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두 개를 던져서 두 눈의 합이 홀수인지 짝수인지를 맞추는 ‘홀짝 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이 게임에서, 홀수인 ‘홀’보다 짝수인 ‘짝’에 돈을 거는 쪽이 유리하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짝은 ‘2, 4, 6, 8, 10, 12’의 6가지 경우가 있지만 홀은 ‘3, 5, 7, 9, 11’의 5가지 경우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이 잘못됐다는 사실은 간단한 확률법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주사위 두 개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수 36가지를 열거하면 합계가 짝수인 것과 홀수인 것은 각각 18가지다. 홀짝에 관계없이 나올 수 있는 확률은 같다.
-p47 ‘확률은 불확실성에 대한 법칙이다’ 중에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마다 출결을 검사하고 집계하는 것은 너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격주나 2회에 한 번씩 출석을 검사하겠다고 선언하면 출석검사를 하지 않는 날의 출석률이 급격하게 낮아질 것이다. 이때 ‘불확실성의 효과적 이용’이 필요하다. 약 2회에 한 번이나 3회에 한 번의 비율로 출석을 검사하더라도, 불확실성의 여부를 나타내면 학생들은 언제 출석검사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매번 출석을 하는 학생들이 증가한다. -p66 ‘불확실성의 효과적 이용’ 중에서
대학입시 경쟁률의 고저가 약 2년 주기로 이루어진다는 재미있는 법칙이 있다. 이 주기성은 수험생들이 입시경쟁률이 낮은 대학을 선택하려는 경향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수험생은 지난해의 데이터를 참고해 입시경쟁률이 낮은 대학을 선택한다. 그 때문에 지난해에 경쟁률이 낮았던 대학은 경쟁률이 높아지고, 반대로 지난해에 경쟁률이 높았던 대학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것을 ‘입시경쟁률 2년 주기의 법칙’이라고 한다.
-p70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규칙성 발견’ 중에서
40세의 중국계 미국인 여성을 상대로 25년에 걸쳐 추수감사절 축제 전후의 사망률을 조사했는데, 추수감사절 전 1주일 동안의 사망률은 평균보다 35.1%가 낮았고 추수감사절 이후 1주일 동안의 사망률은 평균보다 34.6%가 높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1,251명의 저명한 미국인이 태어난 달과 사망한 달을 조사해 비슷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생일 바로 전에 사망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고 생일 바로 뒤에 사망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이런 데이터는 ‘사람은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으면, 그 이후까지 죽음을 연장시키는 의지력을 발휘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식으로 통계 데이터를 사용해 자유자재로 해석을 내릴 수 있는 정말 재미있는 발견이 많을 것이다. -p98 ‘데이터를 해석하는 기술’ 중에서
다고 아키라라는 심리학자가 《천재적 두뇌개혁》이라는 책에서 이런 체험담을 소개했다. 그가 대학의 정기시험에서 다른 교수가 담당하는 수업의 시험감독을 하고 있을 때,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화학문제를 풀어본 것이다. 물론 문제의 정답은 전혀 몰랐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전문분야인 심리학 지식을 사용해 추론했다. 객관식으로 설정된 답안지를 보고 출제자의 심리를 예측하면서 제시도니 답을 하나씩 제거해서 하나의 답으로 압축했다. 시험이 끝나고 그 문제를 출제한 교수에게 확인을 요청한 결과, 모두 정답이었다. 문제를 작성한 교수는 그가 어떻게 정답을 알아차렸는지 놀라면서 홀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p102 ‘비즈니스에 유용한 통계전략’ 중에서
물가가 올라가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A는 실물적인 환경 변화다. 석유 산출량이 감소해 석유가격이 상승한다거나 인구가 감소해 상품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B는 화폐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다. 이것은 정부나 중앙은행의 정책 등에 의해 세상에 나도는 지폐의 양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폐가 증가하면 상대적으로 상품은 지폐에 대해 희소성을 띠게 되고 상품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제적 합리성에서 생각할 때, A의 물가상승에는 사람들이 반응을 해야 하지만 B에는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석유가 귀해져서 상품이 구체적으로 줄어든다면 이것은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을 하거나 사재기를 한다. 그러나 생활을 지탱 해주는 상품은 똑같은 양이 생산되고 있다. 교환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면 생활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 교환을 중개하는 중앙은행이 보유한 지폐의 양이 증가한 것으로 교환하기 위한 숫자가 약간 더 커지는 것이다. -p172 ‘화폐착각 모델’ 중에서
어떤 금융기관 X의 ‘도산확률’에 대해 생각해 보자. 예금자에게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시점에서, 금융당국이 금융기관의 자산상태 등을 통해 ‘도산확률을 10%다’라는 식으로 발표를 했다고 하자. 발표를 들은 각 예금자들은 이 ‘10%’라는 확률을 개인적으로 해석한다. 즉 주관적 확률로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 일부 예금자는 예금을 해약한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자산상태는 발표 당시와 달라진다. 당연히 도산확률도 10%에서 바뀐다.
즉 ‘도산확률 10%’는 그것이 사람들에게 얄려지는 순간, 이미 정확도를 잃는 것이다. 이것은 ‘도산확률 10%’라는 고지 내용이, 자기표현의 내부에 존재하는 ‘도산확률’이라는 개념에 외부의 상황이 반영되면서 영향을 끼치는 것과 같다. ‘도산확률’이라는 것은 이른바 피드백 구조를 가지고 있다.
-p183 ‘기업붕괴와 금융파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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