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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197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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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79g | 153*224*30mm
ISBN13 9788961220491
ISBN10 896122049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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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강유한
질곡 같은 현대사를 겪은 40대!
겪은 시대의 의미를 고통스럽게 되돌아보면서 쓴 글이 <리턴1979>다.
이 글은 우리 민족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
소태처럼 쓰고 메케한 최루탄 연기 같은 그런 담배 맛이 1979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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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뛰어온 모리가 급히 사카야마를 찾아 소리쳤다.
“팀장님, 걸렸습니다.”
“뭐가 걸렸다는 말이냐, 성공이라는 말이냐?”
“네, 하나가 걸렸습니다. 여자 친구가 아픈 박준규가 협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역시 사랑이라는 것은 대의명분도 저버리게 만드는구나. 별로 듣기 좋은 얘기는 아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잘된 일이다. 좋다, 그 여자 친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조치하고 있나?”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묻는 사카야마의 말에 얼굴에 희색이 가득한 모리가 잔뜩 들뜬 목소리로 바로 대답했다.
“먼저 치료를 원하고 있는 박준규의 요청에 따라 주미혜를 곧 미국으로 보낼 생각입니다. 확신을 주기 위해 미국 현지에 도착하는 즉시 병원에 입원시키고, 모든 치료비를 현금으로 우리 측에서 지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좋아, 그러면?”
“네, 박준규는 모든 조치가 완료되는 것을 확인한 후에 우리에게 정보를 넘길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좋은 일이야. 의외로 대어를 낚았군. 정말 수고했어.”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이게 다 팀장님의 머리에서 나온 책략이 아닙니까?”
“그래도 움직인 건 너희들이잖아. 너희들의 출세는 내가 보장시켜 주겠어.”
입이 찢어져라 미소를 지으며 사카야마 팀장은 창 너머 하늘을 바라봤다.

미국으로 간 주미혜의 치료가 진행되자 박준규로부터 고급 정보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개혁 장교단들이 결성된 이후의 움직임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모든 정보가 속속 입수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개혁 장교단들끼리의 우애가 크게 작용했다.
그들은 서로를 믿고 움직였기 때문에 개혁 장교단끼리는 개혁에 따른 비밀과 애로 사항들에 대해서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있었다.
이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다. 정이 많은 한민족의 특성이 여실히 나타났다고 할 수 있었다. 정보 유출은 예상외로 상당히 심각했고, 시간이 갈수록 일본으로 전해지는 고급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갔다.
모든 개혁 의도와 앞으로의 개혁 방향 같은 것이 낱낱이 일본 정보부를 통해 일본 정부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불행히도 이런 사실을 눈치 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깊어 가는 밤.
박준규는 홀로 사무실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맑은 소주의 색깔이 더더욱 그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그는 전에 비해 무려 10여 킬로가 빠진 채 초췌한 모습이 역력했고, 창백한 안색은 금방이라도 세상을 떠날 듯한 조짐마저 보일 정도였다.
주위 사람들이 몸조심하라며 걱정해 주는 말에 더욱더 회의감이 들었다. 믿음을 배신으로 갚아주는 자신이 이렇게 증오스럽기는 생전 처음이었다.
순간의 실수로 치부하기엔 저지른 일이 얼마나 조국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지 상상하기조차 두려웠다.
처음에는 사랑에 눈이 멀어 앞뒤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혜미를 살려 준다는 제안에 덥석 문 미끼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그때는 헤아릴 겨를도 없었다.
그저 사소한 정보만을 줄 생각이었으나 배신의 늪은 깊고 깊어졌고, 점점 더 고급 정보를 넘겨주게 된 그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 찾아왔다.
일본 특명반은 결코 아마추어가 아니었다. 그의 약점을 잡자 회유와 협박을 반복하며 점점 더 많은 고급 정보를 빼 갔다.
가슴이 미어져 오는 고통이 파도처럼 스쳐 간 후였다. 차라리 육체의 괴로움 정도는 새 발의 피란 생각이 들었다. 그의 머릿속에 있는 ‘배신자’, ‘매국노’ 두 단어가 뇌를 파먹는 기분이었다. 어디에도 마음을 둘 안식처가 보이지 않았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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