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앞으로는 사전에서 ‘은퇴’라는 단어가 사라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아니면, 은퇴란 ‘과거에 있었던 말로, 현재는 사라지고 사용되지 않는다. 그 뜻은 일정 기간까지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쉬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기록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미래를 끔찍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34p)
현재 25세인 사람이 60세에 은퇴하여 현재 물가 기준으로 매월 3백만 원을 생활비로 쓰려면 은퇴 시점에 31억 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35세인 사람은 24억 원, 45세인 사람은 17억 원이 필요하다. 액수가 너무 커서 실감나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매년 얼마씩 모아야 하는지를 검토해보는 것이 더 실감날 것 같다. 25세인 사람은 2천6백만 원, 35세인 사람은 4천1백만 원, 45세인 사람은 6천9백만 원씩 매년 저축해야 한다.(35~36p)
은퇴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행위를 그만두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은퇴 후엔 일할 때보다 돈 쓸 일이 더 많아진다. 생산하는 시간 대신 소비하는 시간만 주어지게 된다. 이때 돈을 쓰지 않으려면 일상생활을 돈이 들지 않는 생활로 바꾸어야 한다. 집에서 손자 손녀나 돌보면서 부부가 마주 앉아 화투 치고, 하루 세 끼 모두 집에서 해결하고, 여행은 집 주변 산이나 공원에 산책 다니는 걸로 대신하고, 차도 팔고, 사람들도 거의 만나지 않으면 아주 최소한의 돈만 갖고도 살 수 있다. 그런데 은퇴 후에도 30~40년은 더 살 텐데 계속 이렇게 살 수 있을까?(43p)
부모도 자기 몫을 챙겨야 한다. 냉정한 소리 같지만 자녀에게 모든 걸 쏟아 붓고 돈마저 떨어지면 소외되고 버림받는 게 현실이다. 돈 없고 능력 없는 노인으로 늙는 것보다는 자녀가 자라는 동안 자신의 인생도 챙겨야 부모 대우를 받는다. ‘내 부모는 안 그럴 것이다, 내 아이는 안 그렇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대처하지 말자. 굳이 대학학비와 결혼비용까지 다 대주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노후 준비부터 해놓은 다음에 주어라.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대주고 싶다면 자녀에게 늙으면 노후 비용을 받는다는 각서라도 받아두어야 할 것이다. (69p)
사실 자녀보다 부모가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 이제 장수시대가 열린 만큼 지금의 40대는 60년 이상을 더 살게 될 것이다. 50대, 60대 이후 살아갈 일거리를 만들려면 학교에 다니던 시절만큼 공부를 해야 한다. 20대 중반까지 한 공부로 20년을 지냈으면 그후 20년을 살기 위해서는 또 그만큼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78p)
40대는 50대 은퇴 후 50년을 살 준비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40대에 준비하지 못하면 준비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칠지도 모른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전면적으로 검토해보아야 한다. 모든 문제는 저축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서 발생한 것이다. (91p)
우리는 젊었을 때 많은 돈을 가지려 하기보다는 늙어서도 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일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이런 기준에 맞춰 부자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정의를 해보면, 평생 돈이 떨어지지 않는 사람이다. 그들은 앞으로도 돈이 떨어지지 않을 사람이다.(105~106p)
평생 일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나는 가능하다고 본다. 아니 가능하다.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소득창출의 원리를 생각해보자. 소득을 높이는 방법에는 3가지가 있다. 첫째, 일하는 시간을 늘린다. 둘째, 시간당 소득을 높인다. 셋째, 일하는 기간을 늘린다.(106p)
60~70대에게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하고 질문하면, 여러 가지 대답이 있지만 그중 가장 많은 것이 바로 “일하고 싶습니다.”다.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떨쳐버리려 하는 일이 노인들에겐 오히려 가장 하고 싶어하는 1순위다. 일이란 돈보다 훨씬 큰 가치를 사람들에게 준다.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평생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어느 날 갑자기 갖게 되는 건 아니다. 긴 인생 계획에 맞추어서 꾸준하게 계획하고 실행할 때 가능한 것이다. (115~116p)
사람들은 환상적이고 우아한 노후를 꿈꾼다. 문화생활을 즐기고 친구들과 골프를 치며 해외여행도 자주 하는 그런 생활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상담한 사람들의 95퍼센트는 그런 삶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과거의 사람들처럼 준비해서는 절대로 꿈꾸는 생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삶의 패러다임, 투자의 패러다임을 바꾸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119p)
자산관리라고 하면 대개 돈과 관련된 것만 생각한다. 부자란 평생 동안 돈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부자는 자산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소득을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사람도 부자이고, 공부할 시간이 충분히 있는 사람도 부자이고, 이미 돈이 많은 사람도 부자다.(127~128p)
재테크와 재무설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정리해보면, 재테크는 ‘돈을 버는 목적이 없이 그냥 오늘보다 많은 돈을 추구하는 것’이고, 재무설계는 ‘돈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그 때문에 아무리 많은 돈을 가져도 행복해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테크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 하지만 재무설계는 내가 왜 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즉 돈의 개념과 돈이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한마디로 재테크는 돈을 이야기하고, 재무설계는 인생을 이야기한다.(150p)
투자를 잘하려면 먼저 인생 계획부터 잘 세워야 한다. 인생 계획을 세우라니까 거창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사실 아주 간단하게 짤 수 있다. 혼자 하지 말고 가족과 함께 해보길 권한다. 가족과 함께 해보는 것과 혼자 해보는 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부터 다르다.(152p)
세상에는 전혀 쓸모없는 것도, 만병통치약도 없다. 다만 그 용도와 시기에 따라서 차이가 날 뿐이다. 금융상품도 마찬가지다. 적금은 적금대로, 예금은 예금대로, 부동산은 부동산대로, 주식은 주식대로 각기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즉 목적과 기간에 맞추어서 보험, 적금, 펀드,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를 하라는 말이다. 그래야 손해 보는 확률을 줄일 수 있다. (156p)
재무상태표란 현재의 자산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재정적인 면에서 과거에서 현재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이 표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총자산을 비롯해, 부채와 순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자산이 어떤 종류로 구성되어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어떤 목적을 위해서 돈을 모았는지, 위험이 닥쳤을 때는 어떤 상태에 이르게 될지도 알 수 있다. (169~170p)
지금과 같은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머지않아 총인구가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인구구조와 산업구조 역시 크게 변화할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시대가 오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노후를 안정되게 보낼 수 있다. (196p)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