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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미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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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미로 1

[ EPUB ]
이리리 | 가하 | 2016년 05월 0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3 리뷰 151건 | 판매지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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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5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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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1.2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1만자, 약 5.3만 단어, A4 약 101쪽?
ISBN13 9791130006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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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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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생을 기억한다.
죽음은 나에게 있어 짧은 휴식이다.
빛이 사라진다. 빛이 나타난다. 이것이 나에게 있어 생과 생의 경계였다.
희미한 빛이 나를 깨우는 걸 보니 그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원치 않는 시간을 살아야 할 모양이다.
이번엔 또 어떤 낯선 시간과 공간 속에 태어나야 하는 걸까.

“힘 줘어어어어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귀청이 떨어져나갈 것 같은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빛의 반대편으로 몸을 틀었다. 그러자 세계가 흔들리며 비명소리가 울렸다.
“아악!”
너무 놀라 움직임을 멈췄다. 비명도 멈췄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또, 태어나고 있는 거다.
“됐어. 엄마, 힘내. 엄마가 힘내야 애가 힘을 내.”
낯선 언어다. 이번 생은 시작부터 마음에 안 든다. 또 말부터 새로 배워야 한다니……. 지난 두 번의 생은 그나마 쓰던 언어를 계속 쓰는 편리함이라도 있었는데.
“힘내요. 거의 다 됐어요!”
어둠이 밀려갈수록, 빛이 밝아질수록 알 수 없는 언어가 좀 더 생생해진다.
“좀 더!”
“자기야! 힘내!”
태어나고 싶었던 적도 없지만 태어나야 한다면 알고 있는 문화,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언어가 편하다. 완전히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받아들인다는 건…… 아, 귀찮아. 태어나기 싫어진다.
하지만 이쯤 왔을 때의 반항은 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 그 순간 몸을 압박하고 있던 힘이 사라지며 나는 눈부신 빛 한가운데로 던져졌다.
“됐어요!”
“으애애애앵!”
태어나는 순간의 괴로움.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내쳐지는 그 강력한 감각에 짜증을 확 냈지만 나를 둘러싼 사람들에겐 울음소리로 들릴 뿐이겠지. 지금은 몇 년도일까? 내 마지막 생으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전생에서도 신생아의 지적 수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었지만 대부분 소설에 가까웠다. 사실을 알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의 말을 듣는 게 좋을 텐데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고생하셨어요!”
“예쁜 공주님이에요!”
내 맘도 모르고 태평스럽게 들리는 목소리들은 기쁨에 가득 차 있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태어나자마자 썰렁한, 환영받지 못하는 생도 있는데 이번 생의 시작은 적어도 우호적인 것 같다.
“어쩜! 정말 너무 예뻐요!”
억눌려 있던 몸의 감각이 느리게 돌아온다. 동시에 짜증도 가라앉았다. 어차피 내가 무슨 불만을 갖고 있는지 알지도 못할 사람들이다. 내가 얘기한다고 알아들을 것도 아니니 울 이유가 없다. 괜히 기운만 빠지지.
머리는 쌩쌩 돌아가기 시작했으나 육체는 여전히 어설퍼 옹알옹알 울음을 멈췄다. 바보같이 보이는 건 질색이다. 잘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다물고 눈을 열심히 굴렸지만 초점이 맺히지 않는 눈동자에 제대로 보이는 것은 없었다. 천장과 사람들이 마구 흔들려 말 그대로 정신만 사납다.
어차피 백일은 넘어야 초점이 제대로 맞을 거다. 그냥 눈이나 감고 있자.
“어머, 얘 눈 감는 거 봐!”
“어디어디! 나도 좀 보여줘요!”
“세상에! 이렇게 차분한 애기는 처음 봐요! 엄청 새초롬한 공주님이 될 것 같은데요?”
몸이 공중에 둥실 뜨는가 했더니 희미하게 젖내가 섞인 땀내가 코끝에 스며들었다. 누군가의 뜨거운 품…… 따뜻하고, 익숙한 냄새가 난다.
날 낳은 사람이다.
“예뻐…….”
내 뺨을 건드리는 손가락에 사랑이 가득 묻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조금 웃었다. 언어는 낯설어도 느껴지는 게 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랑받는다는 감각은 흔한 것이 아니다. 언어를 배우는 건 귀찮겠지만, 다른 언어의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그래.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이거 봐! 이거 봐! 자기야! 애기가 웃고 있어!”
“애기가 어떻게 웃냐? ……하지만 사진은 찍을 수 있지! 자기도 웃어! 빨랑! 치이즈!”
번쩍 하고 불빛이 눈앞에서 터졌다.
아이! 이건 또 뭐야!
“우애애애애애애애애앵!”
“아이구, 우리 애기! 울지 마! 울지 마! 아빠가 사진 찍은 거야!”
선한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포근하게 나를 당겨 안은 손길, 쏟아지는 따스한 시선들…….
정정해야겠다. 이 정도면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꽤 훌륭한 출발이다.

모든 전생을 기억하는 나에게 삶은 하나의 미로에서 빠져나와 다음 미로로 들어가는 것과 같았다. 미로는 매번 길이 달랐지만, 그래봤자 미로는 미로…… 모퉁이를 돌아섰을 때 무엇이 나오는지 모른다는 면에서는 별다를 것도 없다.
10번쯤까지는 태어나는 횟수를 세었으나 언젠가부터 그만두었다. 몇 번 환생했는지 알고 있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었으므로. 한때는 과거의 생들을 찾아봤던 적도 있는데 그것도 그만두었다. 역사서 귀퉁이에 꽂혀 있는 나의 흔적을 발견해봤자 현실감만 사라질 뿐이다. 언제나 현실은 지금 발을 딛고 있는 시간이었다. 많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현재가 달라지는 일은 없다.
그저 대충 가늠해보았을 때 평균적으로 한 세기에 한 번 정도, 태어나는 시공간은 말 그대로 제멋대로,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어떤 연관성이나 상관관계가 없는 무작위였다. 많은 사람들이 갖는 환상과는 달리 인연이란 것도, 인과응보란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전생의 원수? 만나야 복수하지. 세계는 넓고 인구는 많다. 우연히 지나가다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100퍼센트 우연일 텐데 내 경험에 비춰보자면 가능성 0퍼센트였다.
규칙이 있다면 지구 외의 다른 행성에서는 태어난 적이 없다는 것, 그리고 세월은 놀라울 정도로 무심하고 인생은 무서울 정도로 허무하다는 것.
가끔 나도 그냥 평범한 사람처럼 백지 상태에서 생을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무지해서 용감한 사람들을 보면서 이것저것 머리 아플 필요 없이 나도 단순하고 싶다고.
하지만 이내 그러거나 말거나 달라질 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고 만다. 어차피 오랜 생의 기억이 있다고 해서 모든 생의 순간을 다 기억하는 것도 아니니까. 물론 몇 세기나 지구가 평평하다고 배우며 살다가 어느 날 태어났을 때 지구가 둥글다고 하는 바람에 펄쩍 뛴 적도 있긴 하지만, 점점 지식과 진실을 분리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지식의 발달을 제외하고 실제 사람의 삶이란 시대와 무관하게 생각보다 뻔하다. 유난하지 않은 평범한 생은 일상이 기억 속에 묻히듯 시간이 지나면 그냥 묻혀버린다.
그리고 그게 좋다.
지나온 생을 기억한다는, 그 남다른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한 순간 내가 깨달은 것은 그거였다. 괜히 거창하게 발자취를 남기는 고통스러운 삶보다 조용하고 평범하게, 기억조차 나지 않을 그런 삶이 훨씬 좋다는 것. 다음 생의 나를 위해서.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생은 고대 수메르의 공주였고, 여신관이었다. 왕권을 놓고 벌어진 치열한 권력 다툼에다 치정극에까지 휘말려 결국 독살당했다. 언젠가는 노예였고, 언젠가는 귀족이었으며, 또다시 언젠가는 신전에 속한 창녀이기도 했다. 남자에게만 유리한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여자란 굴레가 지겨워 남장을 한 채 전쟁터를 누빈 군의관이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노력한 것은 있는 듯 없는 듯 공기처럼 살다 아무도 나의 죽음을 모르게 세상을 떠나는 것이었다.
낯설고도 낯익은 나의 모습은 가끔 생생하게 꿈속에 나타난다. 기억하는 과거는 대부분 잔인하다. 나는 형편없는 실수를 할 때도 있었고, 끔찍하게 배반당하기도 했다. 왜 그랬는지 알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도 있었다. 꿈속에서 나는 내가 바꿀 수 없는 과거를 걷는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같은 절망을 맛본다.
기억이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억을 보태고 싶지 않다.
좋은 기억도 있지 않느냐고? 물론이다. 몇천 년간 반복한 삶 속 경험의 총량을 따진다면 나쁜 것보다는 무난하고 좋은 쪽이 분명 많았다. 나에게 있어서는 다행인 부분이다. 모두 다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니까.
당연하지만 전생을 기억하는 건 나뿐이 아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나처럼 전생을 기억하고 있는 존재를 만날 때가 있다. 그들이 나와 다른 점은 거의 모든 생을 기억하는 나와 달리 그들은 기껏해야 바로 앞, 혹은 앞의 앞 정도의 생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기억하는 이유는 대부분 염원이었다. 무언가 강렬한 바람이, 이루지 못한 기도가 그들에게 달라붙어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 염원은 대개 사랑보다는 원한이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인간이란 사랑보다 원한이 더 깊은 종족일수도.
하지만 내 의견을 말하자면 그건 바보짓이다. 복수의 염을 품고 있는 사람들의 현생은 불행하다. 나는 전생에 얽매여 현생을 망치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혹은 빼앗긴 것에 대한 원망을 지우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아마 내생에도 같은 그림자를 안고 태어날 거다. 그렇게 몇 번이나 실패하고 다치는 동안 그 사람은 처음의 원한보다 더 큰 그림자에 눌리겠지. 때론 자신이 무엇을 원했는지조차 잊어버리고 그저 가장 강력했던 그 감정의 편린에 갇혀 허우적거리게 될 거다.
남들보다 더 많은 기억과 경험을 가지고도 그걸 깨닫지 못하다니 어리석다. 현명한 나는 일찌감치 원한도, 미련도 허망하다는 걸 깨닫고 조용한 삶을 추구하는 중인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생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지난 수천 년을 통틀어 가장 지루하고 가장 무난한 생이 예견되는 상황. 아무리 들여다봐도 ‘평범’이라는 두 글자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작은 나에게 무척이나 고무적인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두세 번 정도 생이 지나면 이번 생은 나에게 아무런 기억도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아주 가끔, 생각한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왜 이렇게 끝나지 않는 기나긴 삶의 기억을 이어가는 걸까?

“여보, 당신도 알지? 내가 애기 별로 안 좋아하는 거.”
이번 생의 아버지가 나를 안아 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는 ‘평범’이라고 쓰여 있는 얼굴을 가진 선한 인상의 남자다. 나를 바라보는 눈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 있고 입은 헤벌쭉 벌어져 있다. 아직 저들의 언어를 못 알아듣지만 내가 예뻐서 이러는 거라고 짐작이 된다. 좋은 아버지들이란 꽤 빤한 존재들이니까.
“그런데 내 딸이라서 그런가, 진짜 예쁘네.”
“은주 때도 그래놓고 뭘. 당신 너무 빤해.”
이번 생의 어머니가 조용히 타박한다. 차분한 성격의 다정한 타입이다. 꽤 다부지게 생긴 미인형으로 평소에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지만 웃을 때면 놀랄 정도로 인상적인 얼굴이 된다.
“아냐. 은주 때와는 또 달라. 그때는 그냥 좀 쪼끄만 게 꼬물대네…… 이런 느낌이었는데, 얘는 꼭…… 내가 아빠라는 걸 알고 나를 쳐다보는 거 같아.”
이번 생의 어머니가 피식 웃는다.
“흥! 내가 애가 웃었다고 할 때는 아니라고 하더니?”
“그땐 진짜 아니지! 태어나자마자 애가 어떻게 웃냐?”
“사진 찍은 건 누군데?”
“웃는 게 아니라 웃는 것처럼 보이는 걸 찍은 거지. 어어? 얘 또 웃는다!”
실제로 나는 웃었다.
선량하고 어린 사람들. 이 사람들 손에서 양육되는 건 상당히 행복할 것 같다.
“그나저나 애기 이름 지어야지. 출생신고도 하고. 언제까지 태명으로 부를 수 없잖아?”
“음, 그게 말이야.”
이번 생의 아버지가 나를 내려놓더니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냥 태명도 괜찮은 거 같아.”
“은혜?”
은혜. 귀에 익은 단어다. 어둠 속에서도 나를 감싸 안는 것 같은 다정한 호명.
“물론 우리가 둘째를 갖기 위해 노력하다가 온 아이라서 ‘은혜’라고 태명을 정하긴 했지만 우연히도 우리 첫째 딸은 은주잖아? 세트라고!”
이번 생의 어머니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미간 사이를 좁혔다.
“은혜라……, 이름으로 쓰기엔 너무 평범하지 않아?”
“평범한 게 나쁜 건 아니지. 사실 평범한 게 여기서 제일 좋은 부분이야. 평범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하긴 당신은 평범 이하지.”
“뭐야!”
투닥투닥 대화를 주고받는 모양새가 무척이나 정다운 부부다.
“하여간! 우리한테 은혜는 말 그대로 은혜 같은 아이잖아. 태아일 때는 은혜고 나오면 아닌가? 난 얘 이름은 그냥 은혜 같단 말이야.”
가장 귀한 보석을 보는 눈으로 이번 생의 아버지가 나를 쳐다본다.
“나는 왠지 얘가 굉장히 특별한 애 같거든. 뭔가 굉장한 애가 될 것 같아. 그러려면 많은 은혜를 받아야 할 테니까 밀고 나가자고.”
“아깐 평범해서 좋다더니?”
“……좀 안 따질 수 없어? 우리 딸이 은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데 당신은 싫어?”
이번 생의 어머니가 잔잔하게 웃음을 흘렸다.
“교회에는 20년 전에 딱 사흘 나갔다더니 꼭 신자처럼 말하네.”
“무슨 말을 그렇게 해? 10년 전이야. 그리고 1주일 나갔어.”
와르르 웃는 얼굴이 선한 이번 생의 아버지를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내가 바라는 건 하나다. 이번 생도 조용히, 평화롭게 지나갈 수 있기를.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도 않고 내가 아프지도 않고, 그렇게 내게 주어진 시간을 조용히 소비하고 쉴 수 있기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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