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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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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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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14쪽 | 166g | 124*195*20mm
ISBN13 9788925512617
ISBN10 892551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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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아의 시에서 내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사물과 세상에 대한 인식의 언어들이다. 그녀는 독자적인 사유 메커니즘으로 사물과 세상을 인식하고, 그것들을 개성적인 언어로 규정한다. 가령, ‘속력’에 대해서는 “모퉁이를 지난 사내는 금세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자기 기질’에 대해서는 “발바닥은 따분해/생각나지 않는 잠들기 직전의 문장/어떻게 여태 발바닥일 수 있어/평평한 기질이 전부야”라고 말한다. 또 ‘그림자’에 대해서는 “허구와 밀접한 텅 빈 무게/내 굴레가 번식시키는 검은 정적”이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평범한 일상’에 대해서는 “내가 믿는 거짓들이 존재하는 거리”로 규정한다. 이런 인식들은 대상의 어떤 속성을 선명하게 부각시켜주면서, 상투적 세상을 다시 보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오래 닫아둔 문은 다시 벽이다”라거나 “날개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나비” 같은 구절도 평범을 넘어선 평범이다. _이남호(문학평론가)

쉽게 단정할 수 없는 현실도 그에 합당한 얘기를 듣길 원한다. 그 시간의 여울로부터 안시아의 언어는 ‘징후’를 포착해낸다. 그녀만의 ‘기질과 소신’에 찬 시선은 삶의 여러 정황을 포괄하는 ‘증후’군(群)을 짚어낸다. ‘바람의 맥(脈)을 짚’듯이 그것은 가시(可視)의 공간영역에서부터 불가해(不可解)한 관계의 망(網)에 포섭된 꽃과 꽃이 아닌 것들의 ‘콤플렉스’까지 외따롭게 도드라지거나 암전된다.
시간에 더해진 속도와 사물과 정황에 가해진 왜곡을 들여다보는 내면(內面)의 조영술에 힘입어 그녀의 시는 서정의 조직검사로 미시적(微視的)이고, 그 서정의 세포들이 변이하는 단층을 현실에 반영함으로써 거시적(巨視的)이다. 안시아는, 아우른다는 말과 아우성치는 말의 격절 사이에서 시의 속도와 속도 속에 ‘혼몽’해 있는 사막과 눈물의 유속(流速)을 지키면서, 존재의 발상을 중개한다.
온갖 속도들이 횡행하는 가운데 그 속에 가난하나 따뜻한 화분이 앉을 수 있는 계단을 부여한 안시아는, 전환과 머무름의 오랜 광휘를 그대로 두 손에 쥐고도 또 다른 ‘모퉁이’ 너머의 세상과 눈빛 악수를 하고 있다. -유종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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