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526g \| 17422520mm
ISBN13	9788989988472
ISBN10	8989988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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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안정효 이동 관심작가 알림신청

셰익스피어의 『오델로』는 원제가 『베네치아의 무어인 오델로(Othello, The Moor of Venice)』인데, 여기에서 "베네치아의 무어인"이라는 표현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어인은 아프리카 북서부에 살던 흑인들로서, 그들의 한 집단이 8세기에 유럽을 침공하여 에스파냐를 점거하기도 했다. 식민지 정복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이렇게 아프리카의 흑인 무슬림 집단이, 훗날(1478년) 페르디난드와 이사벨라의 종교재판(Inquisition)으로 악명을 떨치게 될 기독교 나라를 짓밟았다는 역사적인 사건은 유럽 백인들의 자존심을 몹시 상해 주었다.
그래서 희곡 『오델로』가 시작되면, 베네치아의 흑인 무장(武將)이 청순하고 존귀한 백인 처녀와 비밀 결혼을 했다고 분노한 윈로 정치인들이 "마법을 써서 착한 처녀를 홀린" 오델로를 벌하려고 야단법석을 부리고, 데스데모나의 아버지이며 원로원 의원인 브라벤시오(Brabantio)는 자신의 혈육인 딸과 사위에게 분노의 저주(1막 3장 293-294행)를 퍼부어 비극의 씨앗을 심기도 한다.
Look to her, Moor, if thou hast eyes to see;
She has deceiv'd her father, and may thee.
눈이 있다면 보아라, 무어인아,
아비를 속인 저 아이는 그대 또한 속일지도 모른다.
--- pp.35~36

브래노의 「헨리 5세」는 물론 『헨리 4세』 중에서도 1부를 인용하며, 같은 내용이 동성애를 가미해서 영상화된 작품이 「아이다호(1991)」이다.
동성애자 감독이 만든 「아이다호」의 주인공 마이크(River Phoenix)는 폴스타프처럼 호방한 악당이 아니라, 충격을 받으면 경련을 일으킨 다음 아무 곳에서나 깊은 잠에 빠지는 기면증(嗜眠症) 환자이다. 답답하고 힘겨운 기성세대의 세상을 뛰쳐나오기는 했지만, 새로운 세상의 자유를 감당할 만한 능력은 없고, 그래서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상황을 만나면 아예 정신을 잃어버린다. 젊음과 용모 말고는 아무런 생존력도 갖추지 못해서, 병적인 방종과 남창(男娼)의 삶을 살아가느라고 그는 몸과 마음이 한없이 지쳐 버렸다.
"나 혼자만의 고향 아이다호(My own private Idaho)"로 마이크가 찾아가는 여로에 동행해서 방랑영화(road movie)의 구색을 맞추는 스코트(Keanu Reeves)는 아버지가 오리건 주 북부 항구 도시 포틀랜드(Portland)의 시장이다. 가출한 부잣집 아들 스코트(Prince Hal)는 마이크를 사랑해서 그가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로에 동행하고, 다시 로마까지도 쫓아가지만,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정상적인 삶을 찾을 만한 기회가 닥치자 가차없이 과거의 어지러운 삶을 정리한다.

--- pp.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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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한낱 무대 위를 걸어다니는 그림자! 인생이란 한낱 걸어다니는 그림자 무대 위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 활개치고 바장이다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지는 가련한 배우. 그것은 광대가 지껄이는 얘기, 음향과 분노가 가득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더라 一 <맥베드> 5막 5장 '걸어가는 그림자'라는 제목은 "세상은 무대와 같고 인간은 그 무대에 선 배우들"이라는 말과 더불어, 사람들이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기 위해 자주 인용하는 셰익스피어의 <맥베드>에 나오는 문구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포크너의 대표자 『음향과 분노』라는 소설의 제목도 이 대목에서 유래한다. 문화콘텐츠 시대에 OSMU의 원형을 찾아 나서다! 셰익스피어 희곡이 가진 스토리텔링적 힘은 문화콘텐츠 시대에 OSMU(One Source Multi Use)의 원형을 보여 준다. 탄탄한 줄거리, 구성의 독특함, 다양한 인물 창조 등 셰익스피어 희곡이 가진 생명력은 영화라는 예술 분야에서도 SF, 서부극, 동양의 역사극 등 다양한 장르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의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는 중세 일본을 무대로 <맥베드>를 새롭게 해석한 <거미집의 성>을 제작하였고, 로씨니와 베르디는 <오델로>를 가극으로 만들었다. 또한 <오델로>는 델머 데이비스 감독에 의해서 <주벌>이라는 서부극으로도 각색되기도 하였다. <햄릿>은 무성영화만도 18편을 포함해 프랑코 제피렐리의 <햄릿>을 비롯하여 80여 편이나 영화로 만들어졌고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라는 희곡으로도 각색되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두 깡패 집단을 설정하여 다민족의 화합이라는 아메리카 합중국의 뿌리깊은 고민거리를 다룬 영화인데,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 무용과 음악으로 새롭게 표현 것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MTV식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세 딸과 아버지의 사랑과 애증을 담은 <리어왕>도 여러 차례 영상으로 제작되었다. 프랑스 자본을 끌어다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만든 <란>은 일본 전국시대 모리 3형제의 이야기에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어왕>을 결합한 영화이다.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 <폭풍우>도 <금단의 혹성>이라는 SF 영화로 해석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도 셰익스피어 희곡은 이길재에 의해서는 <햄릿76>라는 제목으로 모노드라마로 만들어졌고 탈과 꼭두만이 등장하는 무언극 <햄릿>도 등장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유치진에 의해 <대추나무>로 각색되어 무대에 올려졌고, 임춘앵에 의해 <청실홍실>이라는 창무극으로 번안되기도 하였다. 완성도 높은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은 문화콘텐츠 시대에 영화, 드라마, 가극 등 여러 예술 분야로 새롭게 태어나 문화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창조력과 스토리텔링 기법을 익혀 우리 문화의 원형을 개발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셰익스피어에 홀린 사람들! 영화배우들 중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게 홀린 유령과 같은 연기자가 적지 않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영화로 제작 감독하고, 각본을 쓴 다음 주연까지 맡았던 미국의 오손 웰스, 영국의 로렌스 올리비에가 그들이다. 셰익스피어 희곡에 대한 오손 웰스의 헌신적인 열정은 <맥베드>와 <오델로>를 제작, 감독, 주연까지 맡았고, 셰익스피어의 희곡 다섯 편을 발취해서 함께 엮은 <폴스타프>(1966)도 만들었다. 셰익스피어가 창조해 낸 희극적인 등장인물 가운데 가장 유명한 폴스타프(Sir John Falstaff)는 <헨리4세>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 <헨리5세>에 나오는 인물이다. 이미 열세 살에 배우수업을 시작한 올리비에는 1936년 셰익스피어 희곡 원작의 영화 <뜻대로 하세요>에서 주연을 맡았고,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군의 사기를 위해 제작된 <헨리5세>에서 셰익스피어 시대의 공연 방식을 그대로 재현시킨 노력을 인정받아 아카데미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셰익스피어 영화사'를 설립한 케네드 브래노는 <사랑의 헛수고> <헨리5세> <아이다호> 등을 영화로 만들었다. 그의 <헨리5세>는 올리비에와 전혀 다른 해석을 보이는데, 현대추리물이나 수사물 못지않게 관객을 흥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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