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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더라면

살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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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3쪽 | 400g | 153*224*20mm
ISBN13 9788984370838
ISBN10 898437083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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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민정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공부하다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제4대학에서 불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장폴 뒤부아의 『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앙리 쿠에코의 『감자일기』, 로랑 고데의 『송고르 왕의 죽음』,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오스카와 장미할머니』,『이브라힘 할아버지와 코란에 핀 꽃』, 아멜리 노통브의 『살인자의 건강법』, 세바스티앙 자프리조의 『아주 긴 일요일의 약혼』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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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떡 몸을 일으킨 제레미는 도대체 그녀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아내려 머리를 쥐어짰다.
‘일 년 전? 내 생일? 그럼 난 지금 살아 있다는 건가? 그런데 왜 지난 일 년 동안에 벌어진 일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걸까?’
황당무계한 의문들이 그의 머릿속을 파고들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말도 안 되는 해답과 가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그의 이성은 차츰 흐릿해져갔다. 생뚱맞은 상황을 더 이상 견뎌낼 수 없어진 제레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런 다음 목덜미를 신경질적으로 문질러대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애썼다. 그런 그의 귀에 빅토리아가 샤워를 하며 『사랑의 찬가』를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p.18

빅토리아가 그의 집을 찾아왔을 때 목도했을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땀방울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가운데 혀에 위스키 맛이 감돌았다. 그는 누군가를 부르려 했지만 목소리는 목에 걸린 채 말이 되어 나오지 않았다. 비상벨을 찾아보았지만 그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눈앞이 침침해졌다. 그는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써 눈을 부릅떴다. 그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물리쳤다.
‘지금은 안 돼! 이제야 살아갈 이유를 찾았는데!’--- p.38

시편이 그의 손에서 떨어졌는데도 굳을 대로 굳은 팔다리가 말을 듣지 않아 주울 수가 없었다. 빅토리아가 부엌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녀를 소리쳐 부르려 했지만 목구멍에서 맴돌 뿐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 누군가 중얼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창에 빛이 어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는 이제 땀에 흠뻑 젖은 채 온 몸이 마비되었다. 그가 겨우 움직일 수 있는 건 두 눈동자뿐이었다. 그는 숨을 들이쉬려고, 단 몇 초라도 더 깨어 있으려고 애면글면했다. 그러다 문득 예의 노인이 창가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노인은 여전히 죽은 자들을 위한 기도를 읊조리고 있었다.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도대체 저 노인은 누굴까? 빅토리아에게 알려야 해! 미친 노인네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고!’
빅토리아에게 알려야 해! 알려야 해! 그는 빅토리아를 부르려 했다. 하지만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잠시 숨이 막혀 컥컥거리던 그는 이윽고 빛을 버리고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 p.83

‘저 아이들은 내 자식들이야. 그리고 나는 저 아이들을 사랑해. 하지만 어떤 식으로 사랑하는 걸까? 언젠가 어떤 종교지도자가 한 말이 생각나. 남자에겐 참된 인간으로 거듭날 기회가 세 번 주어진다고 했어. 첫 번째 기회는 부모님의 사랑과 도움인데,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경우 아내의 도움으로 경박하고 이기적이고 미숙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지. 그 기회마저 놓치면 자식들에게 기대는 수밖에 없다고 했어. 그래도 안 되면…… 더 이상은 희망이 없다고 했는데……. 나는 어쩌다 그 기회들을 모두 놓쳐버린 걸까? 어쩌다 식구들의 사랑을 부질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렸을까? --- p.131

끔찍한 몰골, 그 자체였다. 수많은 세월이 흘렀고,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례였다.
‘이제 뭘 더 바라겠어? 침대에 붙박인 노인네가 돼버린 거야.’
자신의 몸속에 꼼짝없이 갇혀버린 그는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려 애써보았다.
‘그러고 보면 내가 제2의 제레미란 놈을 이긴 건 아닐까? 그놈을 이렇게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로 몰아넣었잖아. 그래, 내가 이긴 거야. 불편한 것쯤이야 얼마든지 참아내고말고.’--- p.247

나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사라질 거야, 빅토리아. 내 삶은 한낱 구덩이에 불과했어. 빛을 집어 삼키는 구덩이, 시커먼 구덩이 말이야. 긴긴 터널 같았다고나 할까. 드문드문, 아주 드문드문 구멍이 뚫려 있었어. 그 새로 빠져나오면 오월의 햇살이, 따스한 산들바람이 나를 반겨주었지. 물론 다시 삶 없는 시커먼 굴속으로 빨려 들어가야 했지만 말이야. 그 속엔 나도 없고 당신도 없었어. 죽음 앞에선 자신이 살아온 이유를 떳떳하게 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래야 무의 세계에서 충만한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 텐데.
나는 죽음 앞에서 뭘 더 바랄 수 있을까? 며칠 더 살게 해 달라고? 지나온 삶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앞으로 다가올 삶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그런 날들을 더 달라고?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해, 빅토리아.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처럼.
나는 아직도 그 시절에 머물러 있으니.’--- p.265

아브라함 크리코비치 랍비는 그 시선에 압도당했다. 그리하여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제레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제레미 형제님, 제 생각에…… 형제님은 2001년 5월 8일에 실제로 죽었습니다.”
그의 몸은 별안간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더 이상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아브라함 크리코비치 랍비의 목소리만 계속해서 들려올 뿐.
“형제님은 2001년 5월 8일에 죽었습니다. 또한 스스로 저지른 잘못을 깨닫는 그 하루가 끝날 때에도 죽었지요.
삶은 우리네 인간으로서는 그 가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풍요로운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지지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보는 셈입니다. 얼마나 많은 길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지! 우리가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그러하기에 스스로를 행복으로 이끄는 길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최악의 선택은…… 우리네 인간은 그 길로 빠져들기 쉽지요…… 선택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는 것, 살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 p.273

‘두 번째 기회는 없는 거야?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야 하지? 이제 깨달았는데! 잘못을 깨닫게 해놓고 고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어떡해? 이게 바로 지옥인가? 아브라함 크리코비치 랍비가 말한 바로 그 지옥? 안 돼, 이럴 순 없어. 난 죽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내가 지금 악몽을 꾸고 있나? 깨어날 수 있는 건가? 내겐 아직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그는 저 아래, 빛 속에 자리하고 있을 신에게 애원했다. 용서해달라고.
‘그래, 나는 신을 모욕했어! 그래, 나는 부모님을, 아내를, 아이들을 괴롭혔어! 하지만 이젠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어!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할까?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 괴로운 마음을. 살고픈, 나만의 삶을 만들어가고픈, 식구들을 행복하게 해주고픈 이 강렬한 욕구를. 식구들은 나를 용서해주겠지. 자살하기 전의 제레미를. 하지만 신은?’
시편의 뜯겨나간 부분에 새겨져 있던 글귀들이 그의 정신을 파고들었다. 그의 기억에서 뜯겨나가 뒤죽박죽으로 뒤엉켜버린 글귀들. 그는 비명을 질렀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한 여인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한 주인공 제레미는 구애를 거부당하자 자살을 기도한다. 2001년 5월 8일, 제레미의 스무 번째 생일에 벌어진 일이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제레미는 사랑하는 빅토리아 곁에서 눈을 뜬다. 날짜는 2002년 5월 8일
주인공도 읽는 이도 다 같이 어리둥절한 가운데 이야기는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주인공 제레미는 지난 일 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채로 사랑하는 여인 곁에서 지상천국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 환상적인 행복은 잠시뿐, 밤이 오자 그는 별안간 무력감에 빠지고 곧이어 이상야릇한 환영을 보면서 혼수상태와도 같은 잠 속에 빠져든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곁에는 웬 아기가 잠들어 있다. 때는 2004년 5월 8일. 모르는 사이 다시 2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고, 빅토리아와 결혼한 그는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다.
44년이라는 세월 동안 제레미는 잠들었다 깨어나기를 아홉 번 되풀이한다. 깊은 잠에 빠졌다가 눈을 뜨면 시간은 저만치 달아나 있고, 눈앞에는 감당하기 힘든 악몽이 펼쳐져 있다. 제레미가 잠든 사이 냉혹하고 잔인하고 이기적이며 파렴치한 또 다른 제레미가 빅토리아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갖은 악행을 저지르는 것. 잠시 잠깐 깨어날 뿐인 제레미는 지상지옥이 따로 없는 고통 속에서 절망과 무력감을 맛본다. 사랑하는 빅토리아와 두 아들, 부모님에게까지 인간 망종으로 취급받게 된 제레미는 본연의 그 자신으로 돌아오는 아홉 번의 기회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해내고자 전력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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