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189×년 11월의 어느 일요일, (소설 속 화자인) 프랑수아 쇠렐의 집에 오귀스트 몬느가 하숙생이자 전학생의 신분으로 등장한다. 쇠렐의 부모님은 생트아가트 지방에서 초급, 중급반 학생과 교사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상급반 모두를 한데서 가르치는 부부교사 쇠렐과 밀리이다. 병약하고 내성적인 데다 예민하기까지 한 15살 프랑수아는 부모, 특히 엄마의 지극한 보호하에 평온한 일상을 보냈왔었다. 그때까지 학교는 가족과 함께하는 주거지이자 가정, 놀이터에 불과했지만, 잘생긴 외모에 모험심과 강한 호기심, 단박에 주위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몬느의 등장으로 프랑수아를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에 서게 한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올 무렵, 아버지 쇠렐의 지시 아래 프랑수아가 급우 무슈뵈프와 함께 조부모님을 역까지 마중나가던 날, 몬느 역시 이웃 농장의 말을 빌려 홀로 길을 떠난다. 사흘이 지나 몹시 피곤한 상태로, 그러나 당시 도시의 젊은이들이 무도회에서나 입음 직한 화려한 조끼를 입고 나타난 몬느는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든다. 이튿날, 둘만의 다락방에서 몬느는 프랑수아에게 자신의 꿈같은 사흘을 얘기한다. 어른들 몰래 도주하듯 말을 빌려 생트아가트를 벗어났을 무렵의 해방감은 잠시뿐, 이내 길을 잃고 이상한 영지와 신비로운 성채 내의 가장 무도회에 발을 들이게 된 일, 결혼식 피로연을 준비한 무도회였으나 정작 주인공인 신랑과 신부가 등장하지 않았던 일, 채 학생 티를 벗지 못한 상처 입은 신랑과 가무잡잡한 낯빛을 띤 이의 만남, 새벽에 수풀 강가에서 고결한 뮤즈와의 운명적인 맞닥뜨림 등을 털어놓는다.
제2부
사흘 간의 잠적에 대한 학급 친구들의 궁금증과 괴롭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비로운 영지와 성채로 이르는 길을 찾는 데만 몰입하던 몬느와 프랑수아. 어느 날 한적한 이 마을에 보헤미안 가냐슈와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은 소년이 나타난다. 마을에 서커스 집시패의 공연과 소요가 있던 날, 몬느는 비로소 보헤미안 가냐슈와 그 소년이야말로 자신이 신비의 성채에서 만났었던 그 신랑, 프란츠 드 갈레임을 기억해낸다.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소년패들과 무리지어 놀이에만 열중하는 프란츠는 약혼녀 발랑틴의 잠적으로 치유하지 못할 상처까지 입어 가출했고 보헤미안 가냐슈를 따라 위험과 유희, 모험으로 가득한 생활로 뛰어든 상태다. 몬느가 기억을 더듬어 작성해놓았던 지도를 빼앗은 프란츠는 자신이 성채로의 길을 일러줄 터이니 대신 파리에 있는 약혼녀 발랑틴을 찾아줄 것을 그에게 다짐받는다. 몬느가 마을을 떠난 후 프랑수아는 아이들과 어울리지만 그들이 동네 식품점의 과자나 술 따위를 훔쳐 먹으며 무리지어 다니는 걸 목격하고는 환멸을 느껴 다시금 자신만의 세계를 찾고 떠난 몬느를 몹시 그리게 된다. 그 후 몬느에게서 전해진 세 통의 편지에는 수수께끼 같은 파리에서의 그의 행적이 몽환적으로 그려진다.
제3부
대장 몬느가 사라진 후 그의 흉내를 내던 친구들은 모두 각자의 삶을 준비하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비외낭세의 플로랑탱 삼촌 댁과 대고모댁을 찾은 프랑수아는 우연히 프란츠 드 갈레의 영지와 성채, 그의 아버지, 그리고 몬느의 운명의 여인 이본 드 갈레와 마주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몬느와 이본, 그리고 어릴 적 친구들이 야유회에서 어울리고 5개월의 약혼 기간 후 그 둘은 동화 같은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결혼식 직후 프란츠가 다시금 나타나 몬느에게 생트아가트에서 했던 약속을 지킬 것을 종용하고 몬느는 결국 이본의 곁을 떠난다. 몬느를 기다리면서 이본과 프랑수아는 그 누구보다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된다. 난산 끝에 딸을 낳은 이본은 산욕열로 죽고 프란츠의 저택에서 프랑수아가 몬느와 이본의 딸을 돌본다. 프란츠의 저택 다락에서 우연히 몬느의 학생시절 숙제장을 발견한 프랑수아는 거기에 적힌 일기를 통해 파리에서의 몬느의 행적, 프란츠의 약혼녀 발랑틴과의 만남, 그토록 열망하던 이본과 결혼을 하고서 바로 길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비밀의 전모를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