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에 독일에서 태어나 뉘른베르크의 응용과학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폴란드, 중국, 독일, 포르투갈 등 여러 나라 전시회에 작품이 소개되었으며, 2007년 독일출판문화상 미출간 부문 최고의 디자인으로 뽑혔고, 포르투갈 국제그림책 비엔날레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세 차례씩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으며, 나미 콩쿠르(남이섬 국제 그림책 일러스트 공모전)에서 두 차례 수상했다. 현재 베를린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린 책으로는 『새로운 시작』 『우리 할머니는 향기 나는 마을에 산다』 등이 있다.
사랑하는 남편 짐에게 줄 선물을 살 돈이 고작 1달러 87센트뿐이라니. 그래도 델라는 남편에게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지 궁리하며 벌써 몇 시간째 들떠 있었다. 멋지고 드물면서도 제법 괜찮은 선물이 무엇일지, 남편 짐이 가지고 있으면 사람들에게서 존경심이 우러나오고, 짐을 조금이라도 더 돋보이게 해 줄 가치 있는 것으로 사고 싶었다. --- p.6
“여보,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요.” 델라가 말했다. “전 다만 당신에게 선물하지 않고 성탄절을 보낼 수 없어서 머리칼을 잘라 판 거예요. 곧 다시 자랄 거예요. 기분 나쁜 거 아니죠, 그렇죠?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제 머리칼은 무척 빨리 자라잖아요.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해 줘요, 짐. 우리 행복한 기분으로 성탄절을 보내요. 당신은 제가 준비한 선물이 얼마나 멋지고 우아하고 근사한지 생각조차 못할 거예요.” --- p.16
진짜 거북딱지로 만들어졌고, 가장자리에 보석이 박혀 있는 아름다운 머리장식이었다. 지금껏 가져 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며 마음으로만 탐했던 비싼 빗이라는 걸 델라도 알고 있었다. 이제 빗은 손에 넣었지만, 탐스런 장식을 더욱 빛내 줄 삼단 같은 머리칼은 사라지고 없었다. --- p.20
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로운 사람들을 위해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선물을 마련한 수많은 부자를 제치고 이 부부야말로 가장 현명했다. 선물을 주고받는 그 수많은 사람 가운데 이 부부 같은 이들이 있다면, 어디에 살든 그들 또한 현명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야말로 동방박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