘어간다."([주차장의 목소리] 에서)

올데르 소설에서는 한적한 그의 생활처럼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다루어진다. 올데르는 아름다운 문체, 짧고 정확한 표현력으로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그려낸다. 때문에 '정확한 문장의 문학'만을 고집하여 '펜을 대패처럼 사용하는 작가'라 불리기도 한다. 그래선지 대중의 관심보다는 '진정한 작가, 순수를 추구하는 작가'라는 비평계의 찬사가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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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독자의 영혼이 저자의 영혼과 아주 구체적인 방식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제본이 휘기도 하고 어떤 구절들에는 밑줄이 그어지기도 한다. 어떤 책장에는 갈피가 접힌 흔적도 남는다. 여백에 몇 가지 생각을 끄적이기도 한다. 꽃잎을 끼워 말리기도 하고, 책장표시를 위해 트럼프나 편지 따위를 끼워두기도 한다. 때로는 신문에서 오려낸 기사가 끼워져 있어 그 책을 사게 된 동기를 말해주기도 한다. 작가와 똑같은 자격으로, 하지만 좀더 은밀한 나름의 방식대로 모두들 거기에 어떤 흔적을 남긴다.
--- p.5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올데르가 1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을 때 파리 문단의 소수 엘리트 비평가들의 성공적인 평가가 뒤따랐다. 그것은 그를 외면한 대중의 무관심을 위로해주었다. 그는 진정한 작가, 순수한 작가라는 소문이 따라다녔다.
『침대맡 남자』에서 작가는 내일은 생각하지 않으며 그것에 관심이 없다. 단지 절름발이인 두 인간이 삶으로 다시 떠오르는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했다. 되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작가는 극도로 절제된 문장들로 어두컴컴한 마음 한복판에 빛을 밝혀줄 줄 알았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감정은 결코 사랑이라 이름지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이름짓기 어려운 그 무엇이다. 그것은 둘 사이의 은밀한 공모, 애정, 애착, 서로 몸을 부비고 싶은 마음, 뭐 그런 게 아닐까? 머리 속에 익히 그려지는 주제이건만 작가는 흔하게 보아왔던 최류탄성 묘사나 그럴듯한 이야기를 꾸며대지 않는다. 나긋나긋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를 피해가는 데 작가는 성공했다. 어떤 분위기나 장면을 그려내는 데 정확한 몇 개의 문장이면 충분했다. 인물들조차 단 몇 문장의 소묘만으로도 뚜렷하게 자리한다. 에릭 올데르의 작품에서는 짧게 말하는 것의 쾌감을 맛볼 수 있다. 형용사나 불필요한 맥락 따위를 모두 줄여나가 텍스트를 극도로 긴장시킨다. 그리하여 때때로 놀라운 효과를 만들어낸다.
--- 르 피가로
보통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침대맡 남자』는 거리를 오가다 우연히 마주칠 만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넋두리로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섬세하고도 절제된 어투로 그려내었다. 에릭 올데르가 침착하게 보여주는 소설 속 인물들을 보면서 작가의 따스한 속내를 짐작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는 구인 광고를 본 어떤 남자가 프랑스 남부 지방 어느 소도시를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교통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뮈리엘이라는 여자를 돌볼 간병인을 구한다는 광고였다. 온 지 사나흘이면 도망가버리는 간병인들을 보며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뮈리엘의 침대맡을 지키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남자는 뮈리엘의 곁을 조용히 지키며 그녀의 독설과 냉소를 견디어낸다. 남자는 가진 것이 없었고 게다가 기억도 온전히 가지려들지 않았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남들과 같아지려고 겉모습을 꾸미고 그렇게 행동하지만, 괴로워하고 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모습에 지우고 싶은 그의 과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그는 예전의 기억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지워내고 싶었던 것이다. 지난날의 기억으로부터 도망쳐 온 남자. 그는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주위 사람들을 보는 것이 힘들었고, 스스로 기억이 없다고 치부하며 낯선 곳, 자기를 아무도 모르는 그런 생소한 곳으로 자신을 내몰았던 것이다. 과거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기는 뮈리엘도 마찬가지다. 교통 사고로 전신이 마비가 된 뮈리엘은 사고 이전의 기억들은 오히려 불행일 뿐이었다. 뮈리엘에게 사고 이후의 시간은 정지되어 있었으며, 그저 똑같이 괴로울 뿐이다. 그녀의 삶이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의 몸뚱아리처럼 무덤덤한 삶이고, 맘대로 가눌 수 없는 자신의 몸뚱아리처럼 어찌할 수 없는 삶이었다. 그래서 그들 둘은 감정이 흘러가는 대로 스스로를 내맡기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다.그러나 이름 없는 남자에게 하나 둘씩 친구가 생긴다. 거리의 늙은 노숙자의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하고, 허름한 권투도장을 다니며 풋내기 아랍 아이 카림에게 권투를 가르쳐주며 애정을 쏟기도 한다. 어느 순간 뮈리엘에게 놀라운 사실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그 남자를 생각하고 신경이 쓰인다는 점이었다. 점점 남자가 떠나갈까 두렵고 조금씩 맛본 행복이 달아날까 두려워졌다. 남자 덕분에 외출도 할 수 있게 되고, 사고가 나기 전에 들리던 장소를 가보면서 과거의 추억들을 점차 상기한다. 곁에서 이를 지켜보는 남자도 차츰 자신의 과거를 찾아간다. 둘 다 자신의 기억이 추억이었음을 차츰 알게 된다. 카림이 시합에서 이기자 얻게 된 돈으로 밤새워 술을 마시고, 다음날 뮈리엘의 침대 위에 그녀의 곁에서 잠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남자는 뮈리엘에게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사고가 난 뒤, 처음으로 그렇게 멀리 떠나본 뮈리엘. 랑드 지방에 이르러 모래언덕 너머의 바다를 보기 위해 남자는 뮈리엘을 업고 모래언덕을 오른다. 수십 번을 넘어지고, 모래에 발이 빠지면서 힘들어하는 남자를 보며 뮈리엘은 '키레네의 시몬'을 떠올린다.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졌던 '키레네의 시몬'……

누구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살면서 행복을 느낄 수는 없다. 이웃을 돌보고, 걱정하는 가운데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고, 가치 있음을 비로소 알게 된다. 또한 자신이 거쳐간 시간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감정을 실어 요란스레 떠들지 않아도 대수롭지 않은 듯 멀리 떨어져 줄곧 그들에게 눈길을 주는 가운데 비로소 은은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문학을 발견하자마자 올데르는 글쓰기를 시작한다. 첫 소설은 16세에 쓴 것으로 필사본을 엄마 친구였던 크리스티안 로슈포르에게 준다. 이 글에 매혹된 듯 이 작가는 올데르의 글을 스톡 출판사로 보내는데 작가 앙드레 바이는 그 글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고는 출판을 거절한다. 올데르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등교 첫날 도망을 가버린다. 부모들에게 알리지 않고 보졸레 지방으로 포도 수확을 하러 떠난 것이다. "나는 주머니에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넣고 떠났다. 매일 내가 한 여정을 책의 간지에 적었다." 올데르는 자신의 당시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서 케루억을 환기시킨다. "만약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바람에 경찰이 세웠다면 그 오토바이 주인은 뭔가 확실한 신념이 있었을 것이다"고. 올데르는 또 파리로 떠나고 그리고 나서는 아프가니스탄으로 간다. 그의 목표는 힌두 쿠흐를 거쳐서 북동쪽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가 생트로페 집을 떠난 지 한 달 이상이 되었을 때 경찰이 그를 찾아낸다. 당시 부모는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그러나 아들에게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와 상의하여 올데르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1년 동안 밭에서 일한다. 그 다음해에 학교로 돌아간다. 바와 나이트 클럽에서 일한 돈으로 올데르는 작은 집을 세로 얻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 일이다. "나에게 돈 문제는 없었다. 누이들과 함께 생트로페의 모든 나이트 클럽과 호텔에서 서빙 일을 했다.
올데르는 향수에 빠지는 것을 피했다. 인터뷰에서 지난 일을 회고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오히려 책들에서 독자는 생트로페즈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올데르는 생트로페에 가서 "자기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고 싶지 않고, 그때의 기억을 회상하고 싶지 않으며 보이들의 서빙을 받는 휴양객들 편에 있고 싶지도 않음"(『금지된 해수욕』)을 알게 해준다.

밤에 번 돈으로 올데르는 오후에 읽을 책을 살 수 있었다. 올데르는 서점에 일정한 돈을 갖다 주고는 이 돈이 떨어질 때까지 책을 사러 왔다. 예비 고사를 치른 후 올데르는 액스에 있는 대학으로 가서 중국어 강의를 듣다가 다음해에는 포기하고 영화 강의를 듣는다. 그리고 청강생 자격으로 미술사학부에서 미셸 뷔토르와 이브 본느푸아 강의를 듣는다. 거기에서 올데르는 자신의 평생의 여인인 델핀을 만난다. 저녁에는 맥주 바에서 일했는데, 이 세계는 그의 모든 작품에서 언급이 된다. 비스트로, 바 등이 에릭 올데르의 작품에서는 피난처, 만남의 장소, 자연스런 우정이 싹틀 수 있는 마지막 장소로서 그려진다. 20대였던 이 시기에 그는 환자를 돌보는 일도 한다. 아주 특별하게 겪었던 이 경험들은 후에 [중국 여인]이라는 짧은 작품에서 환기된다. 그러나 그렇게 빠르게 간단히 언급되기에는 너무 벅찬 이 이야기는 다시 『침대맡 남자』에서 다루어진다.

올데르의 독서 편력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자. 18∼19세경 그는 칼레를 비롯하여 게랭·보브·니미에 라실드·샤르돈 등의 프랑스 작품들을 읽었다. 파리로 여행을 했을 때 올데르는 『모든 것에 대해 모든 것을 Tout sur le tout}이라는 잡지 편집진이었던 도미니크 고티에를 만나게 되는데, 후에 『딜레탕트』라는 잡지 편집국장이 되는 고티에는 올데르에게 그가 쓴 책을 잡지에 보내라고 충고한다. 올데르가 작가로 등단하게 되는 것은 『라 르뷔 드 미뉘 La Revue de Minuit』 제50호와 『랭지뉘 L'Ing nu』에서였다. 첫 발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물으면, 올데르는 언제나 "아주 실망스러웠다"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잡지에 내 이름이 실리는 것을 보는 것은 내게 아무런 느낌도 안 준다"고 덧붙인다. "등단한다는 것은 어떤 일종의 가족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독자들, 비평가들, 작가들, 교정 보는 사람들 등등과 함께. 형제와의 끈보다 더 강한 연계를 갖는 느낌을 갖게 된다" 25세에 그는 프낙FNAC 서점의 잡지에 글을 기고한다. 다른 잡지들에서는 운세, 카드 테스트 같은 글들을 '먹고 살기 위해' 쓰기도 하였다. 바로 이 시절에 그는 두 작품을 써서 『누벨 뒤 노르 Nouvelle du Nord』에 기고한다. 그리고 같은 때 쇠이으Seuil 출판사에서 『맨프레드 또는 망설임 Manfred ou l'h sitation』 을 출판하기로 결정한다. 그때 에릭 올데르의 나이는 24세였다. 그리고는 규칙적으로 모음집이나 단편소설 등을 내놓는다.
에릭 올데르는 밭을 경작하듯이 글을 쓴다. 초기 작품들은 일정한 틀을 보이지 않다가 서서히 자기 길을 찾아간다. 그는 [주차장의 목소리]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 자신의 오토바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했던가? 나는 남의 것들을 살펴보는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보다 칠을 잘했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끄러져 빠지는 나사 때문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고 잘 들어가지 않는 암나사 대문에 짜증을 부려야 했다. 이 기계들은 몇 달이 걸려도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여기에서 오토바이나 기계 대신에 소설 또는 이야기라는 단어를 넣어보라 … 오늘날 독서란 사람들이 자동차 모터를 맡길 때처럼 문학을 점검해보는 일이다. "책을 캐러빈 총의 안구처럼 냉정하게 분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초심자의 공포 같은 것이 없지 않았다. 가장 큰 테두리부터 벗겨보고, 그리고는 장으로 넘어가고, 그 하위 부분으로 넘어가서는 그 부분들을 연결시키는 것들을 점검해보고, 조종대를 살펴보고, 중계기가 제대로 설치되었는지 확인하고, 주축이 되는 전기회로 등으로 넘어간다."([주차장의 목소리])
『모디아노 칸타빌레』라는 작품을 계기로 올데르는 자신이 추구해가야 하는 것이 '본질적인 것'임을 깨닫는다. 이 '본질적인 것'이라는 것을 그는 두번째 소설 『이중주곡』의 등장 인물과 동일시하게 된다. 이 작품은 작가가 어떻게 평하든지 성공적이었다.
1993년 세번째 소설이 플라마리옹 출판사에서 출간된다. 제목은 『베나레스의 천사』. 아주 이상한 책이다. 주인공 라파엘은 꿈속에서 자신을 주도해가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두 개의 삶을 산다. "하나는 현실의 삶이고, 다른 하나는 꿈이 의미를 가지는 삶이다. 두번째 삶에서 라파엘은 논리적인 소년이 된다. 그렇지만 실제 삶을 제치고 이 꿈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삶의 다른 면이고, 삶의 계속이다. 그러니까 밤이라고 해서 라파엘의 삶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정신분열증의 예찬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에릭 올데르의 작품 중 가장 좋은 것으로 꼽히지는 않는다.
『침대맡 남자』에서 에릭 올데르는 데이비드 구디스식의 등장 인물을 그려낸다. 자신의 신비로운 과거로부터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고독한 인물이다. 과거의 자신을 피하면서 그는 교통 사고로 마비가 된 뮈리엘의 삶 속에 들어가게 된다. 그들 둘은 감정이 흘러가는 대로 스스로를 맡기지 않으려 애쓰는데, 각자 우정, 애정 또는 사랑에 대한 갈망을 잠재우려고 악전고투한다. 뮈리엘과 그의 간호부는 둘 다 서로에게 애착을 갖지 말아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뮈리엘은 생명이 없는 자신의 몸과 오로지 남아 있는 마음만 갖고서도 아직도 일종의 독립성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인공은 과거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애정이 상대로 하여금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기 때문에 그러지 않으려고 애쓴다. 이 둘의 갑옷에 대해 에릭 올데르는 얼마간의 침묵과 꿀맛과 같은 공모의식 등을 가지고 끝을 장식하는데…… 그러나 여기에서 독자들은 작가가 복싱 장갑을 낀 듯한 인상을 갖게 된다. 그리고 교활한 헤밍웨이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는 거기까지 오게 된 길들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 소설가는 소설 속의 젊은 복싱 선수처럼 "장갑을 너무 세게 꽉 끼고 시작했다". 그러나 선배들을 자주 대하고 자기 일을 보다 세련화하
--- 르 마트리퀼르 데 앙주
『침대맡 남자』 같은 소설은 작가가 온갖 위험 요소를 떠메고 작품을 쓰게 되는 경우다. 전신마비 장애자와 전직 복서 간병인. 그 간병인은 과묵하며 뭔가 신비에 쌓인 과거가 있다. 이럴 경우 부딪치게 되는 진부한 좌초들을 어떻게 피해나갈 것인가? 여자의 애수 어린 감정의 편린과 삶에 대한 불평들, 남자의 과도한 매정함과 신랄한 태도. 이런 걸 어떻게 조율해나가며 경계지을 것인가? 노출증 환자처럼 자기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거칠고 저속해 보이지 않으면서 정확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아마 열심히 생각하여 쓸데없는 가지를 치는 일, 결국 왜 내가 글을 쓰는가의 이유를 알아야만 할거다. 올데르는 이 짤막한 소설을 내놓음으로써 그에 대한 멋진 답을 내놓았다. 이 작품이 발표된 이후 올데르는 자신이 사는 작고 한적한 마을에 수많은 기자들을 끌어들이게 되었다. 엄격·정확·명징·절제된 문장은 파리의 문학 담당 기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불필요한 군더더기나 거추장스러운 센티멘탈리즘 없이 분명하고 잔인하면서도 섬세한 문장들. 대화조차 불필요한 장식은 거두어낸다. 고백도 없고 선동도 없다. 올데르는 진정 어린 마음을 가지면서도 자제할 줄 알고, 맞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으면서도 비밀스러움을 지킬 줄 안다. {침대맡 남자}는 여름철 휴가 때 심심풀이로 가볍게 읽어낼 그런 책은 절대 아니다. 올데르는 쉽게 소화시킬 수 있는 그런 작가가 아니다. 그는 누구도 끌어들이지 않는다. 어두운 자신의 작업실로 숨어 들어가 치열하게 글을 다듬는다. 그리고 '정확한 문장의 문학', 곧 진정한 문학을 찾아 나선다.
--- 르 몽드
『아름다운 정원사』라는 작품으로 1994년 '11월상'을 받은 바 있는 에릭 올데르는 마치 좋은 포도주와 같다. 매년 조금씩 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미 젊을 때 올데르는 자신만의 맛을 갖고 있었고, 성숙해서는 우리의 구미를 더욱 당기게 했다. 그리고서 탄생된 작품이 『침대맡 남자』다.

브리 지방에서는 하늘에서 빛나지 않은 태양빛을 유채꽃이 대신 던져주는 노랑과 초록이 엮어내는 봄이 한창이다. 클로미에를 지나면 구불구불한 길이 나타나고,. 바람이 흙을 날린다. 겨우 50여 명이 사는 이 마을에 1994년 '11월상'을 탄 에릭 올데르라는 작가가 사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주 독서에 관심이 많은 몇몇일 뿐이다. 에릭 올데르는 이 상을 받은 것에 좀 꾸며서 자랑스러워하는 척하면서 『아름다운 정원사』에서 "티에르스리유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작가"라고 밝혔다. 에릭 올데르의 높지 않은 집을 '파란색 집'이라 부르는 이유는 나무 덧창을 파란색으로 칠해서다. 전에는 작은 마구간이었던 곳 가까이에 있는 이 집에서 에릭 올데르는 팔에 장작을 안고 민첩한 몸짓으로 실어 나른다. 낡은 진바지와 더러워진 손을 하고는 "들어오쇼, 들어와"라고 아주 친근하게 맞는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자유로운 분위기가 풍기는 이 키 큰 남자는 그러나 겸손이 몸에 온통 배어 있어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방에 들어가니 스테레오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아코디온 연주가 벽난로 불의 열기와 함께 섞여 있다.
이미 여러 수작을 내놓은 뒤 35세에 에릭 올데르는 『침대맡 남자』를 출간한다. 조숙한 작가였던 그의 인생에 올리비에 롤랭·프랑수아 봉·알랭 나도 같은 선배 작가들처럼 1968년 학생 혁명은 중요한 사건이었다. 1960년 릴의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난 에릭 올데르. 집안은 제빵업으로 큰 재산을 모았다. 그러나 올데르가 겪은 시대는 좌파 사상이 지배하던 때였고, 그 사상은 그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부모들은 런던까지 가서 반동적인 사상과 유토피아의 분위기를 맛보려 했으며, 집안에서 달갑지 않은 존재들로 여겨졌던 그들은 그때까지 이끌어왔던 부르주아 생활을 청산한다. 아버지는 자전거에 올라타서는 가족들이 새로 정착할 낙원 한구석을 찾아 떠났고, 가족들(아내·아들·세 딸)은 곧 그와 합류한다. 아버지는 떠난 지 3주 후 전화를 하여 "됐어, 찾았어, 여기 남쪽이야, 생트로페라는 곳이야"라고 말하였다. 엄마는 은행 구좌에 있는 돈 모두를 찾아 이 유명한 마을로 온다. 이제 집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새로운 집은 포도나무로 둘러싸인 오두막집이어서 네 아이들과 부모는 다 함께 잘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큰 호텔에 딸린 수영장을 관리하는 일을 했고, 엄마는 바에서 일했다.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이었던 올데르는 일찍부터 독서를 좋아했다.
"읽는다는 것은 세상 밖으로 나가 있는 동시에 세상 안에 있는 것이다. 독서는 신비로운 영역이다. 페로스는 '쓴다는 것은 침묵하는 것과 그렇게 떨어져 있지 않다'고 쓴 바 있다. 읽는다는 것은 침묵하는 것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고 나도 생각한다."

올데르가 쓴 책들은 처음에는 『나는 루프트와프에서 파일럿이었다』 같은 제목들에서 잘 보이듯이 모험을 다룬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다가 비비 드 포르 그리모Bibi de Port-Grimaud를 만나면서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기 시작한다. 1973년 올데르의 아버지는 13헥타르의 땅을 경작하게 된다. 그러면서 온갖 데를 다 항해하고 다녔던 선원 목수 비비를 만나게 된다. 비비를 통해 인디언들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되었고, 프로방스 지방의 양치기들은 인디언들의 복제품처럼 여겨지게 된다. 비비는 양을 키우고 있었다. 에릭의 아버지는 비비를 자기가 경작하는 땅의 농가에 데리고 있었다. 그 땅의 주인은 앙리 칼레, 프랑시스 잠 등의 책 원본들을 큰 서재에 소유하고 있었다. 주인이 없을 때면 올데르는 거기에서 책을 읽곤 했다. 비비는 3권으로 된 '문학사'를 읽고서 올데르로 하여금 헨리 밀러, 잭 케루억을 알게 해주었다. "아마도 비비는 혼자서 이런 말을 했을지 모른다. '소질을 계발시켜야 할 이 어린애에게 책을 읽혀야겠다'고. 비비가 내게 건네주는 책을 내가 읽고 나서 우리는 그 책에 대해 토론할 수도 있었고, 그렇지 않기도 했다. 우리는 문학에 대해서나 양의 병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우리는 진짜로 인디언들처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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