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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

김주연 | 글담 | 2016년 06월 0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54건 | 판매지수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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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6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98쪽 | 486g | 148*208*18mm
ISBN13 9791186650172
ISBN10 1186650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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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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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인생 5년 차에 접어드니 이제야 슬슬 알 거 같습니다. 육아가 힘들다고 고민하는 것 자체가 저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요. 육아는 원래 힘든 거고, 힘드니까 육아라는 사실을 이제야 슬슬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힘듦을 그동안 쉽게 할 궁리만 하고 있었기에 내가 그토록 힘들었다는 것 역시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 p.4

너와 나 사이에 세워 놓은 무수한 규칙과 약속들. 그걸 잘 지키고 따라와 주는 너를 보며 스스로 승리자의 기쁨을 맛보고 있었던 건 아닌지. 고집부리고 떼를 쓰는 너를 굴복시켰다는 성취감. 말 잘 듣고 착한 아이로 만들었다는 만족감. 그리고 스스로 멋진 엄마라는 자부심. 하지만 사실 나는 너에게 무서운 엄마일 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 p.79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너를 길러 본 적이 없으므로, 나는 그 누구에게도 너에 대한 조언을 구할 곳이 없다. 그래도 내가 엄마고 어른인데 갈팡질팡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는 건 싫었다.
때로는 단호하게, 그리고 진짜 어른처럼, 너를 가르치고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넘고 또 넘어도 끝이 없는 육아의 산 앞에 나는 수도 없이 꺾이고 사방팔방으로 휘청댔다. 그러다 문득 ‘내가 너를 가르쳐야 한다.’라는 생각부터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93-94

사실은 너에게 기다림을 가르쳐 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일부러 급한 척한 적도 있었어. 정말 급한 게 아니었는데 말이야.
조금 귀찮았던 이유도 있었지. 바쁜 척하며 미루고 모른 척하면 너도 포기하지 않을까 싶어서.
“잠깐만, 기다려, 조금 이따가, 지금 바빠.”
나는 늘 이런 말로 너를 순위에서 미루었다.
“착하다. 우리 아기 정말 착하구나.”
너는 엄마가 바라던 착한 아이가 되었어. 나는 널 착한 아이로 키웠다는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지. 그런데 말이야, 너도 나처럼 뿌듯하니? 나를 기다리는 동안 너는 무슨 생각을 할까. 엄마는 늘 다른 일을 하고 있고, 너는 그 일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 --- p.108-109

어제 오후, 당신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회식을 하게 되었으니 이해해 달라는 당신의 말. 물론 나는 당신의 회식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회식을 이해하기 싫습니다. --- p.242

집에 도착한 친정 엄마는 커다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게 뭐야?”라고 물으니 감기란다. “엄마도 감기에 걸린 거야? 그러면 집에서 쉬지 뭐하러 왔어.” 말은 그렇게 해놓고 친정 엄마가 오자마자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 이불 속에 눕는다.
엄마도 감기랬지. 하지만 내가 더 아픈걸……. 엄마는 엄마니까 괜찮을 거야.
엄마는 엄마니까. 감기에 걸려도 아픈 딸내미와 손주를 돌보러 찬바람 맞으며 버스 타고 온다. 엄마니까.
엄마가 아프든 말든 자기만 봐 달라고 징징거리는 네가 얄미우면서도 나 역시 우리 엄마에게 그런 자식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나 역시, 너에게 그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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