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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전이의 살인

인격전이의 살인

스토리콜렉터-04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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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34g | 140*210*30mm
ISBN13 9791158790257
ISBN10 115879025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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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이하윤
서울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SBS 방송아카데미에서 일본어 영상번역 과정을 수료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출판 번역에 정착하여 소설, 만화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치아키의 해체 원인』『일곱 번 죽은 남자』『여름, 19세의 초상』『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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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프로젝트가 언젠가는 파탄이 날 거라고 믿고 있어. 솔직히 인격 교환 기능을 우리 인간이 밝혀낼 수는 없잖아.”
“네? 무슨 뜻이죠?”
놀랐다기보다 진저는 어리둥절해했다.
“무슨 뜻이긴 무슨 뜻이야. 이게 다 그저 해프닝일 뿐이라는 거지. 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돼. 육체와 인격이 분리되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착각이야.”
--- p.27

이상한 것은 또 있었다. 가슴을 더듬는 내 손등이 몹시 지저분해 보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먼지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곱슬거리는 털이었다. 내가 이렇게 털이 많았던가? 게다가 꽤 하얬다. 마치 솜털처럼.
고개를 갸웃거리다 문밖에서도 심상치 않은 광경이 벌어지자 내 신경이 그쪽으로 쏠리고 말았다. ‘4’라고 새겨진 건물에서 막 나온 재클린은 빗질하지 않은 애시블론드를 아주 거칠게 벅벅 긁었다. 사람들 눈 따위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입을 조롱박 모양으로 쩍 벌리는가 싶더니, 눈을 부릅뜨고 뺨을 득득 긁어댔다.
젊은 미녀치고는 몹시 지저분한 행동이었다. 마치 술을 잔뜩 퍼 마신 아저씨가 막 잠이 깼을 때 모습 같았다.
--- p. 92

“일단 끝까지 들어봐. 나는 이렇게 생각해. 아무리 일본인을 싫어한다고 해도 무차별 살인을 할 만큼 그 영감이 미치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말이야, 그건 평소처럼 생활할 때 얘기잖아? 극한 상황에 몰렸을 때 인간이라는 동물은 발작적으로 이상한 짓을 저지르지 않나? 그리고 그 지진, 그 지진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일종의 극한 상황에 처해 있었으니까.”
“무슨 짓을 저질렀다는 거야?”
“마가 끼었다고 해야 할까, 혼란스러운 와중에 영감은 생각했겠지. 이건 아주 큰 지진이라고. 사망자도 꽤 나올 테고. 그러니까 한두 명쯤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을 슬쩍 죽여도 모를 거야, 아니, 알게 된다 하더라도 범인을 특정할 수 없어서 유야무야될지도 몰라, 하고 말이야.”
--- p.157

“토마 씨……” 괴기 영화의 주인공 같은 박력 넘치는 얼굴이 미소를 띠며 다가왔다. “자네도 경험해보는 게 어떤가. 이왕이면 여자의 모든 삶을. 자네, 출산이란 말일세, 아주 장렬한 ‘체험’이라고.”
“그렇다면 박사님은…….”
“마침 이 친구가……” 아크로이드 박사는 빨간 머리 여성의 어깨를 감싸고 끌어당겼다. “……진통이 시작되었을 때 바뀌었거든. 그대로 내가 겪었지. 아들이 태어날 때까지. 꽤 귀중한 체험이었어. 자네가 아무리 남존여비 사상을 가졌다 해도 두 번 다시 여성을 경시할 마음이 들지 않을걸. 한 번 경험해볼 것을 추천하네.
--- p.255

작중의 열쇠인 아크로이드 박사는 이 인류 역사상 최대의 수수께끼에 대해 어떻게 했는가.
‘자세한 건 몰라’라고 그냥 ‘얼버무렸을’ 뿐이다.
이 점이 대단하다.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은 흉내도 못 낼 것이다. 이건 당연히 아크로이드 박사의 흉내뿐 아니라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흉내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 근사한 시스템이야말로 니시자와 미스터리를 지지해주는 대들보다.
마술사가 공들인 마술을 선보인 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그 웃음,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동작. 이게 천재 마술사 니시자와의 방식이다.
--- p.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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