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파커가 영화 [소셜네트워크]에서 주장했듯이 우리가 미래에 온라인상에서 살게 된다면,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 즉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 모두가 인터넷에서 살게 되는 미래 세상에서,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자신이 쉽게 이해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에 자긍심을 느끼며, 시대를 초월한 브랜다이스와 워런의 어구와 같이 “그저 혼자 있고 싶은” 사람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나는 궁금해졌다. --- p.27~28
위키리크스WikiLeaks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Julian Assange는 오늘날의 인터넷이 “세상에 존재했던 그 어떤 것보다도 강력한 스파이 기계”라고 말했다.19 그는 페이스북으로 인해 “인간과 그들 사이의 관계, 이름, 주소, 위치, 상호 간의 대화, 친척관계 등에 대한 가장 종합적인 정보들이 미국으로 흘러들어 오고 있으며, 미국의 첩보기관들이 이것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20
그러나 인류에 대한 대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페이스북뿐이 아니다. 클레이 셔키가 지적했듯이, 포스퀘어Foursquare, 페이스북 플레이시스Facebook places, 구글 래티튜드Google Latitude, 플랜캐스트Plancast, 그리고 핫리스트Hotlist와 같은 대중적인21 위치정보 서비스들은 사회를 더욱 간파하기 쉬운 것으로 만들고 있으며, 마치 우리가 감시자의 집에 앉아 있는 자에게 “책 읽히듯” 읽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22 --- p.41~42
불편한 진실은, 소셜미디어가 공동체주의적인 삶을 만들어나가기보다는 월터 컨이 말하는 “사회의 파편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3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단결하기보다는 분열하며, 평등하기보다는 불평등하며, 행복하기보다는 분노에 가득 차 있고,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있기보다는 외롭기 마련이다. 2009년 11월 퓨 리서치Pew Research의 보고서는 “사회적 고립과 새로운 기술”에 대해 분석했는데,4 페이스북, 트위터, 마이스페이스MySpace, 링크드인의 가입자들은 그들의 이웃들과 보내는 시간이 26%가량 적었다(따라서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넥스트도어닷컴이나 야타운Yatown과 같은 다른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해 그들의 이웃들과 소통할 필요성을 갖게 된다). 2007년, 브리검영 대학교의 연구팀은 184명의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을 연구한 결과 소셜네트워크의 주 이용자들이 “그들 주위의 커뮤니티에 사회적으로 덜 참여하고 있다고 느낀다”라는 결론을 내렸다.5 미시간 대학교의 사회과학조사연구소는 1979년과 2009년 사이에 단행된 72개의 개별적인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통해 오늘날의 미국 대학생들이 1980년대와 1990년대의 학생들에 비해 40%나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6 버몬트 대학교의 연구팀은 2009년에서 2011년까지 6300만 개에 달하는 트윗을 분석한 결과 그 내용이 점점 더 슬퍼지고 있으며 “행복도가 추락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어냈다.7 --- p.101
소셜미디어는 전혀 사회적social이지 않다. 셰리 터클 교수는 “우리가 인터넷으로 맺은 관계는 결코 우리를 끈끈하게 묶어주지 않는다”라고 경고한다. 베스트셀러 작가 맬컴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뉴요커New Yorker≫에 기고한 글에서 비판한 것처럼,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아주 약한 연결고리만을 제공할 뿐”이다.22 따라서 소셜미디어는 알렉시스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이 성공적인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영양분이라고 보았던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우리를 영속적인 가입자 신분으로 만들어놓는 것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네트워크는 지금까지도 만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만날 일이 없을 사람들을 연결해 ‘공동체’의 정의를 바꾸어놓는다. 이들에게 ‘공동체’란 자신의 정체성마저도 끊임없이 바꾸어나가는 자발적인 인트라비주얼들이 마우스 클릭 한 번만으로 가입했다 탈퇴했다가를 반복할 수 있는 자유로운 집합체 정도에 불과하다.
--- p.104~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