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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의 노래

나 자신의 노래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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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478쪽 | 642g | 128*196*30mm
ISBN13 9788958830481
ISBN10 895883048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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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시대의 역사를 규정하는 사건들 속을 거닐었고, 이 경험이 내 영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은 부인할 수 없다. 주머니 속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고 다녔던 작은 수첩에 나의 삶을 주관했던 거대한 힘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손때로 더럽혀진 페이지마다, 우연히 끼적거린 짧은 글귀마다 내가 살아온 시대와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음성이 기록되어 있다. 나는 이 구겨진 종잇조각을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 --- p.29

마침내 『풀잎』을 완성했다. 엽서와 광고전단지를 전문으로 인쇄하는 친구 롬 형제가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풀잎』을 자비로 출판했다. 나는 이 시집을 영원토록 남기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였다. 시집이 나오기까지 몇 번을 퇴고했는지 모른다. 과거의 시인들이 남용했던 진부한 ‘시적’ 필치에서 탈피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그때가 1856년 혹은 1857년이었을 것이다. 나도 어느덧 서른일곱이 되었다. --- pp.66~67

그날 밤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고, 오랜만에 보름달이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밤이었다. 첫여름의 풀들이 싱그러운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리고 몇 분 후 이 풀 향기가 비릿한 피비린내로 바뀌었다. 첫여름을 고대했던 여린 풀잎들 위로 군화와 포탄 파편이 비처럼 쏟아졌다. 단 한 번도 사람을 죽여 본 적 없는 젊은이들이 난생 처음 만난 이웃마을 젊은이에게 대검을 휘두르고, 총을 쏘고,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후려갈겼다. 포병들은 아군과 적군이 뒤엉킨 들판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포탄을 쏘았다. 이 포탄에 친구들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날 밤 천국은 대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했다. 1분마다 수십 명의 젊은 영혼들이 하늘로 올라갔다. 곳곳에 몸뚱이에서 떨어져 나간 팔다리가 나뒹굴고, 시뻘건 젊은 피가 분수처럼 솟아 대지를 붉게 물들였다. 숲에 불이 나 다리에 총을 맞은 병사들은 꼼짝없이 불에 타 죽었다. 이 참상을 견디다 못한 하늘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타오르는 포탄의 불길을 끄지는 못했다. 도처에서 총성이 울리는 가운데 보름달이 지고 태양이 떠올랐다. 지친 병사들은 반쯤 미쳐 버린 눈으로 총구를 조준했다. 총알이 떨어진 병사들은 온몸으로 싸웠다. 후커 장군도 칼을 빼들고 백병전에 뛰어들었다. 서로 똑같은 몰골을 하고 있으면서도 병사들은 피를 뒤집어쓴 상대방을 악마라고 생각했다. (중략) 누가 그날의 전투를 역사에 기록할 수 있을까? 누가 그날의 전투를 기억하고 싶어 할까? 그 잔인한 백병전과 어두컴컴한 숲 속에서 치러진 총격전, 끊임없이 불을 내뿜는 대포,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는 비명과 저주와 진격 나팔 소리를 알고 싶어 하겠는가? 인간이 악마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스스로 증명해 냈다. 오후의 해질녘보다 더 시뻘겋게 물든 들판에서 젊은 병사들은 만물을 비추는 은색 달빛과 마주했다. 그 숨 막히는 아름다움을 누가 묘사할 수 있는가? 난생 처음 보는 같은 또래의 젊은이에게 단도를 쑤셔 넣는 젊은 영혼의 혼란을 누가 이야기할 수 있단 말인가? --- pp.108~110

워싱턴 시민들은 최악의 사태는 지나갔다고 느낀다. 그들이 여름휴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다. 사람들은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병사들보다 가족과의 짧은 휴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간에도, 그들이 해변과 강가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동안에도, 이제 막 스무 번째 생일을 맞이한 젊은 청년은 답답한 군복을 입고 땡볕 아래 총구를 겨눠야 한다. --- p.133

연대 병사 중 서른이 넘은 병사는 한 사람도 없는 것 같았다. 적게는 열세 살, 많아야 스물세 살 남짓이다. 얼굴은 다들 창백했고 표정은 지쳐 있다. 군복은 꼬질꼬질했고, 소총과 배낭 외에 프라이팬이나 빗자루 같은 것들을 짊어지고 있다. 그들은 아직 세상을 모른다. 세상을 알기도 전에 사람부터 죽이게 된 것이다. 이 전쟁의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인간에 대한 혐오스런 폭력은 참을 수가 없다. 저 평온한 얼굴들이 들판과 숲에서 사람을 죽였다. --- pp.177~178

100만 명. 4년 동안 100만 명의 젊은이가 우리 곁을 떠났다. 합중국 정부가 새롭게 만든 국립묘지에는 7,000개의 묘지가 있을 뿐이다. 우리는 그들이 전부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밟고 다니는 모든 길에 그들이 묻혀 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모든 곳에서 그들이 썩고 있다. 나무와 꽃, 새와 짐승들이 우리 젊은이들을 일용할 양식으로 삼고 있다. 저 들판에 여무는 보리 한 톨, 정원에 핀 한 송이 꽃, 내가 들이마시는 한 가닥 호흡에도 북부와 남부의 전쟁터에서 죽어간 젊은이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 pp.231~232

전쟁 안에는 사람들이 있다.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두 기록하지 않는 한, 그 역사는 결코 진실이 될 수 없다. 만약 이 전쟁에 대해 기록하고 싶다면 남군의 이야기도 함께 적어야 할 것이다.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전쟁터에서 아들과 남편과 친구를 잃었다. --- p.235

“갑자기 무대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변명하지 않겠다. 지금까지 200여 페이지가 넘도록 전쟁 이야기를 해왔다. 이제 나는 이 책을 ‘자연’으로 돌려보낼 작정이다. 자연은 인간의 삶을 영원한 것으로 만든다. 나는 그것을 알리고 싶다. 나의 꿈이며 야심이다. 이제부터 읽게 될 페이지엔 햇빛과 풀과 옥수수의 향내와 새들의 속삭임과 밤하늘에 박힌 별의 반짝임과 눈송이가 가득할 것이다. 무더운 도시에서 잠들어야 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병실과 감옥에서 고열로 신음하는 쇠약해진 맥박을 위해 신선한 미풍이 되고 싶다.” --- p.241

떡갈나무 잎사귀에 의지해 소나기를 피하고 있다. 마치 세상으로부터 유폐된 것 같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내가 스스로 선택한 유폐다. 하늘은 여전히 납빛 구름에 덮여 있다. 한쪽에는 연못이, 한쪽에는 풀밭이 펼쳐져 있다. 풀밭에는 야생당근의 유백색 꽃이 잔뜩 피었다. 멀리서 도끼를 휘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째서 이런 지루한 경치 속에서―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말할 것이다―나는 혼자 행복해 하는 것일까. 왜 난 행복한 걸까. 이 행복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지금 이 순간만은 방해하도록 허락하고 싶지 않다. 나의 감정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고 싶다. 나는 혼자다. 인생을 살다 보면 반드시 그런 날이 찾아온다. 나는 혼자다.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그 시간이 찾아왔다. 인간이 스스로 단독자임을 고백하는 순간, 인간은 저 거대한 자연이 된다. 자신의 모든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 p.301

오늘날 전면에서 문학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과연 미국인의 것인가. 아니면 영국에서 수입된 모방에 불과한가. 모방은 위작이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변하지 않는 진리다. 우리에겐 아직 우리의 문학이 없다. 그 근거는 저 수많은 시와 소설과 수필이 우리의 시대와 우리의 자연에 대해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시대착오적이고, 어리석으며, 불편하다. 서재에 앉아 있는 시인들에게 단 한 시간이라도 미주리와 캔자스와 콜로라도를 보여 주고 싶다. 그 붉은 흙을 밟아 보게 하고 싶다. --- p.427

꽃과 나무와 전쟁터를 지켜보던 그 눈으로 휘트먼이라는 인간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나의 삶엔 [나]라는 존재가 반영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 점에서 생각했을 때 나의 지난 삶을 신뢰해도 괜찮을 것 같다. 기억의 편린과 추억의 나날들이 눈에 선하다. 슬픔과 고통과 번민이 밀려오기도 했다. 그 모든 시간들 속에서 나는 살아왔다. 독자들에게 한 인간의 방황과 감정과 사상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내 손으로 직접 이 일기들을 정리했다.
--- p.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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