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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색 매니큐어

바다색 매니큐어

홍종화 | 얼과알 | 2002년 02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4 리뷰 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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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10쪽 | 46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5290363
ISBN10 8955290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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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고통을 두려워하지는 않겠습니다. 오히려 나에게 다가오는 고통을, 우리를 다시는 헤어지지 않게 묶어두는 끈으로 사용하겠습니다. 그 단단한 연결 속에서 우리의 사랑을 다시 피워볼까합니다. 그 사랑을 피우다 보면 언 땅을 녹이며 깨어나는 봄 새싹처럼 행복이 자랄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 p.269
어느덧 죽음도 정형화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사이즈별로 구입할 수 있듯이 우리의 죽음도 원하는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초라한 죽음, 갑작스런 죽음, 끝도 채 맺지 못한 죽음.......
--- p.306
때때로 날씨는 죽음을 품기도 한다. 그래서 더 이상 음울할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진 날씨를 보고 있으면 가끔씩 날씨가 칼을 빼들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공포감이 든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우리 주위에서 실종된 사람들 중에 혹시 날씨가 죽인 사람을 없을까? 그들을 죽여놓고 날씨는 아주 탐욕스런 미소를 지었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 p.9
너는 살아가면서 실수하지 않으려고 몸부림쳤다. 남과 비교하며 살아가는 동안 너무 쓸데없는 허무만을 가득 쌓았다. 실패할 때마다 오히려 너를 비웠어야 했다. 하지만, 너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고통까지도 상상력을 동원하여 끌여들여서 실패보다 더 큰 절망을 채워버렸다. 하지만, 절망은 가장 나중에 분해될 뿐만 아니라 분해되면서 다른 더러운 쓰레기를 분출시켜야 비로소 사라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쓰레기니라.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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