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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6년 05월 30일 |
|---|---|
| 쪽수, 무게, 크기 | 176쪽 | 280g | 153*224*11mm |
| ISBN13 | 9788946061774 |
| ISBN10 | 8946061774 |
한국 보건의료운동의 궤적과 사회의학연구회
사회의학연구회 편
|
한울아카데미
|
2016년 0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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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자 : 사회의학연구회
사회의학연구회는 1970년 사회의학 개념을 접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진보적 의학도들이 결성한 단체로, 1948년 이후 맥이 끊긴 채 산발적으로만 이루어진 보건의료인의 사회참여를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 속에서 조직적 형태의 활동으로 발전시켰다. 또한 그 활동들의 수단과 목적에 있어 명확히 보건의료운동적 성격을 갖춤으로써 1987년 이후 새로운 보건의료운동이 전개되는 데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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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단위에 비해 의대의 학생운동 기반은 탄탄하지 못했다. 민중들의 분노의 함성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대정부 비판의 칼날을 벼리는 상황에서도 서울대학교 의대는 사회 현실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다. …… 이런 서울대학교 의대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 것은 1970년 여름이었다. 1970년 여름방학을 앞둔 의대 예방의학 종강시간에 심상황 교수는 다음과 같은 강의를 하고 있었다. “사회의학(Social Medicine)의 개념은 지역사회 의학(Community Medicine)과 구별해 정의하며, 인간의 건강은 그 사회가 처한 역사적 현실에서 총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당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의 ‘정열’, ‘정의감’, 그리고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고민하던 몇몇 의대생들에게 사회의학이란 개념은 비상구의 표시등처럼 다가왔다. --- p.42
사의연의 창립은 적지 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해방 이후 4·19 혁명, 6·3 항쟁 등 많은 사회운동에서 의학도들이 참여해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단발적이고 일회적인 형태의 참여였다. 의대 학생운동이 진일보하기 위해선 의대 내에 사회문제를 환기시키고, 그들을 사회참여로 이끌어낼 수 있는 조직이 필요했다. 아울러 이러한 조직이 지속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보건의료적 시각으로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비록 특정 학교의 서클에 지나지 않았지만 사의연의 창립은 분명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담아낸,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보건의료운동 조직의 탄생이라고 볼 수 있다. --- p.50
1970년 심포지엄과 공해 조사 사업, 1971년 여름 농활을 통해 사의연은 학내에서 인정받는 서클로 변모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식 서클이 되기 위해선 지도교수를 옹립해야 했다. 사의연에서 처음 제안을 건넨 사람은 예방의학 차철환 교수였다. 하지만 차 교수는 회원 명단을 보고 “전부 운동권의 문제 학생들이라 고민이 된다”며 결국 지도교수를 거부했다. 그런데 이 과정을 지켜본 이광호 학생과장이 “결국 가만두어도 활동할 것이니 차라리 내가 맡겠다”며 지도교수를 자청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사의연은 1971년 2학기부터 정식 서클로 등록할 수 있었다. … 사의연에 대한 학내 인식은 차갑게 변하고 있었다. 위수령을 계기로 학생과장마저 사의연의 지도교수 자리를 거부했다. 강제해산을 당한 서울대학교 이념 서클 명단에 속하지는 않았으나 지도교수가 없는 이상 정식 서클 지위를 유지할 수 없었다. 결국 한 학기도 가지 못하고 사의연은 불법 언더 서클이 되었다. --- p.64~69
사의연 멤버들은 현장 조사 사업이 시작되자 아예 송정동에 방을 빌려 판자촌 빈민들과 같이 생활하며 조사를 진행했다. … 주거 환경, 이동 문제, 생활 실태(경제, 가족, 건강 문제 등), 사회의식(정부가 그들에게 어떻게 대한다고 생각하는가) 등을 핵심 내용으로 조사했으며, 이와 더불어 김장하는 비율, 하루에 밥 먹는 비율 등 판자촌 빈민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구체적인 내용도 함께 조사했다. --- p.78
처음에는 약값을 무상으로 했으나 가난한 주민들이 약을 받아다 집에 쌓아두는 폐단이 생겨 실비를 받는 것으로 바꾸어야 했다. 또한 필요한 소모품 및 일회용 도구를 지원받을 데가 없어 일일이 소독해서 사용해야 했다. 결핵이 의심되는 환자가 많아 결핵협회에 검진 차량을 요청해 엑스레이(X-ray)를 찍기도 했다. --- p.85
사의연 멤버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이 시험 거부 시위는 긴급조치 1호에 저항한 최초의 학생 시위였다. “구속 목사 석방하라”, “긴조 1호 반대한다” 등과 같이 박정희 정권의 반민주적인 정책에 대해 명확히 반대를 표명했으며, 사의연 멤버만이 아닌 평범한 의대생들까지도 유급을 불사하며 자발적으로 나선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 시위는 언론에 보도되며 긴급조치로 잠시 위축되었던 학생운동을 다시 고무시키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아울러 사의연 주요 멤버들이 학생운동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 p.96
사의연의 의원 건립 사업에 가장 앞장선 것은 강화에서 지역의료사업에 매진하고 있던 양요환과 안용태였다. 이후 산부인과 수련을 마친 고경심이 합세했다. 이렇게 세 명을 주축으로 경기도 시흥군 대야리에 위치한 자그마한 건물 1·2층을 전세로 빌려 의원을 세웠다. 병원 옆으로 흐르던 개천 이름이자 당시 지역을 대표하는 지명인 ‘신천’과 사의연이 함께 만들었다는 의미의 ‘연합’이라는 단어를 합쳐 ‘신천연합의원’이란 이름으로 1986년 4월 5일 개원했다.
사의연의 창립은 적지 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해방 이후 4·19 혁명, 6·3 항쟁 등 많은 사회운동에서 의학도들이 참여해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단발적이고 일회적인 형태의 참여였다. 의대 학생운동이 진일보하기 위해선 의대 내에 사회문제를 환기시키고, 그들을 사회참여로 이끌어낼 수 있는 조직이 필요했다. 아울러 이러한 조직이 지속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보건의료적 시각으로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비록 특정 학교의 서클에 지나지 않았지만 사의연의 창립은 분명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담아낸,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보건의료운동 조직의 탄생이라고 볼 수 있다. --- p.50
1970년 심포지엄과 공해 조사 사업, 1971년 여름 농활을 통해 사의연은 학내에서 인정받는 서클로 변모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식 서클이 되기 위해선 지도교수를 옹립해야 했다. 사의연에서 처음 제안을 건넨 사람은 예방의학 차철환 교수였다. 하지만 차 교수는 회원 명단을 보고 “전부 운동권의 문제 학생들이라 고민이 된다”며 결국 지도교수를 거부했다. 그런데 이 과정을 지켜본 이광호 학생과장이 “결국 가만두어도 활동할 것이니 차라리 내가 맡겠다”며 지도교수를 자청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사의연은 1971년 2학기부터 정식 서클로 등록할 수 있었다. … 사의연에 대한 학내 인식은 차갑게 변하고 있었다. 위수령을 계기로 학생과장마저 사의연의 지도교수 자리를 거부했다. 강제해산을 당한 서울대학교 이념 서클 명단에 속하지는 않았으나 지도교수가 없는 이상 정식 서클 지위를 유지할 수 없었다. 결국 한 학기도 가지 못하고 사의연은 불법 언더 서클이 되었다. --- p.64~69
사의연 멤버들은 현장 조사 사업이 시작되자 아예 송정동에 방을 빌려 판자촌 빈민들과 같이 생활하며 조사를 진행했다. … 주거 환경, 이동 문제, 생활 실태(경제, 가족, 건강 문제 등), 사회의식(정부가 그들에게 어떻게 대한다고 생각하는가) 등을 핵심 내용으로 조사했으며, 이와 더불어 김장하는 비율, 하루에 밥 먹는 비율 등 판자촌 빈민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구체적인 내용도 함께 조사했다. --- p.78
처음에는 약값을 무상으로 했으나 가난한 주민들이 약을 받아다 집에 쌓아두는 폐단이 생겨 실비를 받는 것으로 바꾸어야 했다. 또한 필요한 소모품 및 일회용 도구를 지원받을 데가 없어 일일이 소독해서 사용해야 했다. 결핵이 의심되는 환자가 많아 결핵협회에 검진 차량을 요청해 엑스레이(X-ray)를 찍기도 했다. --- p.85
사의연 멤버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이 시험 거부 시위는 긴급조치 1호에 저항한 최초의 학생 시위였다. “구속 목사 석방하라”, “긴조 1호 반대한다” 등과 같이 박정희 정권의 반민주적인 정책에 대해 명확히 반대를 표명했으며, 사의연 멤버만이 아닌 평범한 의대생들까지도 유급을 불사하며 자발적으로 나선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 시위는 언론에 보도되며 긴급조치로 잠시 위축되었던 학생운동을 다시 고무시키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아울러 사의연 주요 멤버들이 학생운동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 p.96
사의연의 의원 건립 사업에 가장 앞장선 것은 강화에서 지역의료사업에 매진하고 있던 양요환과 안용태였다. 이후 산부인과 수련을 마친 고경심이 합세했다. 이렇게 세 명을 주축으로 경기도 시흥군 대야리에 위치한 자그마한 건물 1·2층을 전세로 빌려 의원을 세웠다. 병원 옆으로 흐르던 개천 이름이자 당시 지역을 대표하는 지명인 ‘신천’과 사의연이 함께 만들었다는 의미의 ‘연합’이라는 단어를 합쳐 ‘신천연합의원’이란 이름으로 1986년 4월 5일 개원했다.
--- p.14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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