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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영수와 박정희, 그들만의 이야기

[ 양장 ]
리뷰 총점9.5 리뷰 10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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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4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438g | 188*254*30mm
ISBN13 9788963244785
ISBN10 8963244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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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옆에 앉은 방 씨는 보란 듯이 일그러진 손으로 계란을 깠다. 그러고는 두 조막손으로 계란을 받쳐 들고 육영수 앞에 내밀며 씩 웃었다. 그러자 옆자리에 있던 최 비서가 거의 기절할 것처럼 놀라 눈을 감아버렸다. (중략)
“왜요? 문둥이는 높으신 분들한테 겨란 하나도 대접 못 한답니까? 이 팔 놔요. 대통령 사모님께 겨란 드려야 할 게 아뇨?” (중략)
육영수는 미소를 지으며 방 씨에게서 계란을 받아들었다.
“맛있겠네요, 고마워요.”
육영수가 서슴없이 계란을 한입 베어 물고 다시 말했다.
“그런데 하나밖에 없어요? 여기 사람이 몇인데요?”
--- p.163

“당신이 십대 소녀인 줄 아시오. 말없이 사라지게?!”
친구 앞에서 면박을 당한 육영수가 화가 나서 일어났다.
나가려던 육영수의 손을 박정희가 얼른 잡았다.
“가긴 어딜 가요. 찾으러 다니느라 엄청 힘들었구먼.”
엄포 놓는 척하며 빌고 있는 박정희의 이중적 태도에 육영수의 화가 살짝 풀렸다. 그러고는 갑자기 궁금해져 박정희에게 물었다.
“근데 여기 있는 줄은 어떻게 아셨어요?”
“육군 수사대 이십만 명을 동원했어. 그래도 못 찾으면 신문 광고를 내려 했소. ‘집 나간 육영수를 찾습니다. 내가 잘못했소, 박정희’라고.”
육영수가 박정희의 농담에 피식 웃었다.
아내의 마음이 풀어진 것을 본 박정희가 등 뒤에서 꽃다발을 꺼내 건넸다.
육영수가 꽃을 보고 좋아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목련꽃과 무궁화가 섞여 있었다.
--- p.242

“떠나야 할 때를 놓치지 마세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에요.”
박정희가 못 들은 척하고는 육영수에게 다시 재촉했다.
“늦었으니 빨리 준비하라고.”
재촉하는 박정희를 보던 육영수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시위하다 다친 학생이 죽었어요.”
순간 박정희가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 듯 다시 물어보려다가 옷장 거울에 비치는 육영수의 얼굴을 보고는 멈칫했다.
“영안실에 가 봐야겠어요.”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박정희가 당황한 얼굴로 소리쳤다.
“거길 왜 가? 당신이 가야 할 곳은 국립극장이야. 지하철 개통식이고.”
육영수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전에 안타깝게 죽은 노동자의 어머니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무척 괴로웠어요. 이제 영부인으론 가지 않아요. 인간이자 어머니로서 가는 거예요.”
육영수의 말에 감정이 격해진 박정희가 맞받았다.
“당신은 일개 자원봉사자가 아니야, 국모야 국모.”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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