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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560g | 153*224*20mm
ISBN13 9788959591091
ISBN10 8959591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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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정재용
대구(大邱)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였다.(경영학 석사, 경영학 박사)
중고교교사를 역임하고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등에서 10여년
경영학을 강의 했으며 선물, 옵션 전문 컨설턴트로도 활동했다.
대학시절, 단편소설 달아달아 밝은 달아 , 망(網) 등을 교지에
발표하였고, 경영학원론 (공저), 인사조직론 (공저),
e-Leadership론 (역서) 등 저서를 가지고 있다.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둘은 해변을 낀 민박집을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 양철지붕에 협소한 방만 덩그렇게 내주던 옛날 민박집과 달리 제법 장사티가 나는 민박집이다. 두 사람은 창문이 이중으로 된 그 집에서는 제일 고급인 방에 들었다.
방을 안내한 주인아주머니가 방문을 닫고 나가자, 은숙이 가늘게 떨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자신의 배낭에서 수건 등속을 내어 샤워장으로 향하면서 은숙은 계속 떨고 있었다. 중년의 은숙이 옛날 소녀 때도 떨지 않았던 설렘에 가슴을 떨고 있는 것이다. 민규는 피우지 않던 담배를 찾아 불을 붙였다.
창밖에는 붉은 태양이 벌써 중천에 걸려 있었다. 잔잔한 파도가 해변에 산재한 바위와 그 틈 사이 모래사장에 울렁이며 밀려왔다 밀려갔다. 일출 때 거세던 파도가 태양이 뜨므로 해서 잔잔해진 모양이다.
민규는 오전 한나절 잠을 자고 오후에 해수욕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은숙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방바닥에 누웠다. 야간열차 여행은 피곤했다. 특히 덜컹이는 기차의 울림이 진을 뺀 듯하여 민규는 눈을 감고 누우면 금방 잠이 올 것 같았다. 은숙의 샤워시간은 길었다. 그네는 거의 한 시간이나 지나서 돌아왔다.
물에 젖은 머리를 털고 있는 은숙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소녀 이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상했다. 어릴 적에 각인된 여인의 모습은 세월이 지나고 보아도 그 시절의 모습으로만 보이는 것일까. 흔히 백수(百壽)하신 부모님들이 70대의 아들을 어린아이로 보고 상대한다고 하지 않던가.
이성과의 관계에서도 이와 같은지, 민규는 은숙의 어린 시절의 모습만 기억하고 살다가 그녀의 성장과정을 지켜보지 못하고 중년의 나이에 처음 만났으므로 백수 노인보다 더 심하게 그네의 현재 모습을 착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만약 그렇다면 은숙도 자신을 현재의 모습으로 보지 않고 그 시절의 모습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사람이 늙어지면서도 젊은 시절의 사랑의 감정을 유지하는 것은 이와 같이 각인된 그 시절의 모습을 쌍방이 그만큼 오랫동안 잊지 않고 살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은 아닌지, 민규는 샤워장으로 향하면서 소녀 은숙의 모습을 이렇게 생각했다.
한편으로 그는 현재의 은숙이 소녀 시절의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해보았다.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 그네를 보더라도 자신과 같은 감정을 갖고 그네를 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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