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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베트 (상)

사촌 베트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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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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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29쪽 | 420g | 153*224*30mm
ISBN13 9788970801681
ISBN10 8970801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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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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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박현석
목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후, 에이젼트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유쾌한 표현술」,「어리석은 자의 철학」,「월든」, 「오만과 편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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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물이란 은으로 만들어진 도장 재료로, 나뭇잎에 둘러싸인 세 사람이 서로 등을 대고 서서 지구를 받치고 있는 의장이었다. 그 세 인물은 ‘신앙’과 ‘희망’과 ‘자애’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 다리가 서로 엉켜 있는 괴수들을 밟고 있었는데 그 중에는 그 상징적인 뱀도 몸을 뒤섞고 있었다. 1846년(《사촌 베트》를 쓴 해. ― 역자 주)이었다면, 포보 양이나 바그너나 자네나 프로망 무리스, 거기에 목조가로는 리에나르와 같은 사람들이 벤베누토 첼리니의 예술에 대해서 실현시킨 커다란 진보의 뒤였기 때문에 이 걸작에 아무도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사촌 베트가 그 도장 재료를 내보이며,
“자, 너는 이걸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물으면, 보석 ? 귀금속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아가씨는 그것을 만지작거리며 멍해졌을 것이다.
인물들은, 데생이나 의복들의 늘어진 품이나 포즈 등의 점에서는 라파엘로파에 속해 있었다. 제작기법이라는 점에서는 도나텔로, 부르넬레스키, 기베르티, 벤베누토 첼리니, 조반니 다 볼로니아 등이 창시한 피렌체 청동 주조가들의 일파를 연상케 했다. 프랑스의 르네상스도 혐오스러운 정념을 상징하는 이들 괴수들 이상으로 기괴한 모습으로 넘쳐나는 괴수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세 ‘미덕’을 나타내는 사람들을 뒤덮고 있는 종려나무나 양치류나 등심초나 갈대 같은 것은 그 방면의 사람들조차 절망시킬 정도의 완성도, 고상함, 배치를 보이고 있었다. 리본 하나가 세 사람의 머리를 묶고 있었는데 머리와 머리 사이, 각각의 여백과 그 리본 사이에는 W라는 글자가 하나, 영양이 한 마리 그리고 ‘만들다’라는 말이 보였다.
“대체 누가 이걸 조각한 거지?”라고 오르탕스가 물었다.
“누구냐고? 내 애인이지.”라고 사촌 베트가 대답했다. “이걸 만들려고 10개월 동안이나 고생했다고. 그래서 나는 그만큼 더 많은 칼의 장식용 끈을 만들어서 돈을 벌었지……. 그 분 말에 의하면 스타인벡은 독일말로 바위의 동물, 즉 영양을 의미하는 거래. 앞으로는 작품에 그렇게 서명할 생각이래. …… 자, 이젠 네 숄을 줘.”
“어째서?”
“내가 이런 장식품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주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그러니까 내가 받은 거라고. 누가 이런 걸 선물할 수 있겠어? 애인밖에 더 있겠어?”
오르탕스는, 그것을 눈치 챘다면 틀림없이 리즈베트 피셸조차도 무시무시하다고 생각했을 정도의 도회술(韜晦術)로 감탄에 빠진 자신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억누르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결점이 없는 완벽한 걸작을 우연찮게 보게 되었을 때 느끼는 그 강렬한 충격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 아주 세련됐는데.”라고 그녀는 말했다.
“맞아, 세련됐지?”라며 노처녀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나는 오렌지색 캐슈미어가 더 좋아. 그건 그렇고 우리 애인은 말이야, 이런 종류의 일을 하며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을 보내고 있어. 파리에 온 이후로 이런 조그맣고 쓸데없는 물건을 서너 개 만들었는데 그게 4년 동안의 공부와 일로 얻은 성과야. 주조업자다, 소조업자다, 보석세공사다, 그런 사람들 제자 노릇을 한 끝에 말이야……. 정말 한심해! 그 때문에 굉장한 돈이 사라졌다고. 지금은, 몇 개월만 있으면 유명해지고 부자도 될 수 있을 거라고 큰소리치고 있지만…….”
“그럼 정말로 그 사람과 사귀고 있단 말이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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