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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교수의 사기 이야기

이인호 교수의 사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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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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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632쪽 | 988g | 153*224*35mm
ISBN13 9788995998908
ISBN10 8995998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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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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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물 중심의 『사기』를 읽을 때 가장 좋기로는 원서든 번역본이든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게 도리라는 점을 누가 모를까. 그런데 『사기』는 적은 분량이 아닐 뿐더러 상호 유기적으로 구성된 체제이므로 어지간한 인내력과 세심함이 없으면 일반 독자로서는 설령 독파한다 하더라도 부분적인 재미에 그칠 뿐 전체 인물의 윤곽을 뚜렷이 그려내기는 힘들다. 게다가 입맛대로 원하는 분야의 원하는 인물만을 따로 뽑아 읽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주요 등장인물 100여 명을 4개 범주로 나누고 다시 세분하여 재구성한다면 『사기』의 인물을 비교적 일목요연하게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하는 분야의 원하는 인물만을 집중적으로 읽을 수도 있다. 본서는 기본적으로 이런 의미에서 시도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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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사기』는 남성 위주의 성공한 인물들의 잔치인가?
그렇다면 사마천은 영웅호걸만 기록했는가? 그렇지 않다. 왕후장상을 비롯해 사업가, 코미디언까지 기록했다. 남성만 기록했는가? 여성도 많다. 성공한 인물만 기록했는가? 실패한 인물도 기록했다. 실패한 인물까지 기록할 필요가 있을까? 여기에 사마천의 남다른 뜻이 담겨 있다. 인물 위주로 기록했다면 그 인물이 뭔가 대단한 일을 했기 때문에 『사기』에 기록되었다고 믿음직하다. 그러나 『사기』에는 별로 한 일도 없으면서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 꽤 있다. 사건 위주로 기록하는 서양의 역사에서는 결코 등장할 수 없는 인물이 기록된 것이다. 백이 숙제가 무슨 대단한 일을 했다고 열전의 첫머리를 장식했는가? 오태백이 무슨 엄청난 공을 세웠다고 세가의 첫 편을 차지했는가? 바로 이런 곳에 『사기』의 정신과 뜻이 담겨 있다. 사마천은 인물을 기록할 때 현실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어떤 정신과 뜻으로 살아갔는지를 더욱 중요하게 봤다. 사람의 마음과 뜻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마천은 중요하게 생각했단 말인가. 그것은 바로 고매한 이상과 훌륭한 인품이었다. 생각해보면,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기는커녕 분위기 파악도 제대로 못하여 굶어죽은 백이 숙제, 그리고 오지로 달아나 문신을 새기며 스스로 폐인이 된 오태백과 같은 인물은 현재의 우리 관점으로 보자면 지지리도 못난 인생이건만 사마천은 오히려 극히 높게 평가하며 『사기』에 수록했다. 평화를 열망했던 백이 숙제, 겸양의 미덕을 더 없이 발휘한 오태백을 찬양하기 위해 수록한 것이다. 사마천이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또한 무엇일까? 미래의 역사는 고매한 이상과 훌륭한 인품으로 가득한 그러한 인간 세상이 되길 염원했기 때문이다. 사마천의 바람은 헛되지 않은 듯, 『사기』 이후의 역사책에는 그러한 고매한 이상과 훌륭한 인품이 끊임없이 기록되었다. 이런 점이 중국 역사책의 독특한 전통이며 서양의 역사 기술과는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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