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 나의 책이 갖는 특성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현실에 바탕을 둔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30년이 남았다’거나 ‘당신도 할 수 있다’는 식의 환상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냉정히 분석하며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춰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안내할 것입니다. 퇴직 이후를 위한 자기계발서요 구체적인 행동지침서입니다.
사람은 저마다의 능력과 여건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를 무시하고 아무나 죽을 때까지 일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실제로 나이 들어보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허구임을 느낍니다(물론 광고 카피로서는 훌륭하지만), ‘인생은 60부터’가 아님을 뼈저리게 절감합니다. 누구나 100세 시대를 맞는 것이 아니며, 누구나 ‘하면 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알았습니다. 은퇴가 아무에게나 은총이 아니며 노후의 인생이 결코 꿀맛 같은 것은 아닙니다. 그런 깨달음과 인식하에 은퇴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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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냉정히 생각해보면 인생이 원래 그렇습니다.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나면 서서히 내리막길을 갑니다. 은퇴의 길, 2막인생을 맞게 됩니다. 그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성적 판단일 뿐 막상 ‘퇴직’ 운운하며 그것이 현실이 되면 크게 당황합니다.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준비가 ‘덜’ 됐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퇴직이 되는 것은 100% 분명한 일인데 왜 준비가 덜 될까요? 지금 당장의 일이 아니라 ‘내일’ 준비해도 될 것이라며 긴장을 늦추다가 어느 날 덜컥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퇴직·은퇴 전략의 제1은 ‘자발적 위기감’을 갖는 것입니다. 제발 느긋하게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위기의식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상시위기·복합위기의 시대에는 언제 갑자기 퇴직에 직면할지 모릅니다. 사정이 이런데 천천히 준비한다고요? 안 됩니다. 자발적 위기감으로 스스로를 통제해야 합니다. 그때 가서 준비한다고요? 그땐 이미 늦습니다. 조바심이 납니다. 그러면 될 일도 안 됩니다.
아무도 당신에게 위기감을 주지는 못합니다. 퇴직에 대비하여 위기감을 가지라고 권고하지만 그것은 ‘건성’일 수밖에 없습니다. 위기를 경고하는 책과 강연이 많지만 애절함이 담긴 것은 아닙니다. 그건 바로 당신의 문제지 경고자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 p.43
일과표 작성의 요령
1. 일단 여유를 반영할 것.
그렇다고 너무 늘어지면 안 됩니다. 여유와 절도, 이 두 가지의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슈퍼노인증후군’에 빠지지 마세요. 앞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슈퍼노인증후군은 이것저것 할 일 많이 만들어 바쁘게 살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입니다. 젊은 시절과 퇴직 이후의 노후는 생활방식이 전혀 달라야 합니다. 때로는 느긋이 낮잠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2. 각자의 특성과 상황을 고려할 것.
“누가 어떻게 한다더라”라는 말에 현혹되지 마세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나는 나입니다. 사람마다 상황과 여건이 다릅니다. 특히 체력과 성격에 따라 다릅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혼자 있으면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에게 맞는 일과표를 짜야 합니다.
3. 일과표 중 건강을 제1로 삼을 것.
나도 이 부분에서는 이론대로 하지 못하는 수가 많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글을 써야 하거나 새벽에 강의출장을 가는 등 일정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입니다(그것도 핑계에 불과하지만). 하여간 나의 경험상 간곡히 당부 드리는데 퇴직 이후의 일과는 가장 먼저 건강관리 일정부터 잡아놓고 시작해야 합니다. 여러 번 강조하지만 노후의 삶의 질은 건강과 체력에 절대적으로 좌우됩니다.
4. 꼭 하고 싶은 일, 삶의 목표를 확실히 할 것.
앞에서 드림리스트에 대하여 다룬 바 있습니다. 그것을 포함하여 앞으로 30~40년 동안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 장기적인 삶의 목표를 정하되 현실적으로는 1~5년 정도의 단기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1일 또는 1주일 단위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일과표에 반영하여야 합니다.
5. 가족과 함께하는 일정을 정할 것.
퇴직 후 노후로 갈수록 가족의 소중함은 절대적입니다. 따라서 함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하는 것, 외식이나 직접 요리를 해보는 것 등 가족과의 일정을 미리 정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 p.162~163
“제일 좋은 나이가 60세에서 75세가 아닌가 합니다. 60세 이전에는 인생이 뭐냐고 물어보면 자신이 없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도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인생이 뭔지 알고 행복이 뭔지 알면서 발전하는 시기가 60에서 75세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사를 보고 두 달쯤 지난 어느 날, 강원도의 지역방송사가 방송에 출연한 인사들을 모아 송년 특집행사를 서울에서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나도 그 방송에 출연했던 터라 행사에 참석했는데 우연히도 김 교수님의 바로 옆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뵙던 것보다 더 젊어 보이셨습니다. 말씀도 조용조용히 하시고 잔잔한 미소가 얼굴을 떠나지 않는 등 몸가짐에서 품격이 그대로 드러나 나의 결심을 더 공고히 하게 됐습니다. 아무쪼록 이 시대의 스승이신 김 교수님으로부터 삶의 새로운 자극, 희망과 분발의 자극을 얻기 바랍니다(김 교수님은 1920년생이시다. 그분의 만수무강을 빈다).
--- p.171
매력 신중년 5계명
(1) 일부러라도 자주 웃을 것.
지하철의 노인석에 앉은 이들을 유심히 관찰해보세요. 많은 이의 인상이 무의식적으로 찌푸려져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웃으세요. 자주 웃으세요. 아니 늘 웃는 얼굴을 해야 합니다. 일부러라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나이 들어 웃는 얼굴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매력 포인트가 됩니다.
(2) 이러쿵저러쿵 따지지 말 것.
나이 들어 세상사에 불평불만이 많은 것처럼 흉한 것이 없습니다. 그것은 젊은이들의 몫입니다. 불편한 게 있어도 그냥 넘어가세요. 마음에 여유를 가지세요. 이러쿵저러쿵 따지며 가르치려 하지 마세요. 웬만한 것은 양보하며 웃어넘기세요. 그래야 멋집니다.
(3) 삼가라, 품격 잃는 짓을.
삼갈 것은 확실히 삼가세요. 건널목을 무단횡단하는 것이 나이 든 이의 특권은 아닙니다. 음식도 깔끔히 먹고 커피를 마실 때 후루룩 소리 내지 마세요. 술을 마신 후에 해롱거리지 말아야 하는 것도 기본입니다. 하고픈 말이 있더라고 중요한 것이 아니면 가급적 삼가고 흉한 행동도 삼가야 합니다. 노인이라고 다 같은 노인이 아닙니다. 유행을 외면하지 말고 외모도 가꿔야 합니다. 그리하여 인생의 품격이 드러나도록 해야 합니다.
(4) 사랑으로 충만할 것.
악다구니 쓰지 맙시다. 세상을 선한 눈으로, 사랑의 마음으로 봅시다. 마음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세요. 인생을 관조하면 너와 나 모두 가 불쌍한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출세도 별 볼 일 없음을 깨 닫게 됩니다. 그러면 목에 힘이 빠집니다. 표정이 따뜻해지고 말이 따사로워집니다.
(5) 오늘을 만끽할 것.
“왕년에 내가……”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또한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하지 마세요. 노인에게 내일은 없을지 모릅니다. 오늘 최선을 다하며 오늘을 즐기세요. 그래야 멋져 보입니다.
“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현상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 작품입니다.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며 오늘은 선물입니다.” 이 말은 루스벨트 대통령 부인인 엘레나 여사의 연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선물입니다. 현재에 충실하며 만끽하기를 권합니다.
--- p.183~184
나이 들면 비로소 보이는 것
젊은 날, 혈기 왕성하고 가슴에 열정이 가득할 때 때로는 다른 이성에게 호기심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한때에 불어오는 스산한 바람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종교 개혁가로 역사에 남아 있는 마르틴 루터조차도 그 마음을 막을 수는 없다고 고백했으니까요.
또한 점점 세월이 흐르면서 삶이 바쁘고 찌들다 보니 사랑을 잊고 살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격렬한 부부싸움으로 상대가 ‘웬수’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은퇴하고 노후를 맞으면서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아니, 감정을 바꿔야 합니다. 나이 들고 철이 들면 부부와의 관계를 다시 정립해야 합니다. 의지로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 아내와 열애를 하던 가슴 뛰는 그때의 그 감정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때의 그 초심으로 돌아갈 수는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다시 사랑해야 합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유명한 혜민 스님이 KBS 2TV의 「이야기 쇼 두드림」에 출연했을 때의 일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방송진행자가 스님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 p.249
법으로 정해진 정년이 이미 60세가 됐습니다. 머지않아 곧 정년 65세나 70세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입니다. 개인이든 회사든 이런 흐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그렇다고 늘 퇴직, 은퇴, 노후대책만 외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아무리 ‘훗날’이 중요하다지만 ‘지금’은 ‘현실’이니까요.
‘지금’과 ‘훗날’을 조화롭게 연결하고 아우르기 위해 새로운 각오로 ‘업스타팅UpStarting’하기를 권합니다. 업스타팅이란 영어사전에 없는 단어입니다. 내가 상표등록을 한 신조어인데 완전히 ‘콩글리쉬’입니다. 말 그대로 업Up해서 스타팅Starting을 하자는 의미입니다. 심기일전해서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요 한 단계 도약시켜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뜻입니다. 그렇게 해석하면 됩니다.
자, 이제 새로운 미래로 나갑시다. 업스타팅합시다. 그리하여 당신의 가치가 실현되는 멋진 자기세상을 만들어냅시다. 그러면 당신의 노후는 분명히 ‘있습니다’.
--- p.282