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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꽃을

너에게 꽃을

: 플로리스트 이주희가 당신에게 전하는 꽃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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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392g | 143*190*20mm
ISBN13 9788927807650
ISBN10 8927807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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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주희
플로리스트.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울다가도 색색의 크레파스만 손에 쥐어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단박에 뚝 그치고는, 하얀 도화지 가득 그림을 채우던 아이였다. 자연스레 화가를 꿈꿨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영문학과로 진학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림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던 차, 대학교 1학년 때 운명적으로 꽃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론 쭉 꽃과 함께하는 나날들. 오늘도 오묘한 색을 가진 다양한 꽃들로 마음을 담아, 자연을 닮은 그림을 그린다. 고려대학교에서 영문학, 동대학원에서 국제학을 공부했으며, 그후 프랑스를 대표하는 플라워스쿨인 카트린 뮐러(Catherine Muller)에서 통번역을 겸하며 플로리스트로서 일했다. 지금은 도심 속, 작은 비밀 정원을 가진 한옥 꽃집 ‘이에나(iena)’에서 꽃을 만들고, 가르치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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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틀리에에 새로운 꽃이 들어오는 날. 꽃 정리가 끝나고 가만히 꽃을 하나하나 들여다본다. 가늘고 그윽한 눈매의 칼라, 바람에 날리는 소녀의 치맛자락을 닮은 스위트피, 매혹적인 여인의 향기를 가진 가든 로즈, 꼭 다문 입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 같은 튤립 그리고 하늘하늘 속삭이는 설유화 가지……. 꽃과 나무 모두 저마다의 개성 있는 표정으로 서로 다른 매력을 발하고 있다. 이처럼 꽃은 한 송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하지만 들판의 꽃이 외롭게 혼자 피어 있지 않고 곁에 작은 풀잎 하나 친구 삼아 의지하듯, 각기 다른 꽃과 나무가 모여 만들어내는 그림은 더욱 아름답다.
--- p.47

너를 향해 쿵쾅거리는 내 마음을 들킬까 불안했어. 작은 너의 표정과 몸짓의 의미를 알고 싶어 잠 못 이루던 밤들도 있었지. 그리고 너의 마음도 나와 같다는 말을 들었던 그날, 내 마음엔 커다란 꽃 한 송이가 피었어. 그때 나는 너를 보며 활짝 웃었지. 그게 내가 너에게 처음 주었던 꽃.
--- p.99

배송해야 하는 꽃들로 분주한 아침, 꽃과 함께 보내야 하는 카드를 체크하고 있자니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한다.’ 꽃과 함께 전하는 말은 늘 상냥하고, 포근하다. 누군가의 두근거리는 사랑 고백, 하루 종일 웃게 하는 기분 좋은 메시지, 또는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힘이 되는 응원의 문장들. 언제 들어도, 언제 말해도 따뜻하고 고운 말들이 꽃과 함께 오간다. 오늘 아침 주인을 향해 떠나는 모든 꽃들이 담은 마음도 어제와 같다.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한다.
--- p.120

라넌큘러스는 뽀얗고 둥근 얼굴 속에 수줍은 듯, 곧 부풀어 오를 것 같은 겹겹의 많은 꽃잎들을 감추고 있다. 라틴어로 ‘작은 개구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라넌큘러스는 부끄러움이 많았던 개구리 왕자가 숲 속의 요정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변한 꽃이라고 전해오는데 이 꽃이 수줍게 보이는 이유가 달리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 p. 133~134

문이 열리고 5월의 햇살처럼 빛나는 그녀가 들어온다. 사랑에 빠진 사람만큼 빛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예비 신랑 신부는 늘 따스한 봄빛을 이고 온다. 고운 한복을 입을 신부를 위해 추천했던 비단처럼 고운 꽃 ‘금낭화’. 금낭화는 복주머니처럼 생긴 꽃잎에 금빛 수술을 숨긴 꽃들이 한 줄기에 조르르 줄지어 피는 우리의 아름다운 봄꽃이다. 사랑스러운 은방울꽃과 그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금낭화에서는 동양의 단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곱게 빗은 새색시의 쪽머리 위로 흘러내리는 금낭화 한 송이. 새색시가 꽃신을 신고 걸어가는 길 끝에 새신랑이 활짝 웃으며 서 있다. ‘당신을 따르겠다’는 금낭화의 꽃말처럼 서로를 믿고 함께 간다면, 두 사람이 함께하는 길은 늘 오늘과 같은 꽃길일 것이다.
--- p.153

내가 만든 꽃엔 나비가 쉬어가는 곳이 있다. 나는 아무리 작은 꽃이라도 그 꽃을 통해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 위로를 위한 꽃은 언제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으면 하는 마음에, 나는 꽃을 만들 때 늘 나비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둔다. 꽃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그 꽃에 담긴 마음이라면, 나는 그 꽃에 자연의 모습을 담아 자연의 여유로움까지 더불어 선물해주고 싶다.
--- p.171

엄마, 엄마, 엄마. 엄마라는 말은 어떻게 불러도 다정하고 포근하고 또 뭉클합니다. 이유는 없어요. 그냥 엄마가 내 엄마라서 그렇지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아득한 순간에도 나와 함께였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나와 함께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나의 엄마. 혹시 바쁘다는 이유로, 힘들다는 핑계로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줄고 있지는 않나요? 엄마의 하루는 지금도 가족을 위해 흐르는데 우리의 시간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건지. 어느새 훌쩍 커버린 나 때문에 어쩌면 오늘 더 외로울 엄마를 위한 꽃. 말로 다할 수 없는 사랑의 마음을 담아, 엄마와 꽃을 고르고 또 만들어봅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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