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생. 남편이자 두 아들의 아빠. 주로 어린이책을 쓰는 작가. 그 외에도 작가라는 이름을 지키면서 먹고살기 위해 여러 일들을 해 왔다. '램프'라는 작은 모임을 통해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 책의 글과 사진 작업으로 이어졌다. jiyeong.com
기획 : 밀알복지재단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1993년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 전문사회복지사업과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장애인 복지, 노인 복지, 아동 복지, 지역사회 복지 등을 위한 49개 산하시설과 7개 지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21개국에서 장애인 지원, 희망학교 설립, 빈곤아동 지원, 이동진료 등 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09년 제1회 삼일투명경영대상 장애인복지부문 대상, 2014년 제6회 삼일투명경영대상 종합 대상을 수상하며 투명한 윤리경영을 인정받았고, 2015년 UN 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NGO 특별 협의적 지위를 승인받았다.
눈에 띄는 에세이 한 권을 사들고 나와 근처 카페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문득 창밖을 보니 사람들의 치열한 삶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지금 내가 즐기는 소소한 여유가 저기 있을 때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당장 내 앞에 위로가 되는 이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이 더욱 감사해진다. - p.59
맑았던 하늘이 그새 흐려져서는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하다. 바람이 세진다. 비를 맞지 않기 위해 서둘러 담벼락 아래 난 작은 문으로 달렸다. 세상은 사실 그다지 평화롭지만은 않다. 오늘처럼 우연히 비를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태풍을 만나기도 하니까. 그럼에도 아물지 않은 상처는 없기에 우리는 오늘도 살아간다. - p.94
봄이 되면 이 체육관들을 지나 나오는 넓은 잔디 광장에 백일장이나 사생대회를 나온 아이들이 가득 차겠지. 이곳에 왔던, 또는 앞으로 올 그 많은 아이들이 같은 풍경 속에서 저마다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낼 거라고 생각하니 어른이 된 나는 여기에서 어떤 글, 어떤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 p.185
옛 정수장의 모습들이 상당 부분 그대로 남아 있지만 그 위로 푸르른 이파리며 덩굴이 휘감고 있어 보일 듯 말 듯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기왕 공원을 조성하려면 기존에 있던 삭막한 것들을 모두 걷어내고 해도 되었을 텐데 어째서 적당히 남기고 그 위에 자연을 포개고자 한 걸까? 자연이 인공의 그 단단하고 차가운 것들을 감싸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놀랍다. - p.244
문득, 성수동 골목에서 다시 용기를 얻는 일들이 일어나기를 소망해본다. 낡고 볼품없는 것들이 새롭고 멋진 것으로 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아주 어려운 일들처럼 여겨졌지만 결국에 작은 변화로 이어지고 마는 성수동이니 말이다. 그리고 작은 것들로 동네를 바꾸는 사람들처럼 다시 작은 것부터 멋지게 변화될 용기를 발견한다. - p.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