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70권 이상의 작품을 썼다. 그 중 《크리스핀의 모험》은 뉴베리 메달을, 《캡틴 샬럿》과 《진실만을 말할 것을 맹세합니까?》는 뉴베리 아너 상을 받았다. 한국 출간 작품으로는 《어두운 숲속에서》, 《펄루, 세상을 바꾸다》, 《비밀 학교》, 《누가 오즈의 마법사를 훔쳤을까?》, 《백전백패 루저 축구부》 등이 있다. 미국 콜로라도 클라크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그림 : 브리안 플락커
1969년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나 《Locomotive》로 칼테콧 상을 수상했다. 애비 워티스의 그래픽 노블 《City of Light》, 《City of Dark》, 《어두운 숲속에서 시리즈》에도 그림 그렸다. 《Moonshot》, 《The Flight of Apollo 11》, 《Lightship》으로 뉴욕 타임스 선정 어린이 책 부문 베스트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서 살고 있다.
불행하게도 까마귀 울음소리는 계곡 깊은 곳, 가고 싶지 않은 바로 그곳에서 들려왔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러니까 고작 새에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나쇼바는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다. 어찌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나쇼바에겐 무리의 대장으로서 모두를 위험으로부터 지키며 질서를 유지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런 의무를 다한다면 우두머리로서의 위엄은 도전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리를 굶주리게 하면 그런 일은 꿈도 꿀 수가 없다. --- p.20
케이시는 새를 놀라게 하지 않으려 조심조심 움직이며, 다섯 개 중 하나의 화살을 골라 활줄에 걸었다. 활을 들어 올리고, 자세를 잡고, 이번에는 활을 쥐는 방법을 제대로 떠올렸다. 그리고 새를 겨냥했다. “까옥!” 까마귀가 큰 소리로 울어 대며 날아올라 방향을 바꾸어 깊은 숲 속으로 날아갔다. 케이시는 활을 내려놓았다. ‘컴퓨터 게임이랑 진짜 비슷하네.’ 꼭 잡아 보고 싶은 마음이 솟아올라, 화살을 챙겨 새로운 목표물이 된 까마귀를 찾기 시작했다. --- p.108
“아프지? 내가 그런 건 아니지? 덫을 밟았어? 누가 널 쐈어?” 나쇼바는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머릿속으로 인간과의 거리를 가늠했다. 케이시는 얼굴에서 빗물을 쓱 닦은 뒤 물었다. “먹을 것 좀 줄까? 마실 물은?” 문득 주인을 확인할 수 있는 이름표가 목에 있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케이시는 몇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나쇼바가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대자, 케이시는 멈칫 뒤로 물러났다. “알았어, 녀석아. 알았다고.” 케이시는 상처 입은 개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어찌할까 고민했다. “그래, 난 저 까마귀를 죽이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넌 도울 수 있을 거야. 내가 먹을 것하고 물 좀 가져올게. 여기 있어!” 케이시는 명령하듯 말하고 활과 화살을 낚아채어 집을 향해 내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