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11일째가 되던 날 그들은 완전무장한 해적들이 가득한 작은 범선을 만났다. 짧은 결투 끝에 해적들은 엘리자-앤호를 강탈한 후 쿠바 해안의 작은 섬으로 두 척의 배를 항해해 갔다. 모든 희생자들을 뭍에 정렬했다. 파커 양은 후에 자신의 운명에 대해 뉴욕에 사는 그녀의 동생조지에게 이렇게 썼다.
"셔츠와 바지만을 남기고 칼, 도끼, 장검들은 내려놓게 했어. 불운한 선원들은 식인종의 흉포함과 마주하게 되었지. 목숨을 살려달라는 그들의 간청과 자비를 구하는 노력이 얼마나 헛된 것이었는지! 가엾은 스미스 선장은 그들에게 자신의 부인과 세 아이들 이야기로 그들을 감동시키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이런 간청을 한 보람도 없이 그의 호소는 자비라는 감정에 무감각한 가슴을 가진 괴물에게 무시되었지. 도끼로 한번 강타 당한 뒤에 그는 묶여있던 밧줄을 끊고 도망가려 했어. 하지만 또 다른 악당을 만났고 그 악당은 그의 심장을 칼로 찔렀어. 동생, 그 끔찍한 순간의 내 심정을 너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pp.12~13
18세기 초 해적 선장은 전투 시에 절대적인 권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밖의 사항은 선원 대다수의 의견에 따라 결정했다. 비록 큰 선실을 제공받기는 하지만, 선장은 그것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그 방은 다른 동료들이 들락날락하면서 그의 잔을 쓰고, 그와 식사를 함께 하는 일에 사용되어야 했다. 그는 선원들의 대표이며, '전체를 위한 수탁자'였다.
바돌로뮤 로버츠의 선원들이 작성한 조항이 가장 포괄적이며 전체적으로 인용할 만한 가치가있다. 이 조항들은 해적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견해들을 제공한다.
1. 모든 사람은 중대한 일에 대한 투표권을 지니고 있고, 식량이나 술을 포획할 때마다 동일하게 지급받을 권한이 있으며, 부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마음껏 즐길 수 있다.
2. 보상을 나눌 때, 모든 사람의 이름이 차례로, 리스트에 따라 공정하게 불려야 한다. 정당한 몫 이상으로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옷에 한정된다. 하지만 만약 접시나 보석, 돈 등을 1달러의 가치라도 횡령할 경우, 벌로써 고립 조치를 당한다(위반한 이는 무인도에 가두어 놓았다. 총 한 자루, 물 한 병, 그리고 화약 한 병만 가지고 살다가 굶어 죽어야 했다).
3. 돈을 걸고 카드 게임이나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4. 불과 촛불은 저녁 8시에 꺼야 한다.
5. 각자의 대포와 권총, 커트래스를 항상 청결히 관리하고 사용 가능한 상태로 유지한다.
6. 소년이나 여자는 허락되지 않는다. 만약 여성을 유혹하거나 여성을 위장시켜 데려온 이가 발견되면, 그는 사형에 처해진다.
7. 전쟁 중 선박이나 그들의 막사를 버린 자는 죽음이나 고립 조치의 처벌을 받는다.
8. 갑판 위에서 어느 누구도 때려서는 안 되며, 다툼은 해안에서 칼과 권총으로 끝내야 한다(해안에서 서로 등을 맞대고 몇 걸음 걸은 다음, 명령의 말이 떨어진 즉시 뒤를 돌아 총을 쏜다. 만약 둘 다 맞추지 못할 경우, 커트래스를 가지고 대결을 펼쳐, 상대편을 먼저 피를 흘리게 한 자가 승자로 인정된다).
9. 각자 1000파운드씩 배분받을 때까지 어느 누구도 해적 행위를 그만둘 수 없다. 만약 업무 수행 중에 사지를 잃거나 신체불구자가 될 경우 공공 재산에서 800달러를 받을 수 있으며, 그보다 덜 다친 자는 그에 맞게 배당금을 지급 받는다.
10. 음악인들은 안식일에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나머지 6일 동안에는 아무도 특별한 권리를 갖지 않는다.
--- pp.151~155
메이나드는 제인호로 압박을 가하고, 계속해서 어드벤처호에 발포하면서 해안가로 몰아갔다. 그는 모든 병사에게 마지막 접근 전까지 사격 준비를 갖춘 상태로 사격을 멈춘 상태로 숨어 있도록 명령했다. 제인호가 블랙비어드의 범선에 다가갔을 때, 블랙비어드는 당연히 그의 대포가 제인호의 선원 대부분을 죽였다고 판단하고, 열 명의 해적과 메이나드의 배에 오르기로 결정했다. 그들이 배에 기어오르자 숨어 있던 병사들이 나타났다. 그 다음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는 <뉴스레터>에서 볼 수 있다.
"메이나드와 티치는 칼로 싸우기 시작했다. 메이나드가 찌르자, 그의 칼끝은 티치의 탄통에 닿아서 손잡이까지 휘어졌다. 티치는 메이나드 칼의 손잡이 보호 장치를 깨서 그의 손가락을 다치게 했다. 곧바로 메이나드는 뒤로 물러서서 그의 칼을 던지고 권총을 쏴 티치에게 부상을 입혔다. 디멜트가 칼을 가지고 그들 사이에 우연히 끼어들어 티치의 얼굴을 거의 베었다. 두 부대가 메이나드의 범선에서 격전을 벌이는 도중 메이나드 부대의 병사 하이랜더가 일시에 그의 널찍한 칼로 티치와 싸워서 그의 목을 베었다."
블랙비어드는 다섯 발의 총탄을 맞고 스무 번이나 비참하게 칼을 맞은 후에야 쓰러졌다. 해적 선장의 죽음이 곧바로 전투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설명들이 남은해적들이 필사적으로 싸웠음을 암시한다. 레인저호가 추가 공격 부대와 함께 합세했을 때, 갑판에는 피가 흐르고 곳곳에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는 병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최종 사상자에 관한 설명은 약간씩 차이가 있다. 브랜드 대위는 해군 본부에 열한 명의 선원(라임호 두 명, 펄호 아홉 명)이 죽었으며, 스무 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보고했다.
--- pp.284~285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모험담, 연극, 그리고 영화 등에서 보아온 해적의 세계가 진짜라고 믿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신화들과 보물지도, 매장된 보물, 갑판을 걸어 다니는 의지 강한 해적 선장과 그가 갖고 있는 단도와 귀걸이, 목발에 앵무새를 가진 뱃사람을 원한다. 우리는 미개한 고문이나 교수형, 그리고 난파되어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 따위는 잊어버리고 싶어 한다. 우리들 대부분에게 해적은 언제나 낭만적인 무법자로 문명과 동떨어져서 어딘가 먼 햇빛 비치는 해안에 머물고 있을 것이다.
--- p.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