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깊은 밤, 친구들과 나는 와인 몇 병을 딴 후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마음 깊숙한 곳에다 감춰 뒀던 비밀과 남자, 사랑, 연애, 관계에 대해 대담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문제로 투덜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치‘자학 위로 파티’에 와 있는 것만 같았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불평의 주된 테마는 어떤 남자도 우리의 높은 이상에는 이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물며 그런대로‘괜찮은 남자’까지 말이다. “아니 내 왕자님은 어디 있는 거야?”한 친구가 울부짖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와락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방은 곧 침묵 속에 빠져들었고 얼굴에서는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
이것은 초등학교 때 좋아하던 남자애 옆을 지나며 난생 처음 두근두근하는 감정을 느낀 후로 수없이 해 온 질문이 아니던가! 이제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이 된 우리는 여전히 빛나는 백마 위에 앉아서 우리를 향해 미소지으며 다가올 왕자님을 기다리고 있다.
동화
이 영원한 로맨스에 대한 집착은 대체 어디에서 온 걸까? 완벽한 한 남자가 우리 인생의 연못에 퐁당 빠져 들어와 내 삶의 거추장스러운 요소들을 단번에 제거해 줄 거라는 믿음이 언제부터 우리 머릿속에 똬리를 튼 걸까? 글쎄, 내 경우에는 우리 고모할머니 비비앤이 내게 한 늘씬하고 시건방진 여자, 신데렐라라는 이름의 아가씨를 소개해 준 다음부터가 아닐까 싶다.
어느 날 한 왕자님이 나타나 예쁘고 착한 의붓딸을 사악한 가족들로부터 구출해 준다는 이야기에 나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어떻게 그렇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까지 들었던 동화 중에 제일 행복한 결말인 걸! 그때부터 나는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이 아가씨와 똑같이 되고 싶었다. 사실 핼러윈 파티에서 본 수많은 공주 의상으로 판단하건대 멋진 성에서 잘생긴 왕족과 함께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늘날, 다섯 살부터 아흔다섯 살까지의 모든 여성이 19세기부터 몽상을 부추기는(그리고 미혼 여성들과 아내와 여자 친구들을 실망시키는) 340가지 버전의 이야기 중 하나를 익히 알고 있다. 각 나라의 번역문마다 세부 내용은 좀 달랐을지 몰라도(황금 슬리퍼나 유리 구두) 이 동화의 줄거리가 약속하는 것은 똑같다. 즉, 다정한 마음씨와 소중한 꿈을 지닌 착한 소녀에게는 파티에 갈 기회가 주어지며, 다른 모든 외로운 처녀를 물리치고 왕자를 차지할 수도 있으며, 게다가 이 왕자는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주고 영원토록 사랑한다.
왕자는 우리가 이제까지 만나 본 몇 명의 귀족과는 다르게 외모까지 출중하다. 뚱뚱하지도,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지도 않고 머리가 벗겨질 기미도 없다. 그럴 수야 없지! 당신의 왕자님은 탄탄한 체격의 섹시한 남성으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카리스마로 칭칭 휘감고 연애의 기교에 도통하며 성격상의 단점도 없어서 짜증내거나 실망할 일이 없다. 또한 신데렐라는 자고로 왕자님이란 우리가 가진 문제에 심드렁하거나 약점에 신경질을 부리지 않는 분이라고 약속했다. 그 대신 그는 의지가 단단하고 정력적이어서 당신 삶의 불행한 요소들을 남김없이 분쇄해 버리며 당신을 영원한 행복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데리고 들어간다고 한다. 그곳은 눈물 같은 건 단 한 방울도 없고, X박스(역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중독도 없으며,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포르노 동영상이라거나 일 보고 변기 뚜껑 내리기를 주제로 한 싸움 같은 것도 일절 존재하지 않는, 그야말로 완벽한 나라다.
하지만 만약 당신도 나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면 우리의 고달픈 현실에 대해 알 것이다. 신데렐라는 드물게 운 좋은 계집애였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 완벽한 사랑이야기가 현실 속에서는 흔치 않다는 것을 매순간 확인하면서도 그런 동화 같은 결혼이 우리 상상의 세계에 침입하는 것까지 막지는 못한다(그러다 결국 실망을 하고 그럴 때마다 청키 몽키 아이스크림을 퍼 먹고 모히 토럼주와 라임, 민트 잎으로 만든 쿠바 칵테일를 마셔 댄다). 남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동지들이여, 인정하자. 우리 대부분은 로맨스에 목 맨 여자고 신데렐라는 우리의 첫 번째 히트작이었다.
그런데 그 빌어먹을 왕자가 어디 있다는 건데? _ 왕자님이 오시리라는 약속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건재했고 언젠가 영웅이 나타나 팍팍한 싱글 인생에서 나를 꺼내 줄 것이라는 아가씨들의 희망도 지금껏 살아남았다. 우리는 모두 멋진 왕자님을 찾고 있으며 가끔은 자존심을 내던지고 혹시나 왕자님일지 모를 낯선 사람에게 마음을 바치기도 한다. ‘배철러’같은 로맨틱 리얼리티쇼에 애걸복걸하며 자기소개 테이프를 보내는 수많은 여성이나‘코스모폴리탄’잡지에 실린‘이 시대 최고의 독신남50명’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여성들을 보면 단 한 가지는 확실해진다. 유리 구두에 발이 쏘옥 들어가길 바라는 욕망은 신데렐라가 처음으로 자기 이야기를 고백했던 몇 세기 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늘날 쓸 만한 왕족은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는 말까지 퍼져 있다(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두꺼비와 데이트를 할수록 신데렐라가 세워 놓은 이상적인 기준에 딱 들어맞는 남자가 있을 거라는 믿음도 점점 줄어든다.
그런 이상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다. 다만 어떤 남자도 이 기준에 차지 않는다고 믿게 되었다는 말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넓은 간극은 양쪽 모두에 설움과 실망을 가득 안겨 준다. 파트너는 영웅이어야 한다. 우리는 단지 그가 인간이라는 이유로 화를 내거나 차 버린다. 현재의 남자 친구를 키스 한 번으로 인생을 다시 쓰게 만들어 줄 우아한 왕족과 비교한다.
그러나 이를 어째! 두꺼비들과 필요 이상으로 키스를 많이 해 본 결과 이제 우리는 그동안 상상해 온 왕자님은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저 너머에서만 존재하는 영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시대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여성이라면 남자를 만난 다음에 신발을 벗고 오는 바보짓은 절
대 안 하게 됐으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신데렐라는 거짓말쟁이였다 _ 아무리 독립적인 여성이라 할지라도 솔로 생활은 절대 동화 같지 않으며 어쩌다 구두가 맞는다 한들 끝까지 잘될 거란 보장은 없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지금 입은 드레스가 제 아무리 우아하고, 향수는 숨 막힐 듯 감미롭고, 당신 마음이 햇살처럼 따스하다 해도 멋진 왕자님이 발코니를 기어올라 와 창문을 두드리는 일 따위는 없다. 제기랄! 전화라도 하면 다행이게.
금요일 밤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왜 그 망할 동화책대로 안 되는 거야? 나의 해피엔딩을 돌려 줘!’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이야말
로 진실의 종을 울려야 할 때다.‘신데렐라는 거짓말쟁이였다.’
그녀는 쉬운 사랑만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현실적인 상황은 쏙 빠뜨렸고 비현실적인 기대와 오류투성이 청사진을 건네주며 많은 여성의 젊은 날
을 망쳐 놓았던 것이다.
이제 이 즐겁지 않은 사실을 깨달았으면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1. 그냥 퍼질러 앉아서 깨져 버린 유리 구두 조각 때문에 발을 다쳤다고 징징거린다.
2. 스트레스 받는 싱글 인생에 변화를 주고 동화를 초월하려고 노력한다.
당신이 후자를 택했다면 이제부터 당신이 한때 굳게 믿었던 비현실적인 환상의 세계가 아니라 새롭고 실현 가능한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을 공개할 테니 나와 함께 이 여행에 동참하시길 바란다.
이 책에서 나눌 비밀
나는 당신이 찾고 있는 해답을 다양한 각도에서 제시할 수가 있다. 먼저 10편이 넘는 연애 리얼리티쇼의 캐스팅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싱글의 세계에 깊이 발을 들여 놓았고, 참으로 다채로운 배경과 욕망과 경험과 관점을 가진 수천 명의 미혼 남녀를 인터뷰하는 특별한 기회를 가졌다. 또 잡지의 자유 기고가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남녀 관계 전문가와 많은 싱글 남녀를 만났으며, 무엇이 관계를 성공시키고 무엇이 그렇지 않으며 또 어떤 점 때문에 남자가 짐을 싸게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심층적인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여성들과 가진 인터뷰와 토론을 통해 질문지를 작성하고 전 세계 수백 명의 미혼남, 유부남, 이혼남에게 돌려 답변을 받아 냈다. 좋은 소식은 이 남자들이 전혀 숨기지 않았다는 점이고, 나쁜 소식은 데이트 시장에서 많은 여성이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대담하게 답변을 공개해 준 대가로 이 남자들의 이름과 개인정보는 너그럽게 바꾸어 주었다.)
나는 어떤 점이 남자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지, 남자가 여자한테 반했을 때조차 왜 여자들은 좋은 기회를 망치는지, 연애의 정석이라고 알려진 밀고 당기기와 여자들의 지나친 분석에 대해 남자들은 진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귀가 솔깃한 알짜 정보들을 나눌 작정이다. 당신은 남자들이 여자친구와 아내에게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그들을 줄행랑치게 하는지 알게 될 것이며 원 나이트 스탠드의 진실에 눈을 뜰 것이다. 직설적인 답변들을 통해 사랑과 섹스와 바람과 데이트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얻게 될 것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을 거침없이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나 그전에 거울을 바라보며 이 모든 말을 들을 준비를 해야만 한다.
《신데렐라는 거짓말쟁이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한 책이다. 세상 남자들은 죄다 두꺼비이니 독신주의를 고수하는 편이 좋겠다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남자가 꼭 책임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며 가끔은 당신 마음에 드는 구혼자가 당신 발에 안 맞는 구두를 갖고 다닐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잘 살펴보면 이 현실 세계에서도 왕자들이 있지만 너무나도 완벽한 기준을 세워 놓으면 그들의 숨은 매력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전화를 거는 남자가 없다고 해서 무도회 초대권을 건네 줄 왕족들의 씨가 말랐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쩌면 당신이 키스한 두꺼비 때문에 얼굴에 온통 사마귀가 돋아났을지 모른다.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부터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우리’라고 말했다. 이제‘이 세상 남자는 몽땅 두꺼비’라는 불평일랑 그만하고 정말 괜찮은 남자들이 단순히 우리한테‘반하지 않았다’는 점도 순순히 인정하자. 이제는 대체 왜 그런지 알아볼 때다.
앞으로 이 책에서는 이제껏 당신이 원하고 마땅히 누려야 할 로맨틱한 인생을 가로막은 것은 무엇인지 세밀하게 밝힐 것이다. 다른 사람과 멋진 데이트를 하기 전에 먼저 자신과 데이트해야 한다는 것도 이해할 것이다. 발에 맞지도 않는 구두를 억지로 신느라 발이 만신창이가 되었는지, 당신 발꿈치
의 때만도 못한 두꺼비와 속 죽이며 애써 참고 살았는지, 외로운 싱글 생활을 견디며 스스로 벌을 주고 있었던 건 아닌지 지금 당장 알아보라.
당신은 간단하게나마 데이트의 마법을 배울 것이다. 당신의 행동과 반응과 기대치와 외모를 바꾸어라. 그러면 당신은 남자뿐만 아니라 당신 인생의 모든 관계에서 행운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놀랄 만큼 회복될 것이다!
자, 모두들 동화를 다시 쓸 준비가 되셨는가?
됐다고? 그럼 어디 한번 해 봅시다!
--- 저자 머리말 중에서
연애고수 언니에게 톡 쏘는 조언 듣기
영화나 미국드라마에서 자주 들리는‘been there, done that’이란 표현이 있다. 거기 가봤고 그거 해봤다. 즉 겪을 것 다 겪어봤으니 그 입장 이해한다는 뜻이다. 연애 문제에 관서 이 책의 작가 브렌다 델라 카사만큼 이 숙어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바첼러 같은 리얼리티 쇼 캐스팅 담당자였다고 하니 어떤 여자가 남자를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어떤 여자가 축구공처럼 차이는지 객관적으로 관찰할 기회가 무수히 많았을 것이다. 개성이 다양한 우리 시대의 남녀 군상들을 수백 명 만나고 인터뷰했다. 또 본인도 미인이고 맨해튼에 사는 걸 보니 연애 경력 또한 화려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양다리 걸치는 남자, 이기적인 남자, 게이 등등 온갖 진상(그녀는‘두꺼비’라고 표현한다)들도 겪어봤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지금의 왕자님을 만났다.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된 입장이 되자 똑같은 패턴으로 연애에 실패하는 후배싱글 걸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참을 수 없는 답답함과 안타까움에 이 연애고수 언니가 팔 걷어 부치고 나섰다. 자기가 아는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으로 모자라 직접 남자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해서 우리가 몰랐던 남자들의 속내까지 거르지 않고 보여주기로 한다.
사실 저자는 그 전에 똑똑하기 이를 데 없는 현대 여성들이 왜 이렇게 남녀관계만은 시원스럽게 헤쳐 나가지 못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알고 보니 우리 탓이 아니었다.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언제 봐도 감동과 재미를 한 아름 안겨주던 이야기, 우리 마음속에 곱게 아로새겨진 유리 구두와 호박 마차의 주인공, ‘신데렐라’가 그 주범이었던 것이다. 착하게 살다 보니 어느 날 파티에서 완벽한 왕자를 만났다는 이 억세게 운 좋은 여자. 이제 이 여자의 달콤한 거짓말은 잊어버리고 현실적인 왕자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보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남자들을 십리 밖으로 도망가게 하는 여자들의 특징, 결혼에 집착하지 않고 솔로를 즐기는 법, 데이트할 때 입어야 할 옷 스타일, 조심해야 할 두꺼비들과 왕자님과의 데이트 성공법에 대한 친절한 지도 편달이 이어진다. 아니다. 솔직히 사실 내가 이 책을 번역하면서 계속 킥킥댔던 이유는 저자가 전혀 친절하지가 않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직설적이고 통쾌한 말투로 속 시원하게 꾸짖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엉덩이 붙이고 집에 들어앉아서 멋진 남자들이 전부 어디 갔냐고 궁금해 하는 것만큼 기가 막힌 일은 없다.’
‘2006년 6월 15일 동부 시간 오전 10시 55분, 세계 인구 닷컴에 따르면 전 세계의 인구는 65억6952만4953명이라고 한다. 그러니 제발 나를 불러다놓고 영혼의 반쪽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만 존재한다는 헛소리는 하지 마시죠.’
이런 식으로 말이다. 저자는 우리가 친구들한테 하는 것처럼‘아직 인연을 못 만나서 그래.’‘널 못 알아본 그 남자가 바보지.’라고 돌려 말하지 않는다. 솔직히 그건 당신 잘못이라고, 제발 좀 한심하게 살지 말라고 정신 번쩍 들게 말한다.
또한 이 책의 백미는 남자들의 허심탄회한 인터뷰 내용이 아닐까 한다. 덕분에 때로는 놀랍고 때로는 귀여운 화성인들의 진짜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물론 가끔 너무 시대에 앞서가는 내용도 나오고 문화적인 코드가 다르다는 느낌도 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만사와 캐리의 사고방식과 생활에 공감하기 때문에‘섹스 앤 더 시티’가 재미있는 것 아니지 않은가. 다르기 때문에 흥미로운 미국식 연애 이야기를 편하게 즐기며 나에게 해당되는 귀한 조언만을 쏙쏙 뽑아내 보자.
내 주위에도 미혼들이 꽤 많은 편이다. 한쪽에서는 너무나 아리땁고 재능 있는 여자들이 괜찮은 남자는 대체 어디 갔냐고 울부짖는데 한쪽에서는 착하고 능력 있는 싱글 남자들이 외로움을 호소한다. 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못할까? 왜 한번 먼저 대시해보지 못하고 움츠려만 들까? 왜 자신의 매력을 맘껏 발산하지 못할까? 또한 혼자만의 시간이 늘 아쉬운 30대 아줌마의 입장에서 보면 넘치는 자유를 활용 못하는지 그들이 안타까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꼭 남자친구가 없다고 해서 방구들을 지고 있어야 하는가? 볼 것, 즐길 것, 배울 것이 이렇게 널려 있는 세상에서?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이 책에서 주어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해주기 시작한다. 와인 동호회도 들어보고 운동도 하고, 외국어도 배워보고 활동 무대를 넓히라고. 결혼은 늦어도 좋으니 정말 왕자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하라고. 다 겪을 것 겪어본(been there, done that) 브렌다 언니와 번역가 언니(?)가 들려주는 귀중한 경험담이니 싱글 여성들이여, 귀담아 들어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대의 싱글 라이프를 조금 더 화려하게 색칠하자. 혼자도 좋다. 그리고 저 바깥세상에는 데이트 상대가 무궁무진하다. 이 책을 읽고 그대의 태도와 행동만 조금만 바꾸면 된다. 이런 황금 같은 조언을 듣지 못하고 칙칙하고 따분하게 보내버린 그 시절이 내내 안타까울 뿐이다.
--- 역자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