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51쪽 \| 380g \| 12920430mm
ISBN13	9788901070445
ISBN10	890107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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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미국 뉴욕 주에서 태어난 티모시 토머스 파워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이곳에서 그는 평생의 문학동지인 제임스 블레이록과 K. W. 지터를 만나, 이들과 함께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을 배경으로 대체역사 소설을 쓰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들은 당시 유행하던 정치적 운동이자 스타일이었던 사이버펑크에 빗대어 자신들의 작품에 ‘스팀펑크’라고 지칭했다. 또한 이 시기에 파워즈는 필립 K. 딕과도 조우하게 되며 그에게서 정신적, 문학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팀 파워즈는 1976년, 첫 장편 《The Skies Discrowned》와 《Epitaph in Rust》를 선보였다. 그리고 실제 역사와 가공의 환상을 미묘하게 교차하는 특유의 스타일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은 세 번째 작품 《The Drawing of the Dark》(1979)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밖에도 그리스 신화의 흡혈귀 일족에 맞서 싸우는 19세기 낭만파 시인들을 그린 《시인의 피(The Stress of Her Regard)》(1989), 라스베이거스를 세운 마피아 벅시의 일대기를 다룬 《Last Call》(1992, 세계환상문학상 수상), 그리고 노아의 방주가 정박한 아라랏 산에서 초자연적인 힘을 끌어내려는 강대국 정보기관들의 치열한 첩보전을 다룬 《디클레어(Declare)》(2000, 세계환상문학상 수상) 등 10여 편의 장편을 발표하며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인의 피》와 《디클레어》는 곧 한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현재 파워즈는 캘리포니아에서 거주하면서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역자 : 이동현

부산대학교에서 행정학과 영문학을 공부했다. 로저 젤라즈니와 로버트 하인라인의 작품을 접하고 매료되면서 과학소설 번역을 시작, 웹진 《거울》의 번역 필자로 활동하면서 루시어스 셰퍼드, 댄 시몬즈, 클라이브 바커 등의 중단편을 번역했다. 지금은 부산대학교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번역가 겸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웅진 팬덤스토리 1기를 기획하였으며, 이 책에 이어 두 번째 번역서로 댄 시몬즈의 《칼리의 노래Song of Kali》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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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영문학자 도일은 어느 날 괴짜 백만장자로부터 이유를 불문하고 거액을 줄 테니 19세기 낭만파 시인 콜리지에 대한 강의를 해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곧 강의의 목적이 일단의 탐사대를 조직, 1810년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직접 콜리지를 만나기 위한 준비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도일은 과거로 갈 수 있는 시간의 틈새를 발견했다는 백만장자의 주장을 믿지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 콜리지를 만날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결국 여행에 동참하게 되고, 그들이 도달한 세계에서 모종의 음모를 품고 시간을 거슬러온 또 다른 무리와 마주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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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뒷골목으로 떠나는 ‘스팀펑크’ 스릴러의 진수 ≪아누비스의 문≫은 대표적인 스팀펑크 대체역사소설로 손꼽힌다. 스팀(Steam)과 사이버펑크(Cyberpunk)를 합친 신조어, 스팀펑크는 전기 대신 증기 기관, 즉 스팀 엔진이 문명 동력의 원천이자 상상력의 발원이 되는 장르로, 영미권에서는 198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스팀펑크 소설이 19세기 영국을 자주 다루는 이유는, 현대 과학소설의 근간이 되는 과학기술이 18~19세기 영국 산업혁명 시기에 폭발적으로 진보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과학기술을 현대의 관점에서 환상적으로 재해석하여 강렬하고 기묘한 시대착오적 정서를 불러일으킴으로써 과학소설의 외연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연통으로 연기를 뿜으며 걸어 다니는 성을 보여주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 좀 더 밝고 따뜻한 스팀 엔진의 상상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면, 팀 파워즈의 작품은 좀 더 음울하고 축축하며 차가운 감성을 자극한다. 작가 팀 파워즈는 산업혁명의 풍요 뒤에 감춰진 음울한 19세기 도시의 이면을 디킨스풍의 정서로 매우 사실적으로 재현해냈다. 망토를 걸친 신사와 고풍스런 마차의 행렬을 벗어나 골목을 단 한 번만 꺾어 들어가면, 기형의 어릿광대와 미친 난장이, 탐욕스런 거지 왕이 지배하는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 그리고 그 낯선 풍경 위에서, 조국을 영국 식민 치하에서 해방시키겠다는 장대한 꿈을 안고 날아온 고대 이집트의 마법사 무리와, 그저 자신이 연구하는 시인을 한번 만나보고 싶었을 뿐인 현대의 이방인이 일련의 사건에 얽혀 서로 쫓고 쫓기면서 흥미진진한 스릴러가 펼쳐진다. 역사소설과 팩션의 경계. 신화와 역사, 현실과 환상의 절묘한 교차 작품 타이틀에 등장하는 아누비스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자칼 머리를 한 죽음의 신이다. 장례 절차를 주관하는 신이자 지하세계에서 이승과 저승을 잇는 문을 지키는 자로, 사자들이 지하세계를 떠도는 동안 그들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아누비스’라는 신화의 존재를 시간여행 모티브에 끌어들여 실제 역사와 가공의 환상, 신화와 과학소설의 장치들을 훌륭하게 배합해냈다. 소설에서 1798년 아부키르 해전에서 프랑스군을 격파한 후 식민 이집트에서 주도권을 잡은 영국은 고대 이집트 신들에 대한 신앙을 탄압한다. 기독교의 힘 때문에 지하세계의 신들이 모습을 드러낼 수 없게 되었다고 판단한 이집트 마법사들은 아누비스를 깨워 지하세계의 문을 열고 영국 세력을 몰아내려고 한다. 이를 위해 영국 심장부인 런던에서 마법으로 고대 이집트 신들을 소환해내려 하지만 의식은 실패한다. 하지만 아누비스 신에 빙의된 마법사는 1810년의 런던으로 날아온 뒤 그의 힘을 받아들인 채 사라져버리고, 아누비스가 깨어나면서 열린 문의 틈새를 우연히 발견한 또 다른 무리가 그 틈으로 시간을 이동해 1810년의 런던으로 들어온다. 작가가 안내하는 19세기 런던이라는 시공간은 매우 흥미롭다. 그가 창조해낸 런던을 종횡무진 하다보면, 우리는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역사이며 어디부터가 환상이고 허구인지 모호해지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전통의 역사소설이나 팩션으로 분류될 수 없는, 신화가 현실이 되고 마법이 과학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러한 하이브리드한 작품세계는 읽는 재미를 한껏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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