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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정신분석가의 성장기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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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4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68g | 128*188*20mm
ISBN13 9788932917603
ISBN10 8932917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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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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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남자들은 아들이며, 그들은 누구나 한 소년입니다. 소년은 모두 유일하며 은밀한 계절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 p.7

내게 가장 강력한 원체험은 그날 방문을 열었을 때 마주친 거대한 하얀 벽, 그 흰빛의 경험이었습니다. 세상의끝에 다다른 듯, 거대한 벽의 흰빛은 거역할 수 없는 어떤 명령처럼 내 안으로 들어와 나의 존재를 산(散散)이 느끼게 했습니다. --- p.22

세상에서 여러분을 받아 줄 곳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사실 세상은 꽤 살 만한 곳이기도 하지만 또 상당히 두려운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여든 살이 넘을 때까지 살아가야 한다면 믿을 수 있는 품이 있어야겠죠. 부모님들도 여러분의 영원한 품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자기 스스로 자기 자신의 품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자기 자신을 충분히 느끼고, 잘 느끼고, 그만큼 받아들여 수용해야 합니다. --- p.24

정신분석가가 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자기 삶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숙련된 선배 정신분석가를 정기적으로 만나서 자신의 지난 경험과 인생 초기의 감정 등에 대해 깊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오래 묵어 있던 경험들, 쉽게 기억나지 않았던 사건들이 떠오릅니다. 오래된 고통스러운 경험을 다시 떠올리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멋진 일이기도 합니다. 먼지 쌓인 다락방을 뒤지다가 오래된 사진첩을 발견한 것처럼요. --- p.41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상황들 대부분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럴 때 우리는 대체로 자기 자신을 탓합니다. 내가 머리가 나빠서, 내가 약해서, 내가 나쁜 짓을 해서, 내가 못나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이것이 정말 여러분들의 잘못인지요. 다른 사람들의 잘못까지 나의 잘못으로, 자기 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합니다. --- p.67~68


늦가을 밤, 아버지를 업고 오던 10대 중반의 소년은 몇십 년이 지나 그렇게 아버지를 받아들이고서야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p.130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가 가난하고 소외된 약자들을 위해 삶의 작은 한 부분도 헌신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에만 매몰되어 허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월급 봉투가 얇아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어떤 마음의 장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선한 일을 위한 행동에 스스로 족쇄를 채워 버리는 믿음은, [나는 그런 일을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습니다. --- p.198

우리는 매일같이 우리의 슬픔을 헤아리며 살아갑니다. 좋은 음악은, 그림은, 작품은 우리의 과거를 헤아리게 해줍니다. 때로는 고통의 순간도 과거의 추억을 헤아리게 합니다. 헤아린다는 것은, 낱낱이 보듬어 숨결을 불어넣는 일입니다. 나는 그것을 자신과의 감응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자신과의 감응, 그것은 추억입니다. 사회적 신생아의 몸에 새겨진, 어떤 연대, 애정, 신뢰, 그리고 자신에 대해 스스로 확인한 최초의 가치감. 이런 것들이 차곡차곡 새겨진 추억 말입니다. --- p.201

나를 사랑하는 그 사람의 그리움에만 묻혀 있으면 나는 영원히 어린아이로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돌아보지 않는 것은 자라겠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을 품고 가지 않는다면 미래는 공허할 것입니다. 탄탄한 자람은 겨울의 나이테처럼 어제와 오늘의 아픔을 함께 품고 갑니다.
--- p.218~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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